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컬트렌드] 문화로 도시를 바꾼다...지역문화, ‘연결 경제’로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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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컬트렌드] 문화로 도시를 바꾼다...지역문화, ‘연결 경제’로 진화

뉴스컬처 2026-07-02 00:00:00 신고

[뉴스컬처 이준섭 기자] 지역문화의 트렌드가 빠르게 변하고 있다. 대형 시설과 중앙 중심 공급 구조에서 벗어나, 지역 고유의 자원과 관계망을 기반으로 한 문화생태계가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문화는 소비를 넘어 지역의 구조를 바꾸는 동력으로 작용하기 시작했다.

변화는 현장에서 이미 구현되고 있다. 서울 성수동, 인천 배다리, 그리고 부산 영도까지 서로 다른 조건의 지역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문화생태계를 구축하며 성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 ‘성수동 모델’, 산업과 문화의 결합

지난해 10월 서울 성동구 성수동 연무장길에 선보인 레페리의 '레오제이 셀렉트스토어' 전경 (사진=레페리)
지난해 10월 서울 성동구 성수동 연무장길에 선보인 레페리의 '레오제이 셀렉트스토어' 전경 (사진=레페리)

서울 성수동은 산업 기반과 문화가 결합된 대표 사례다. 과거 공장지대였던 이곳은 창작자와 브랜드, 문화기획자가 유입되며 복합 문화지구로 재편됐다.

성동문화재단의 ‘크리에이티브×성수’는 제조업과 창작 생태계를 연결하며 새로운 지역경제 모델을 만들어냈다. 공간 재생을 넘어 산업 구조까지 확장한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곳은 일시적 유행을 넘어 자생 구조를 갖춘 지역으로 평가된다. 문화와 산업이 함께 순환하는 구조가 형성되면서 지속적인 유입이 이어지고 있다.

■ ‘배다리’, 공동체 기반 문화의 지속성

인천 배다리 골목. 사진=연합뉴스.
인천 배다리 골목. 사진=연합뉴스.

인천 배다리는 주민과 예술가가 함께 만들어온 공동체형 문화 사례다. 개발이 아닌 관계를 중심으로 형성된 구조는 외부 충격에도 쉽게 흔들리지 않는 특징을 가진다.

이 지역은 일제강점기 노동운동의 역사와 산업 유산을 기반으로 문화적 정체성을 재구성했다. 독립서점과 예술공간, 지역 활동이 결합되며 고유한 문화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문화가 지역의 기억과 결합할 때 장기적인 지속성이 확보된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다.

■ ‘깡깡이마을’, 산업유산의 문화 전환

깡깡이예술마을. 사진=부산관광공사
깡깡이예술마을. 사진=부산관광공사

부산 영도 깡깡이마을은 산업유산을 문화로 전환한 대표 사례다. 이곳은 배를 수리하며 망치로 두드리는 ‘깡깡’ 소리에서 이름이 유래된 수리조선업 중심 지역이었다.

1910년대 근대식 조선소가 들어서며 성장했고, 1970년대에는 원양어업 호황과 함께 수리조선의 중심지로 기능했다. 하지만 산업 쇠퇴와 함께 지역도 빠르게 침체됐다.

전환점은 도시재생사업이었다. 2015년 이후 공공예술 프로젝트가 도입되며 마을은 ‘깡깡이예술마을’로 재편됐다. 벽화, 설치미술, 공간 재생이 결합되며 산업 현장이 문화 공간으로 확장됐다.

특징은 산업을 제거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여전히 조선소와 공업사가 운영되는 가운데 문화가 결합되며 독특한 풍경이 만들어졌다. 현재도 수리조선소와 관련 업체들이 공존하며 지역의 정체성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카페와 관광객 유입이 증가하며 새로운 경제 흐름도 형성되고 있다. 산업과 문화, 관광이 결합된 복합 구조로 확장되고 있는 모습이다.

깡깡이마을은 ‘보존과 전환’이 동시에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기존 산업을 지우지 않고 문화와 연결할 때 새로운 가치가 만들어진다는 사례다.

■ ‘프로젝트’에서 ‘구조’로 이동

이들 사례는 공통적으로 단기 사업을 넘어 구조를 만든다는 특징을 보인다. 성수동은 산업 연결 구조를, 배다리는 공동체 관계망을, 안양천은 협력 네트워크를, 깡깡이마을은 산업유산 기반 구조를 구축했다.

행정 역시 방향을 제시하는 주체에서 지원자로 이동하고 있다. 현장의 자율성과 실험을 보장하는 방식으로 정책이 재편되고 있다. 단기 성과보다 지속성을 중시하는 평가 기준이 확대되며, 중장기 지원 구조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는 문화정책이 이벤트 중심에서 벗어나 지속 가능한 시스템 구축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 로컬 콘텐츠의 재발견

부산 영도구 깡깡이마을 조선소 모습. 사진=깡깡이예술마을
부산 영도구 깡깡이마을 조선소 모습. 사진=깡깡이예술마을

지역문화의 중심은 결국 로컬 콘텐츠다. 지역의 역사, 공간, 사람을 바탕으로 한 콘텐츠는 외부에서 대체할 수 없는 고유한 가치를 지닌다. 이는 관광과 경제를 연결하는 핵심 자산으로도 작용한다.

성공 사례들은 공통적으로 지역의 일상에서 출발한다. 특정 지역의 거리, 시장, 하천, 마을이 문화 콘텐츠로 재해석되며 새로운 경험을 만들어낸다. 이는 외부 자본이 아닌 지역 내부의 자원으로 구축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러한 흐름은 지역 브랜드 형성에도 영향을 미친다. 문화는 도시의 이미지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며, 장기적으로는 인구 유입과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진다.

■ 지역문화의 미래, 연결의 경쟁력

앞으로 지역문화의 경쟁력은 얼마나 잘 연결되어 있는가에 달려 있다. 사람과 산업, 공간과 지역이 이어질수록 문화는 안정적으로 성장한다. 성수동, 배다리, 안양천, 깡깡이마을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이 연결을 구현했다. 그 결과는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방문객 증가, 체류시간 확대,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진다.

문화는 도시의 부가 요소가 아니라 구조를 설계하는 핵심 인프라다. 지역이 스스로 연결 구조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이 경쟁력을 결정짓는다.

지역문화는 주변이 아니라 출발점이다. 로컬에서 시작된 변화가 전체 문화 지형을 다시 쓰고 있다.

뉴스컬처 이준섭 rhees@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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