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이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첫 오찬 회동에서 민주 진영의 단합과 외연 확장을 강조하자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유력 주자들도 일제히 통합 메시지를 내놨다.
다만 8·17 전당대회를 앞두고 주자들간 경쟁은 더욱 가속하고 있어 내부 갈등이 당장 잦아들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與주자들, 전현직 대통령 만남에 "단결" 강조
민주당 당권주자들은 1일 이재명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의 청와대 오찬을 계기로 통합과 연대의 가치를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정청래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김대중의 역사, 노무현의 역사, 문재인의 역사를 자양분 삼아 이재명의 역사를 더욱 꽃피워야 한다"며 "이재명 정부의 성공, 총선승리, 정권 재창출을 위해 네 분의 대통령을 지지했던 지지자들의 대통합을 이루어야 한다"고 밝혔다.
정 전 대표는 "단결하면 승리했고 분열하면 패배했다. 통합할 곳은 통합하고 연대할 곳은 연대해야 한다"면서 "오늘 (두 대통령의) 만남에서 명문정당의 기풍이 다시 만들어지길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말했다.
김민석 전 국무총리도 엑스(X·옛 트위터)에 "오늘 이 대통령과 문 전 대통령의 만남은 민주세력의 역사와 시대정신이 하나임을 보여줬다"며 "민주세력의 본진인 민주당의 단합, 범민주진보개혁세력의 협력, 국민통합은 개혁과 민생을 위해 모두 소중한 가치"라고 평가했다.
김 전 총리는 "상대와 싸울 때도 품격이 필요한데 하물며 동지끼리는 두말해 무엇하겠나"라며 "존중과 절제는 김대중·노무현·문재인·이재명 시대를 관통해온 내부 전통이다.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영길 의원 역시 페이스북에 "'단합과 확장, 그리고 성과'. 두 분 대통령님의 말씀을 무겁게 새기겠다"며 "단합과 확장으로 성과를 만들고, 그 성과로 증명하는 '진짜 여당'을 만드는 것. 그것이 두 분의 당부에 답하는 길이라고 믿는다"고 글을 올렸다.
당내에서도 통합을 촉구하는 메시지가 이어졌다.
김승원 의원은 페이스북에 "두 대통령께서 당의 발전과 통합을 위해 뜻을 모아주신 만큼 이제 우리도 갈등을 넘어 하나로 나아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박선원 의원도 "두 분의 격조 있는 대화를 바라보는 국민과 민주당을 지지하시는 분들의 마음에 평온과 웃음이 깃드시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한겨레 "與 당권경쟁 제자리 찾길" 경향 "소모적이고 자해적인 공방 중단돼야"
진보 계열 언론사들도 이번 전현직 대통령의 회동이 여권 통합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겨레는 1일 사설에서 "회동 직후 전당대회 출마가 유력한 김민석 전 국무총리와 정청래 전 대표, 송영길 의원이 '단합과 통합, 외연 확장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한목소리로 반응한 것은 다행스럽다"며 "말에 그쳐서는 안 된다. 국정을 책임지는 집권당의 당권 주자답게 말의 진정성을 행동으로 입증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차기 총선 공천권이 걸린 이번 전당대회의 성격상, 이날의 오찬 회동 한번으로 상황이 수습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적지 않다. '진영 통합'과 '외연 확장' 간 우선순위를 둘러싼 갈등의 불씨도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경향신문은 같은날 사설에서 "두 전현직 대통령은 이날 당의 단합과 국민통합을 강조했다. 국민통합은 집권세력이 마땅히 추구해야 할 목표이고, 여당 분열은 통합의 구심력이 약화된다는 걸 뜻한다. 두 사람이 당의 단합과 국민통합을 동시에 내세운 건 지극히 당연하다"고 짚었다.
이어 "최근 민주당 당권 주자들은 적통 논쟁을 벌이고, 과거 정치적 행적을 들춰 상대 주자를 공격하는 '파묘'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 상대측을 멸칭으로 비하하는 일도 예사"라며 "이 대통령과 문 전 대통령의 회동을 계기로 국민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소모적이고 자해적인 공방은 중단돼야 마땅하다. 이재명 정부 2기 민주당의 청사진을 내놓고 다투는 생산적인 당권경쟁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힘 "삶은 소대가리가 웃을 코미디"
개핵 "분열의 상징이 통합 외치는 정치쇼"
국민의힘과 개혁신당 등 보수야당은 '정치쇼'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이재명 정부는 국민의힘을 국정의 동반자가 아닌 제거해야 할 정치적 대상으로 대해 왔다. 그런 정부가 이제 와 통합을 말한다고 국민이 쉽게 공감할 리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더욱 가관인 건 이 대통령이 문재인 정부를 포함한 '민주 정부의 성과를 계승하겠다'고 강조한 대목"이라며 "문재인 정부는 집값 폭등, 소득주도 성장 실패 등으로 국민에게 깊은 상처를 남겼는데 그 정책을 자랑스럽게 계승하겠다니 국민 한숨만 깊어질 뿐"이라고 비판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특히 최근 여권 일각에서 신앙에 가까운 탈원전 정책과 이권 나눠 먹기식 태양광 사업 덕분에 호남에 반도체 산업이 들어섰다는 억지 주장까지 내놓는 걸 보면 현실 인식이 어디까지 왜곡됐는지 의문"이라며 "삶은 소대가리가 웃을 코미디"라고 비꼬았다.
이어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명·친문 갈등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당 내부 결속과 차기 당권 구도를 관리하기 위한 정략적 이벤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도 평가절하했다. 그러면서 "김민석 전 국무총리가 국회에 복귀하고 당대표 도전을 본격화하는 시점과 맞물리면서 친명 중심의 당권 재편에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한 정치적 쇼라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고도 덧붙였다.
이동훈 개혁신당 수석대변인 역시 "국민을 갈라치기하며 쪼개놓았다는 비판을 받아온 두 사람이 나란히 앉아 국민통합을 외치니, 실소만 나올 뿐"이라며 "행동은 늘 분열이었으면서 입으로만 통합을 말하는 위선적 풍경에 국민이 어떻게 공감하겠나"라고 날을 세웠다.
이 수석대변인은 "권력이라는 뼈다귀를 두고 싸우는 이전투구가 사진 한 장 찍는다고 멈추겠나"라며 "분열의 상징, 두 사람이 통합을 외치는 정치쇼에 속아 넘어갈 만큼 대한민국 국민은 어리석지 않다"고 주장했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Copyright ⓒ 폴리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