[투어코리아=김교환 기자] 같은 날, 비슷한 시각, 통로 하나를 사이에 둔 두 건물에서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1일 오전 10시 30분, 울산시청 본관 2층 대강당에서는 김상욱 제9대 울산시장의 취임식이 열렸다. 그는 이 자리에서 "시민 여러분께서 제게 맡겨준 것은 권력이 아니라 권한과 책임"이라며 낮은 자세로 4년의 시작을 알렸다. 지지자든 반대자든 "모든 울산시민의 시장이 되겠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그런데 취임식이 열리기 직전, 바로 옆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는 전혀 다른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었다. 국민의힘 소속 울산시의원 15명이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라는 제목의 기자회견문을 발표하며 김 시장을 향해 날 선 비판을 쏟아낸 것이다. "인수위부터 경제전문가 한 명 없이 나눠먹기식 논공행상으로 구성했다", "울산의 미래를 그려나갈 비전은 있는지조차 의문"이라는 문장들이 회견문을 채웠다.
두 장면을 취재하며 솔직히 마음이 복잡했다. 야당의 역할이 비판과 견제라는 것을 모르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이 야당의 존재 이유이자 의무이기도 하다. 서남권 800조 투자계획에서 울산이 빠졌다는 지적, 새 시장의 정책 방향에 대한 우려도 나름의 근거와 문제의식이 있었을 것이다. 지역 언론인으로서 그런 비판적 목소리 자체를 폄훼할 생각은 없다.
다만 하필 '오늘'이었어야 했을까 하는 물음은 남는다. 취임식은 새로운 4년의 출발을 알리는 자리이자, 시민이 뽑은 대표에게 최소한의 축하와 예우를 건네는 의례이기도 하다. 그 문이 열리기도 전에 옆 건물에서 성토의 목소리부터 울려 퍼지는 모습은, 비판의 타이밍과 방식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다. 견제는 언제나 유효하지만, 굳이 취임 첫날 첫 시간을 골라 날을 세울 필요가 있었을까.
지역 정치는 결국 여야를 떠나 110만 울산시민의 삶을 위해 함께 굴러가야 하는 수레바퀴다. 시장은 시장대로, 시의회는 시의회대로 각자의 역할이 있지만, 그 바탕에는 최소한의 존중이 깔려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비판할 것은 비판하되, 상대의 출발선까지 흔드는 방식이 과연 시민들에게 어떤 정치를 보여주고 싶은 것인지 되묻고 싶다.
김상욱 시장은 취임사에서 "줄 세우기, 편 가르기는 이제 그만하자"고 했다. 그 말이 정치적 수사에 그치지 않으려면, 시정을 이끄는 김 시장 스스로도 비판에 열린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다. 동시에 견제와 비판의 역할을 맡은 시의회 역시, 그 비판이 힘을 가지려면 최소한의 예의와 타이밍을 갖춰야 하지 않을까.
취임 첫날 두 건물에서 벌어진 상반된 풍경을 지켜보며, 상대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살아 있는 정치를 울산에서 보고 싶다는 바람이 들었다. 견제할 것은 견제하되, 축하할 것은 축하하는 여유. 그것이 진짜 '협치'의 시작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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