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부가 1일 발표한 '2026년 6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액은 1022억5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70.9% 증가했다. 13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 중인 가운데 월간 수출액이 1000억 달러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제는 반도체가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면서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은 448억2000만 달러로 전체 수출 중 43.8%를 차지했다. 당장은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와 반도체 슈퍼사이클을 타고 수출액 증대에 기여하고 있지만 과도한 의존은 대외 변수에 취약한 구조를 만들 수 있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 조정, 미국 테크 기업 업황, AI 거품론 점화 등에 따라 한국 경제의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이번 수출이 반도체 가격 상승으로 인한 일시적인 상승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반도체 착시 효과가 확실히 있어 보인다"며 "반도체 수출 증가는 판매 물량 증가보다 가격 상승에서 기인한 것이 크다"고 분석했다.
세계 곳곳에서 보호무역이 강화되고 있는 흐름도 하반기 수출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지난 1일 유럽연합(EU)이 철강 무관세 할당 제도(TRQ) 물량을 절반가량 줄인 것도 그 일환이다. 한국 전용 쿼터는 19.7% 감소하는 데 그쳐 비교적 선방했지만 철강업계 수출 감소는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의 관세 압박도 변수가 될 수 있다. 미국 대법원이 행정부의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한 상호관세를 위법하다고 판결했지만 기업들은 환급 자제 등 신중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오히려 미국은 지난달부터 철강 관세를 25%에서 50%로 강화하며 보호무역의 벽을 높였다. 또 주요 산업에 대한 비관세장벽 조사를 확대하면서 새로운 관세 등장 가능성도 제기된다.
여기에 중동발 불확실성도 사라지지 않았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전쟁이 재점화된다면 원자재 시장이 요동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고유가로 에너지 수입 비용이 오르고 해상 물류비를 자극한다면 무역수지 악화와 제조업 원가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강감찬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대미 관세, EU 철강 TRQ 조정 등 보호무역 조치들이 있기 때문에 하반기에는 불확실성이 상반기보다 더 높다"며 "아직 중동 전쟁이 종전됐다고 보기는 어려워 유가 전망도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결국 올해 수출 목표인 연간 1조 달러 달성 여부는 대외 리스크 요인 최소화와 함께 반도체 호황 지속 여부가 갈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중국 경기 회복과 미국 기준금리 인상 시기 등이 주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양 교수는 "미국의 AI 데이터센터 건설 분위기가 한국 수출 상황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미국에서 AI 데이터센터에 대한 의구심이 증가하고 있고 금리 인상 조짐을 보이는 점도 우려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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