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복더위가 찾아오면 흔히 삼계탕이나 장어구이를 가장 먼저 떠올리지만, 조선시대 조상들이 꼽은 최고의 복날 특별식은 따로 있었다. 당시 "복더위에 민어찜은 일품, 도미찜은 이품, 보신탕은 삼품"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민어(民魚)'는 여름철 기력 회복의 으뜸으로 대접받았다.
이름에 백성 '민' 자가 들어가 흔한 물고기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임금의 수라상에 단골로 오르던 귀한 식재료였다. 한때 어획량이 많던 시절에는 서민들의 식탁을 채우기도 했으나, 지금은 어획량 감소로 몸값이 크게 뛴 여름철 최고급 별미 민어에 대해 알아본다.
저지방 고단백으로 기력 돋우는 여름 약재
민어는 기름기가 적고 단백질 함량이 매우 높은 대표적인 흰살생선이다. 소화와 흡수가 빠른 양질의 필수아미노산이 풍부하게 들어있어 더위로 지친 몸에 빠르게 활력을 불어넣어 준다.
여기에 칼슘과 인 같은 무기질도 다량 들어있어 골밀도를 높이고 성장기 어린이의 발육을 돕는다. 뇌의 피로를 풀어주고 세포를 활성화하는 성분도 들어있어 치매 예방을 돕고 뇌를 건강하게 유지해 주므로, 남녀노소 모두에게 훌륭한 영양 공급원이 된다.
7월 산란 전이 가장 맛있는 시기
민어의 산란기는 8~9월 늦여름이므로, 바로 직전인 6월에서 7월 사이에 잡힌 민어가 단연 가장 맛이 좋다. 산란을 끝마친 가을철에는 오히려 살이 빠지고 푸석해져 맛이 떨어진다.
민어의 살은 본래 수분이 많고 부드러운 편이어서, 갓 잡은 활어회보다는 일정 시간 저온에서 숙성시켜 먹는 방식이 훨씬 대중적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특유의 깊은 감칠맛이 진해지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뼈와 머리를 넣고 푹 고아낸 맑은탕은 고기 육수만큼 진한 국물이 우러나와 해장과 보양용으로 인기가 높다.
부레부터 생간까지, 버릴 것 없는 별미들
"부레를 먹지 않으면 민어를 먹은 게 아니다"라는 말이 있을 만큼, 민어는 버리는 부위 없이 통째로 즐기는 생선이다. 그중에서도 공기주머니인 '부레'는 최고의 별미로 대접받는다. 참기름에 찍어 먹으면 쫀득하면서도 고소한 맛을 내는데, 여기에는 피부 노화를 막고 탄력을 주는 성분이 가득하다. 접착력이 워낙 강해 과거에는 전통 활을 제작할 때 천연 풀로 쓰이기도 했다.
또한 껍질을 살짝 데쳐 얼음물에 식힌 숙채나, 기름기가 돌고 고소한 맛이 일품인 싱싱한 생간 역시 국내산 자연산 민어에서만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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