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이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과징금 임의체납액은 798억4500만원으로 집계됐다. 2021년(436억6800만원)보다 82.8% 늘어난 규모며 최근 5년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체 미수납액에서 임의체납액이 차지하는 비중도 커지고 있다. 2021년 8.3%였던 임의체납액 비중은 지난해 18.6%로 두 배 이상 확대됐다. 임의체납 사업자 역시 같은 기간 114곳에서 127곳으로 늘었다.
임의체납은 분할납부나 법원 집행정지에 따른 징수유예와 달리 정당한 사유 없이 과징금을 납부하지 않은 것을 의미한다. 공정위가 부과한 과징금을 실제 징수하지 못한 금액인 만큼 징수 역량과 제재 실효성을 보여주는 지표다.
임의체납이 늘면서 20년 넘은 장기 체납 사례도 적지 않다. 삼부파이낸스와 종금파이낸스투자, 한결파이낸스, 가나파이낸스컨설팅 등은 납부기한이 1999년이었지만 현재까지 체납 상태다. 제주교통과 뉴대원관광은 2000년, 청주레미콘은 2001년, 아이비상사는 2002년 납부기한이 지났지만 아직도 과징금을 내지 않고 있다.
공정위는 체납 법인 재산을 확인한 뒤 소유 자산을 압류해 소멸시효를 중단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다만 일부 체납은 20년 넘게 이어지고 있어 실제 징수 시점을 예측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고액 체납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신아산업개발이 78억8863만원으로 가장 많은 과징금을 체납했으며 청정계(64억3099만원), 대륙철도(61억1603만원), 명주파일(49억4500만원), 새수원약품(34억5500만원) 등이 뒤를 이었다. 과징금 부과와 실제 징수는 별개 절차지만 장기간 미회수한 체납이 누적되면 제재의 실효성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공정위는 올해 두 차례 조직 개편을 통해 400명 이상 증원을 추진하며 조사와 제재 기능은 대폭 강화하고 있다. 조사관리관 산하에는 21년 만에 조사국 기능을 사실상 부활시키는 중점조사기획단을 신설했다. 경제분석국도 설치해 담합과 플랫폼 독점, 대기업 내부거래 등 고난도 사건 대응 역량을 확대할 계획이다.
반면 과징금을 실제 징수하는 세외수입 징수·체납 업무는 최근 5년간 2명이 담당해왔다. 공정위는 이를 담당하는 운영지원과 인력을 6명 증원할 예정이지만 구체적인 업무 배치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국세청의 통합징수법 추진 상황도 함께 보고 있는 만큼 징수 기능 운영 방식도 그에 맞춰 검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조사·제재 기능 강화와 별개로 체납 관리와 징수 역량도 함께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조사와 제재를 강화하는 것만큼 실제 징수 역량을 확보하는 것도 공정위 제재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과제이기 때문이다.
국회 예산정책처(예정처)는 앞서 '2026년도 예산안 위원회별 분석'을 통해 과징금과 과태료, 가산금 등 주요 세입항목의 미수납액이 증가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에 체납 장기화가 공정한 법질서 확립과 성실 납부자와 형평성, 제재처분의 실효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예정처는 체납기간이 길어질수록 가산금 부담이 늘고, 장기간 회수하지 못한 채 불납결손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담합과 불공정거래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더라도 실제 과징금 징수로 이어지지 못하면 법 집행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김용오 예정처 예산분석관은 "사업자의 경제적 사정에 따라 징수 여부가 달라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유관기관 협조를 통한 재산조사와 납부독촉, 현장조사 등 적극적인 징수 활동을 통해 임의체납액 축소 노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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