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이준섭 기자] 오늘(1일) 롯데시네마에서 개봉한 ‘무서운 영화’는 돌아오자마자 시대를 향해 웃음을 던진다. 그것도 한없이 무례하고 노골적인 방식으로. 공포라는 장르가 오랫동안 쌓아온 긴장과 규칙을 한순간에 무너뜨리며, 관객을 비웃고 동시에 끌어당긴다. 이 시리즈가 지닌 고유한 에너지는 여전히 살아 있다.
작품은 귀환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패러디의 확장판’에 가깝다. 과거 ‘스크림’ 중심의 패러디에서 벗어나 ‘겟 아웃’, ‘스마일’, ‘M3GAN’ 등 비교적 최근의 히트작까지 끌어들이며 동시대 공포 영화의 흐름을 적극적으로 흡수한다. 장르의 최신 트렌드를 웃음으로 번역하는 방식이 한층 노골적으로 진화했다.
패러디의 강도는 이전 시리즈보다 훨씬 높아졌다. 한 장면 안에서도 여러 작품의 요소가 겹쳐지고, 익숙한 장면은 곧바로 비틀린다. 관객은 웃음을 터뜨리는 동시에 원작의 기억을 떠올리게 된다. 이 이중적인 감각이 영화의 핵심 재미다.
특히 ‘겟 아웃’ 같은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작품조차 가차 없이 희화화한다는 점도 인상적이다다. 영화는 어떤 주제도 보호하지 않는다. 고상함을 유지하려는 시도 자체를 조롱한다. 그 과감함이 때로는 불편함을 유발하지만, 동시에 이 시리즈가 존재하는 이유를 분명히 한다.
오리지널 멤버들의 복귀는 향수 이상의 힘을 발휘한다. 쇼티, 레이, 신디, 브렌다는 여전히 이 세계의 중심축이다. 이들의 호흡은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날카롭고 자연스럽다. 캐릭터 자체가 이미 하나의 코미디 장치로 작동한다.
안나 패리스의 신디는 여전히 ‘공포 속 엇나간 용기’를 대표한다. 위기 상황에서도 빗나가는 판단과 과장된 반응은 장면을 순식간에 코미디로 바꿔놓는다. 레지나 홀의 브렌다는 거침없는 언어와 에너지로 영화의 리듬을 끌어올린다.
말론 웨이언스와 숀 웨이언스 형제는 시리즈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핵심이다. 이들의 연기는 상황을 설명하기보다 폭발시키는 데 집중한다. 설정이 아니라 반응으로 웃음을 만든다. 그 즉흥적인 감각이 여전히 유효하다.
마이클 티데스 감독의 연출은 과거 시리즈보다 훨씬 공격적이다. ‘헌티드 하우스’ 시리즈에서 보여줬던 방식처럼, 불편함과 웃음을 동시에 밀어붙인다. 장면을 길게 끌기보다 빠르게 전환하며 리듬을 유지한다.
편집 역시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한 장면이 끝나기도 전에 다음 패러디가 이어진다. 이 속도감은 관객이 생각할 틈을 줄인다. 대신 즉각적인 반응을 유도한다. 웃음은 반사적으로 터진다.
영화의 유머는 분명히 호불호가 갈린다. 수위 조절 없이 던지는 대사와 설정은 거칠다. 그러나 그 거침 자체가 이 작품의 방향성을 명확히 한다. 점잖은 웃음을 기대하는 관객에게는 맞지 않는다.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은 장식이 아니다. 성적인 농담, 사회적 금기, 인종과 계층에 대한 풍자가 모두 포함된다. 영화는 ‘선을 넘는다’는 표현을 실제로 실행한다. 그 결과는 때로는 불편하고, 때로는 통쾌하다.
공포 장르를 소비하는 방식에 대한 풍자도 곳곳에 배치된다. 관객이 이미 알고 있는 클리셰를 일부러 반복한 뒤, 그 기대를 무너뜨린다. 익숙함이 웃음의 출발점이 된다.
특히 ‘고스트 페이스’라는 상징적 존재를 다시 끌어온 점은 의미가 있다.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장치로 기능하면서, 동시에 패러디의 중심축 역할을 한다. 이 캐릭터는 더 이상 공포의 대상이 아니다.
스토리 자체는 중요하지 않다. 이야기의 흐름은 패러디를 이어붙이기 위한 틀에 가깝다. 대신 각 장면이 독립적인 코미디로 작동한다. 이 구조는 영화의 집중력을 유지하는 데 효과적이다.
관객의 반응을 전제로 만든 영화라는 점도 분명하다. 특정 장면은 영화관에서 함께 웃을 때 더 큰 효과를 낸다. 집에서 혼자 볼 때와는 다른 경험을 제공한다.
결국 ‘무서운 영화’는 장르를 존중하지 않는다. 대신 장르를 소비하는 방식을 조롱한다. 그 태도가 불편함과 웃음을 동시에 만들어낸다. 이 이중성이 영화의 핵심이다.
작품은 완성도를 논하기보다 에너지를 체감해야 하는 영화다. 잘 만들어진 공포영화를 기대한다면 실망할 수 있다. 하지만 모든 것을 웃음으로 바꾸는 과감함을 즐긴다면 충분히 만족스러운 경험이 된다.
‘무서운 영화’는 여전히 위험하다. 그리고 그 위험함이야말로 이 시리즈가 살아남은 이유다.
뉴스컬처 이준섭 rhees@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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