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인터뷰서 "미국산 무기인도 지연에 한국산 구매…한국 사랑해" 언급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이 유럽의 군비 증강 흐름 덕분에 미국 내 방위산업 일자리 약 19만5천개가 유지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의 나토 탈퇴 가능성을 언급하며 유럽의 방위비 증액을 압박하는 상황에서, 나토 동맹이 미국에도 막대한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준다는 점을 부각한 것이다.
뤼터 총장은 3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향후 수년간 유럽과 캐나다가 미국으로부터 구매하기로 한 무기 주문 잔고가 총 3천억달러(약 465조원)에 달한다"며 "이는 미국에서 19만5천개의 일자리를 유지하는 효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뤼터 총장은 지난 2년간 나토의 국방비 증액분이 2천500억달러(약 387조원)에 달한다고 설명하면서, 미국과 유럽 방산기업들을 향해 "가격을 올리지 말고 생산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과 "유럽이 국방비 지출을 늘리지 않으면 미국의 군사적 보호를 철회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거센 요구가 맞물리면서 유럽의 국방비 지출은 급증한 상태다.
뤼터 총장은 미국 방위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최근 미국의 대이란 전쟁 장기화 등으로 인해 미국 내 무기 비축량이 급감하고 생산 물량이 걸프 지역으로 우선 인도되면서 유럽으로의 무기 인도 지연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현상 때문에 일부 유럽 동맹국들이 나토 밖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한국에서 무기를 사고 있다"고 언급했다.
뤼터 총장은 "나는 한국을 사랑하며, 한국은 환상적인 방위산업 기반을 갖추고 있다"며 "물론 이들이 한국산 무기를 사는 이유는 나토 회원국 제품을 사고 싶어도 현재 나토의 방산 생산량이 이를 받쳐주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서방 방산 업계의 각성을 촉구했다.
한편, 뤼터 총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과도하게 추종한다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과거 트럼프를 '아빠'(daddy)라고 불러 구설에 올랐던 것 등과 관련해 "유럽이 미국보다 돈을 적게 쓰던 불균형이 트럼프 덕분에 해결되고 있다"며 "대통령이 그런 성과를 냈다면 칭찬받을 만하다"고 말했다.
또한 최근 미국의 대이란 전쟁 과정에서 일부 유럽 국가들이 미국 군용기의 영공 통과나 기지 사용을 불허해 트럼프 대통령이 격노했던 상황에 대해 달래기에 나섰다.
뤼터 총장은 "그것은 일부 사례일 뿐이며, 전체적으로는 유럽 기지에서 이란전 지원을 위해 미군 항공기 약 5천편이 출격했다"고 강조했다.
ksw0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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