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 people weren’t so often wrong, we wouldn’t be so ri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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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리 멍거가 남긴 이 문장은 투자 시장을 바라보는 그의 관점을 명확히 보여준다. 멍거는 버크셔 해서웨이의 부회장으로 오랜 기간 워런 버핏과 함께 회사를 이끈 인물이다. 그는 2023년 11월 미국 캘리포니아의 한 병원에서 99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버핏은 멍거의 별세를 애도하며 버크셔 해서웨이가 현재의 모습으로 세워지는 데 멍거의 영감과 지혜, 참여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에는 왜 틈이 생기나
멍거의 이 발언은 시장 참여자들이 항상 정확하게 판단하지 않는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주식시장은 기업 실적, 금리, 경기 전망, 산업 구조 같은 여러 요소가 반영되는 곳이지만, 그 안에서 거래하는 주체는 결국 사람이다. 사람은 때로 지나치게 낙관하고, 때로 과도하게 불안해한다. 가격이 빠르게 오르면 더 늦기 전에 사야 한다는 압박을 느끼고, 가격이 떨어지면 손실이 더 커질지 모른다는 걱정에 서둘러 매도한다. 멍거는 이러한 반복적인 판단 착오가 시장에 가격의 빈틈을 만든다고 봤다. 이런 현상은 특정 시기에 국한되지 않고 금융 역사의 호황과 불황 속에서 반복되어 왔다.
오판이 만든 가격의 빈틈
멍거가 말한 부의 원리는 복잡한 예측 능력에 대한 찬사가 아니다. 오히려 정반대에 가깝다. 시장에서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 모든 변수를 맞힐 필요는 없으며, 많은 사람이 잘못된 판단을 내릴 때 그 영향을 차분히 살펴보는 태도가 중요하다는 뜻이다. 주가가 기업의 실제 가치보다 지나치게 높아질 때는 경계해야 하고, 반대로 우량한 기업이 일시적인 공포 속에서 과도하게 낮은 평가를 받을 때는 기회를 검토할 수 있다는 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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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고방식은 워런 버핏과 멍거가 함께 구축한 버크셔 해서웨이의 투자 철학과도 이어진다. 버핏은 멍거를 버크셔 해서웨이의 ‘설계자’로 평하며, 그가 오랜 기간 자신의 동반자로서 경영에 함께했고 주주에 대한 책임을 같은 방식으로 바라봤다고 설명했다. 이는 멍거가 단순한 조언자를 넘어 버크셔의 투자 원칙과 기업 문화를 형성하는 데 깊이 관여한 인물이었다는 점을 보여준다.
실수를 피하는 투자 철학
멍거의 투자관에서 중요한 축은 실수를 피하는 능력이다. 그는 뛰어난 아이디어를 많이 찾는 것보다 치명적인 오판을 피하는 태도를 중시했다. 투자자는 기업의 가치를 분석하기 전에 스스로의 심리를 점검해야 한다. 단기 수익률에 흔들려 잦은 매매를 반복하거나,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자산에 큰돈을 넣거나, 시장 분위기에 휩쓸려 판단 기준을 바꾸는 행위는 장기 투자에서 손실 가능성을 키운다. 멍거의 말은 남들의 실수를 이용하라는 공격적인 구호라기보다, 자신부터 그런 실수에 휘말리지 말라는 경고에 가깝다.
그가 강조한 판단 방식은 투자 대상을 많이 아는 것보다 이해할 수 없는 대상을 피하는 태도와도 맞닿아 있다. 특히 정보가 넘치는 환경일수록 지금 행동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압박감이 강해지며, 이는 이성적인 분석보다 충동적인 결정을 내리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투자자는 모든 산업과 기업을 분석할 수 없으며, 잘 모르는 영역에서 확신을 갖는 순간 판단이 흔들릴 가능성이 커진다. 멍거가 중요하게 본 것은 기회가 많아 보일 때도 자신의 범위를 벗어난 선택을 하지 않는 절제였다.
시장은 정보가 빠르게 오가는 공간이 됐다. 투자자는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가격을 확인하고, 전 세계 자산을 몇 번의 클릭으로 거래할 수 있다. 정보 접근성이 높아진 만큼 판단이 더 쉬워진 것은 아니다. 오히려 짧은 뉴스, 급등락 차트, 온라인 여론이 투자자의 감정에 빠르게 영향을 미친다. 멍거의 발언이 지금도 자주 인용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기술은 바뀌었지만 가격을 움직이는 공포와 탐욕의 구조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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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중과 다르게 본다는 것
다만 멍거의 문장을 모든 역발상 투자의 근거로 확대 해석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남들이 틀렸다고 해서 자신이 반드시 맞는 것은 아니다. 시장의 공포 속에서 낮아진 가격이 실제 기회가 되려면 기업의 사업 구조, 재무 상태, 경쟁력, 현금 창출력 등을 따져야 한다. 반대로 많은 사람이 낙관한다고 해서 모든 상승장이 거품인 것도 아니다. 멍거가 강조한 것은 군중과 반대로 움직이는 행위 자체가 아니라, 군중의 판단과 별개로 사실을 검토하는 독립적인 사고였다. 독립적인 사고는 다수의 의견에 무조건 반대하는 태도가 아니라, 데이터와 객관적인 사실에 기반해 시장을 분별하는 능력에 가깝다.
이 점에서 멍거의 말은 개인 투자자에게도 현실적인 의미가 있다. 투자자는 시장 전체를 이길 거창한 방법을 찾기보다 자신이 반복해서 저지르는 실수를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가격이 올랐다는 이유만으로 매수했는지, 하락장에서 공포 때문에 좋은 자산을 서둘러 팔았는지,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상품을 분위기에 밀려 선택했는지 돌아보는 일이 먼저다. 시장의 오판을 기회로 삼으려면 자신의 오판을 통제하는 과정이 선행돼야 한다.
가격보다 먼저 봐야 할 것
멍거는 버핏과 함께 장기 투자, 신중한 판단, 인내의 가치를 강조해 온 인물이다. 그가 남긴 짧은 문장은 주식시장이 늘 합리적으로 움직인다는 믿음에 의문을 던진다. 시장에는 실수가 있고, 과열과 공포가 반복되며, 그 사이에서 가격은 때로 가치와 멀어진다. 그러나 그 틈을 기회로 만들 수 있는 투자자는 많지 않다. 남들의 판단 착오를 알아보는 눈뿐 아니라, 자신이 같은 오류에 빠지지 않는 절제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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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그렇게 자주 틀리지 않았다면, 우리는 이렇게 부자가 되지 못했을 것이다”라는 멍거의 말은 냉소적인 농담으로만 읽히지 않는다. 이 문장은 시장에서 돈을 버는 일이 예측의 경쟁만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많은 사람이 흔들릴 때 가격을 보고, 가격 뒤의 가치를 따지고, 서두르지 않는 태도가 투자 성과를 가르는 기준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멍거가 남긴 투자 철학은 결국 시장보다 먼저 인간의 판단을 이해해야 한다는 메시지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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