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장 속 청바지, 세탁기에 넣고 돌린 뒤 아무 생각 없이 옷걸이에 걸어 말리고 있다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데님 원단은 물에 젖으면 수축이 일어나기 쉽고 자칫 주름이 그대로 굳어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 온라인 커뮤니티와 패션 노하우 콘텐츠를 중심으로 "청바지는 밑단이 위를 향하게 거꾸로 걸어 말려야 한다"는 방법이 주목받는다. 간단한 동작 하나로 주름과 수축을 동시에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청바지를 거꾸로 거는 이유부터 올바른 세탁·관리법 등을 짚어본다.
청바지, 왜 거꾸로 걸어야 할까

청바지를 세탁한 뒤 말릴 때와 옷장에 보관할 때, 바지 끝단(밑단)이 위로 가도록 거꾸로 옷걸이에 걸어두면 허리 부분과 지퍼·단추 등 부자재가 몰려 있는 무거운 쪽이 아래로 향하면서 그 무게가 원단을 아래로 팽팽하게 당겨주는 효과가 생긴다는 것이 이 노하우의 핵심이다.
거꾸로 건 상태로 무릎 부위를 몇 차례 가볍게 털어주면 접힌 자국이 펴지면서 구김이 자연스럽게 줄어든다. 세탁 과정에서 데님 섬유가 수축하는 것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지만, 아래로 당겨지는 힘이 작용하는 만큼 수축 폭을 최소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다만 이 방법이 모든 바지에 통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은 짚고 넘어가야 한다. 슬랙스는 정장 바지처럼 주름선 등을 갖춘 바지로, 면이나 폴리에스테르, 레이온 등 데님과는 다른 소재로 만들어진다.
따라서 슬랙스는 주름선에 맞춰 반으로 접어 원래 방식대로 바지걸이에 걸어야 핏을 유지하는 데 유리하다. 즉 데님 외 다른 소재의 바지에 똑같이 '거꾸로 방식'을 적용하면 오히려 형태가 흐트러질 수 있으니 소재에 따라 유연한 적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바지 세탁법과 관리법
청바지 관리의 시작은 세탁 단계부터다. 가장 큰 고민거리인 물 빠짐을 줄이려면 세탁 전 바지를 뒤집고 지퍼와 단추를 모두 채운 뒤 세탁하는 것이 기본이다. 뒤집어서 세탁하면 원단 표면끼리의 마찰이 줄어들어 탈색과 보풀을 함께 예방할 수 있다. 물 온도는 찬물을 사용해야 한다. 따뜻하거나 뜨거운 물은 염료 탈락을 촉진할 뿐 아니라 면 섬유의 수축을 키우기 때문이다. 세제는 일반 세탁세제보다 울 샴푸 같은 중성세제를 소량만 쓰는 것이 색과 섬유 손상을 줄이는 데 유리하다.
세탁·탈수 시간도 관건이다. 세탁은 약 10~20분 내외의 짧은 코스로 설정하고, 탈수는 1분 안팎으로 최소화하는 것이 권장된다. 탈수를 오래 할수록 원단이 뒤틀리거나 허리·무릎 부분이 늘어지는 변형이 생기기 쉽기 때문이다.
특히 요즘 많이 착용하는 워싱진이나 컷팅·해짐 디테일이 들어간 청바지는 세탁 과정에서 실이 끊어지거나 디자인이 훼손될 위험이 있어, 세탁망에 넣어 돌리거나 아예 손빨래로 관리하는 것이 안전하다.

손빨래를 할 경우 찬물에 청바지를 담가 5~10분 정도 가볍게 주무르듯 세탁하고, 비틀어 짜지 않은 채 물기만 눌러 제거하는 방식이 원단 결을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된다. 세탁 빈도 자체를 줄이는 것도 방법이다. 매번 전체 세탁을 하기보다는 허리 안쪽이나 주머니 입구처럼 땀과 오염이 집중되는 부위만 부분적으로 세탁하면 색 빠짐과 형태 변형을 함께 줄일 수 있다.
건조 단계에서는 직사광선을 피하는 것이 원칙이다. 강한 햇빛은 데님의 인디고 염색을 빠르게 탈색시키므로, 통풍이 잘되는 그늘에서 자연 건조하는 것이 좋다. 건조기 사용은 고온으로 인한 급격한 수축을 부를 수 있어 권장되지 않는다.
건조 중에는 무릎 부분이 접히지 않도록 펴서 널고, 앞서 설명한 대로 밑단이 위로 가게 거꾸로 걸어 말리면 수축과 주름을 동시에 줄일 수 있다.
보관 단계도 놓치기 쉬운 부분이다. 청바지는 티셔츠처럼 사각형으로 반듯하게 접어 쌓아두기보다 돌돌 말아서 보관하는 것이 좋다. 두꺼운 원단 특성상 접힌 자리에 깊은 주름이 잡히기 쉬운데, 말아서 보관하면 접힌 선이 생기지 않아 핏이 오래 유지된다.
작업복에서 세계인의 패션 아이템으로

청바지는 원래 옷이 아니라 광부들의 작업복에서 출발했다. 19세기 중반 미국에서 금광 발견 소식이 퍼지며 이른바 '골드러시' 열풍이 불었고, 광부들은 거칠고 쉽게 해지지 않는 튼튼한 작업복을 필요로 했다. 독일 이민자 출신 사업가 리바이 스트라우스는 천막에 쓰던 두꺼운 천으로 광부들을 위한 바지를 만들어 팔았고, 이후 재단사 제이콥 데이비스의 제안으로 주머니 부분에 구리 리벳(금속핀)을 덧대는 방식이 더해지면서 1873년 특허를 받은 오늘날의 청바지 형태가 완성됐다. 여기에 프랑스 님 지방에서 나던 질긴 원단, 즉 데님이 쓰이고 인디고 염료로 푸르게 물들이면서 '블루진'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작업복이던 청바지가 대중 패션으로 자리 잡은 결정적 계기는 1950년대다. 영화 속 제임스 딘, 말론 브란도 같은 배우들이 청바지를 입은 모습이 청춘과 반항의 상징으로 받아들여지면서 젊은 세대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후 록 문화와 히피 세대를 거치며 청바지는 미국을 넘어 전 세계로 퍼져 나갔다.
청바지가 오랫동안 사랑받는 이유 중 하나는 다양한 스타일에 두루 어울린다는 점이다. 가장 무난하면서도 실패 없는 조합은 화이트 티셔츠에 청바지, 그리고 스니커즈를 매치하는 스타일이다. 셔츠와 매치할 때는 셔츠와 데님의 톤 차이를 두는 것이 요령이다. 어두운색 셔츠에는 밝은 연청 데님을, 밝은색 셔츠에는 진한 인디고 데님을 맞추면 전체적인 균형이 맞는다. 최근에는 청재킷이나 데님 셔츠와 청바지를 함께 입는 '데님 온 데님' 스타일링도 꾸준히 시도된다.
청바지는 캐주얼함과 활동성을 살리면서도 이렇게 소품과 조합에 따라 폭넓은 무드 연출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여전히 옷장 속 기본템으로서 입지를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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