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릇노릇하게 구워진 고등어구이 한 토막이면 밥 한 공기 뚝딱 비우는 것은 일도 아니다. 하지만 막상 집에서 고등어를 구우려고 하면 눈앞이 캄캄해지기 마련이다.

프라이팬에 올리는 순간 사방으로 튀는 기름 폭탄에, 온 집안을 가득 채우는 쿰쿰한 비린내와 매캐한 연기 때문에 큰맘을 먹지 않고서는 선뜻 손이 가지 않는 게 현실이다. 게다가 매번 똑같이 소금만 쳐서 구워 먹다 보니 어딘가 모르게 지겹고 퍽퍽하게 느껴질 때도 많다.
만약 "집에서도 냄새 걱정 없이, 일식집에서 파는 것처럼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역대급 고등어구이를 먹을 수는 없을까?" 하고 고민했다면 오늘 소개할 이 신박한 가루 배합법을 시도해 보는 건 어떨까.
오늘은 입맛이 까다로운 식구들, 아이들까지 눈을 반짝이며 먹을 수 있는 고등어 요리 방법들을 알아보자.
소금 없이 감칠맛을 올리는 고등어 굽기 비법

고등어 특유의 생선 비린내를 완벽히 잡으면서 간을 맞추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카레 가루를 활용하는 것이다. 생고등어의 물기를 키친타월로 완전히 제거한 뒤, 접시에 튀김가루와 카레 가루를 각각 1대1 비율로 섞어 넓게 편다.
고등어 앞뒷면에 이 배합 가루를 골고루 묻히고 톡톡 털어내어 얇은 옷을 입힌다. 카레 가루 속 강황과 향신료 성분이 고등어의 트리메틸아민(비린내 유발 성분)을 중화시키고, 튀김가루의 전분 성분이 고등어 자체의 수분과 기름을 가두어 기름을 많이 두르지 않아도 바삭하게 구워진다. 카레 가루 자체에 소금간이 포함되어 있어 별도의 소금 염장을 하지 않아도 적절한 감칠맛과 간이 맞는다.

카레 향이 부담스러운 경우 녹차가루와 감자 전분가루를 활용하는 방식이 유효하다. 감자 전분가루와 녹차가루를 7대3 혹은 8대2 비율로 혼합하여 고등어 표면에 얇게 입힌다. 녹차에 함유된 카테킨 성분은 생선 기름의 산패를 막고 비린내를 흡착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전분가루는 밀가루나 튀김가루보다 입자가 고와 구웠을 때 얇고 단단한 과자 같은 식감의 껍질을 만들어낸다. 겉면은 바삭하면서도 고등어 내부의 즙은 그대로 유지되어 고급 일식 전문점에서 먹는 듯한 담백한 고등어구이를 구현할 수 있다.
천연의 깊은 감칠맛을 원한다면 마른 보리새우를 믹서기에 곱게 간 가루와 쌀가루를 1대2 비율로 섞어 고등어에 묻혀 굽는 방법이 있다. 쌀가루는 밀가루보다 기름을 적게 흡수하여 구운 후 시간이 지나도 눅눅해지지 않고 보송보송함을 유지한다.
여기에 보리새우 가루가 더해지면 고등어가 구워지면서 새우 특유의 구수한 향과 해물 감칠맛이 고등어 살 안으로 스며들어 소금 없이도 깊은 풍미를 낼 수 있다.
집에서 연기와 냄새 없이 고등어를 굽는 기술
프라이팬에 고등어를 구울 때 사방으로 기름이 튀고 연기가 발생하는 것을 막으려면 종이호일을 가방 모양으로 접어 굽는 방식이 적합하다. 종이호일을 고등어 크기의 2.5배 정도로 길게 자른 뒤, 중앙에 식용유를 살짝 바르고 가루 옷을 입힌 고등어를 올린다.
종이호일의 사면을 접어 고등어를 완전히 감싸 밀봉한 후 프라이팬에 올리고 중간 불에서 굽는다. 고등어 자체에서 나오는 기름과 수분이 종이호일 내부에서 순환하며 증기 구이 효과를 내어 속살이 퍽퍽하지 않고 부드럽게 익으며, 프라이팬에 기름이 묻지 않아 설거지가 간편해진다. 바삭한 식감을 원한다면 마지막 2분간 종이호일을 열어 윗면을 수분 없이 구워내면 된다.

기름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에어프라이어를 이용해 고등어를 구울 때 사용하는 이색 방법이다. 고등어 표면에 식용유 대신 마요네즈를 얇게 펴 바른다. 마요네즈의 주성분인 달걀노른자와 식물성 기름은 고등어 표면에 코팅막을 형성하여 고등어 내부 수분이 밖으로 증발하는 것을 차단한다.
에어프라이어를 180도로 예열한 뒤 고등어를 넣고 15분간 구워내면, 마요네즈의 식초 성분은 휘발되면서 비린내를 날려 보내고 고소한 지방 풍미만 남아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구이가 완성된다.
집에서 만들 수 있는 이색 고등어 요리 레시피

아이들이나 초딩 입맛을 가진 성인들이 고등어를 맛있게 섭취할 수 있는 요리다. 뼈를 완전히 제거한 순살 고등어를 한입 크기로 썬 뒤 물기를 제거한다. 튀김가루와 카레가루를 1대1로 섞은 가루를 묻혀 프라이팬에 기름을 넉넉히 두르고 바삭하게 튀기듯 구워낸다.
별도의 팬에 고추장 1큰술, 케첩 2큰술, 올리고당 2큰술, 다진 마늘 반 큰술, 물 2큰술을 넣고 보글보글 끓여 소스를 만든다. 소스가 끓으면 구워둔 고등어를 넣고 빠르게 버무린 뒤 통깨와 땅콩분태를 뿌려 마무리한다. 카레 향과 강정 소스가 어우러져 생선 특유의 거부감 없이 즐길 수 있다.

일식 전문점에서 볼 수 있는 메뉴를 집에서 재현하는 레시피다. 고등어는 전분가루와 녹차가루를 묻혀 프라이팬에 바짝 구워 기름기를 빼둔다. 시판용 메밀국수(소바) 면을 삶아 찬물에 헹궈 그릇에 담고, 차갑거나 따뜻하게 데운 가쓰오부시 장국(쯔유와 물을 배합한 국물)을 붓는다.
이후 그 위에 구워둔 고등어구이 한 토막을 통째로 올리고 얇게 썬 쪽파와 갈아놓은 무, 와사비를 곁들인다. 바삭하게 구워진 고등어의 기름진 감칠맛이 깔끔한 메밀국수 장국에 녹아들어 독특한 풍미의 국물 요리가 완성된다.
고등어 조리 시 반드시 지켜야 할 주의 사항

고등어 요리를 하기 전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생선 표면과 내장 벽면에 남아 있는 핏물과 수분을 키친타월로 완벽하게 닦아내는 것이다. 생선 표면의 수분은 기름에 들어갔을 때 기름을 심하게 튀게 만드는 주원인일 뿐만 아니라, 비린내 성분이 녹아 있는 액체다. 수분을 닦지 않고 가루를 묻히면 가루가 떡처럼 뭉쳐 튀김옷이 두꺼워지고 눅눅해지므로 반드시 건조한 상태를 만든 뒤 가루를 입혀야 한다.
고등어는 자체 지방 함량이 높은 생선이므로 처음부터 끝까지 강한 불로 구우면 겉면의 가루 옷만 타고 속은 익지 않는다. 프라이팬을 달군 후 중간 불이나 약한 불로 줄여 은근하게 구워야 고등어 내부의 기름이 흘러나오면서 겉면을 바삭하게 보완한다. 또한 고등어 살은 연해서 자주 뒤집으면 살이 쉽게 부서지므로, 껍질 면을 먼저 바닥으로 향하게 하여 전체 조리 시간의 60% 이상을 구워 단단하게 만든 뒤 뒤집어 살 부분을 구워야 모양이 유지된다.
냉동 고등어를 사용할 때는 실온에 방치하여 급격히 해동하면 육즙이 빠져나가고 비린내가 심해진다. 조리 전날 냉장실로 옮겨 천천히 드립(Drip) 현상 없이 해동하는 것이 가장 좋다. 또한 가루 옷을 입힌 고등어는 시간이 지나면 고등어 자체 수분 때문에 가루가 축축하게 젖으므로, 가루를 묻힌 즉시 달궈진 팬에 넣어 구워야 가장 바삭한 식감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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