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박효령 기자】공무원보수위원회가 2027년 1월부터 전체 공무원 임금을 7.1% 인상할 것을 요구했다. 공무원 노동조합은 물가 상승과 실질임금 감소, 저연차 공무원 이탈 심화를 근거로 내세웠지만 일각에서는 재정 부담과 거시경제 상황, 국민 여론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일 공무원노동계에 따르면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이하 공노총)과 전국공무원노동조합등으로 구성된 공무원보수위원회 노조 대표단은 전날 서울 용산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년도 공무원 보수 7.1% 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위원회는 정액급식비를 월 4만원 인상하고 6급 이하 공무원의 직급보조비를 직급별로 3만5000원씩 올릴 것을 촉구했다. 초과근무수당 감액조정률 폐지와 직급별 정근수당 10% 인상도 함께 제안했다.
공무원보수위원회는 경제성장률 전망치(1.9%),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 전망치(2.0%), 민간 100인 이상 사업장 대비 공무원 보수 수준(83.9%)을 반영한 가산치(3.2%)를 합산해 인상률을 산정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해 기준 일반직 공무원의 보수는 민간 대비 76.7% 수준에 그친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또 최근 5년(2022~올해) 동안 공무원의 실질임금이 2.9% 낮아졌고 낮은 보수로 인해 민간 이직이 늘고 있다는 점도 인상 근거로 내세웠다.
한국행정연구원이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해 공무원 6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를 보면 공무원들의 이직 의향은 5점 만점에 3.36점이었다. 이직을 고려하는 이유로는 ‘낮은 보수’(61.9%)가 가장 많았다. 뒤이어 ‘과다한 업무’(11.3%), ‘가치관·적성 불일치’(6.7%), ‘보람 부족’(5.2%), ‘승진 적체’(5.1%) 순이었다.
이들은 현행 보수체계가 급격한 물가상승과 일선의 현실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무원노동계는 “공무원은 근로기준법상 연장근로수당 체계를 적용받지 못하고 별도의 통제된 수당 제도를 적용받는다”며 “실제 근무 시간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제한하는 감액조정률 제도는 공직사회의 대표적인 불합리 사례”라고 지적했다.
같은 날 진행된 간부결의대회에서 공노총 공주석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올해 상반기 대기업의 성과급 이슈가 주목받을 때 공무원 노동자의 한숨은 더욱 깊어졌다”며 “같은 대한민국 하늘 아래에서 너무도 극명하게 차이 나는 현실에 자괴감을 넘어 절망감이 공직 현장에 팽배했다”고 호소했다.
이어 “정부는 오늘 열린 자세로 회의 테이블에서 열린 자세로 노조 측 의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며 “정부가 노조 측 요구안을 무시하고 과거와 똑같이 수적 우위를 앞세워 공무원보수위원회를 일방적으로 운영한다면 오는 11일 서울에 집결한 2만 공무원 노동자들의 분노가 정부를 향할 것이”이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저연차 공무원의 잇따른 면직 역시 처우 개선이 지연된 데 따른 결과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공무원의 일방적인 희생만을 전제로 한 보수정책은 더 이상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하위직·청년 공무원의 이탈로 공직사회가 무너지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고 강조했다.
앞서 정부가 지난해 9년 만에 최대 폭인 3.5%의 공무원 보수 인상을 단행한 지 1년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추가 인상 요구가 제기됐다.
이처럼 노조는 물가 상승과 실질임금 감소 등을 이유로 보수 현실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는 반면 일각에서는 과거에 비해 민간과의 임금 격차가 상당 부분 축소된 데다 안정적인 고용과 정년 보장, 연금 등 비금전적 처우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공무원 보수는 국가 재정에서 지급되는 만큼 임금 인상은 재정 부담과도 직결된다. 특히 최근 공무원 인력 확대에 따른 인건비와 연금 부담이 이어짐에 따라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복지 지출 증가까지 맞물리면서 재정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아울러 경기 둔화와 물가 상승 등 불확실한 경제 여건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공무원 보수를 큰 폭으로 인상할 경우 물가에 미치는 영향 등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공무원 보수는 지방공무원 인건비와 공공부문 임금 협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인상 폭을 둘러싼 신중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결국 공무원 처우 개선의 필요성과 재정 건전성, 국민 부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합리적인 보수체계를 마련할 수 있을지가 향후 협상의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각에서는 공무원 처우 개선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재정 여건과 국민 부담 등을 고려할 때 요구안이 그대로 수용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민대 행정학과 홍성걸 교수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공무원 보수가 절대적으로 열악한 수준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공무원 보수 인상은 민간에 비해 안정적인 고용과 연금 등 비금전적 보상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이어 “임금 인상은 국민에게 제공되는 행정서비스의 질 향상이나 공직 경쟁력 강화와 연결되는 명분이 뒷받침돼야 사회적 공감대를 얻을 수 있다”며 “최근 국가채무 증가와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인 만큼 재정 여력을 고려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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