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경비행기 초고층 빌딩 충돌 …중국 당국은 왜 함구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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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경비행기 초고층 빌딩 충돌 …중국 당국은 왜 함구하나?

BBC News 코리아 2026-07-01 15:31:2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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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 초고층 빌딩에 경비행기 한 대가 충돌해 유일한 탑승자였던 조종사 1명이 숨지고 13명이 부상당한지 4일이 지났지만, 아직 정확한 사고 원인과 경위는 밝혀지지 않았다.

중국공산당의 심장부인 중난하이에서 불과 몇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발생한 이번 추락 사고에 대한 중국 당국의 공식 성명은 국영 '베이징일보'에 실린 60단어 분량의 보도가 전부다. 이조차도 기본적인 사실만을 나열하고 있다.

지난 6월 26일(현지시간) 발생한 이 사고로 108층 높이의 '시틱타워' 측면에는 구멍이 뚫렸으나, 현재 해당 부분은 가려진 상태다. 아울러 사고 현장을 담은 영상은 인터넷에서 삭제됐다.

항공사 최소 3곳은 BBC에 경비행기 운항을 중단하라는 지시를 받았으나, 이와 관련해 더 이상 언급하지 말라는 지시도 받았다며 자세한 설명은 거부했다.

이러한 정보의 공백 속에서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영공 통제 체계를 갖춘 이 도시에 어떻게 항공기가 진입할 수 있었는지 추측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에서 정보 검열은 낯선 일이 아니다. 당이나 국가 지도자·정부에 대한 비판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비판적인 어조거나, 정치적 함의를 담았거나, 민감한 사안에 관한 것이라면 그 어떠한 담론도 순식간에 사라진다.

하지만 이번 검열은 일반적인 수준을 훨씬 뛰어넘었다. 사고 당일(26일), 사건과 전혀 관련이 없는 시틱타워 관련 사진과 밈들조차 중국 SNS 플랫폼에서 삭제됐다.

중국의 전통 술잔 모양을 닮은 이 초고층 건물은 항상 인파가 몰리며, 행운의 장소로 여겨진다. 시험 결과부터 취업에 이르기까지 행운을 바라는 많은 청년들이 이곳을 직접 방문하거나 온라인에 건물 사진을 공유하며 짧은 기도를 올린다.

뉴스레터 '아이 온 디지털 차이나('디지털 중국을 향한 눈)'를 운영하는 마냐 코에츠는 이토록 신속하고 철저한 검열에 나선 이유에 대해 아마도 중국 지도부가 "아직 정확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코에츠는 "매우 이례적인 사건"이라며, 정부의 역량에 의문을 제기하고 "당의 주요 서사"를 위협한다고 덧붙였다.

베이징 중심 업무 지구
Getty Images
베이징 소재 108층 높이의 시틱타워

사건 발생 이후 당국으로부터 경비행기 운항 중단 지시가 내려왔다고 BBC에 전한 항공업체들은 더 이상의 언급을 꺼렸다.

베이징의 소재 비행 교육기관에 근무하는 한 여성은 "이 문제에 대해 말하지 말라는 지시를 받았다. 다른 곳에 문의해 달라"고 말했다.

청두의 또 다른 업체도 어느 당국으로부터 이러한 지시를 받았는지 구체적으로 말해줄 수 없다며 곧바로 전화를 끊었다.

중국 당국은 천안문 광장, 중난하이를 포함해 정치 중심지를 기준으로 상공 약 100 km² 구역을 상시 비행 금지 구역으로 지정하고 있다. 중난하이는 국가 최고 지도자들이 거주하고 업무를 보는 지역으로 삼엄한 경비를 자랑한다.

중국 전문가인 빌 비숍은 이 사건을 "대규모 보안 허점 사건"이라며, X를 통해 "비행 시간이 단 몇 초만 더 길었어도 중난하이에서 (사고가) 일어났을 것 … (만약 그랬다면) 베이징 보안 체계에 지진과 같은 충격이 가해졌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베이징 당국은 최근 보안 문제를 이유로 드론 관련 규제를 강화했는데, 이에 따라 베이징으로 드론을 반입하거나 반출하기 전에는 반드시 허가를 받아야 한다.

'시카고 국제 문제 협의회'의 레이먼드 쿠오 연구 부회장은 "드론보다 큰 경비행기가 베이징 상공을 가로질러 중난하이 근처까지 접근할 수 있었다는 사실 자체가 정치적으로 당혹스러운 일일 뿐만 아니라 중대한 보안 허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종사의 실수나 기계적 결함일 수도 있지만, "의도적인" 행위였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항공편 추적 서비스인 '플라이트레이더24'에 따르면, 해당 항공기는 중국 기업 선워드 항공이 제조한 2인승 단발 엔진 기종인 '오로라 SA60L'이었다. 길이 6.9m, 날개폭 8.6m인 이 항공기는 관광·항공 촬영·레저 비행용으로 설계됐다.

한편 중국 밖의 사람들은 이 사건을 보며 2001년 9·11 테러 소식을 떠올리기도 했다. 당시 자살 테러범들은 미국 여객기를 납치해 뉴욕의 고층 빌딩 2채에 충돌시켰고, 이에 수천 명이 목숨을 잃었다.

한 레딧 사용자는 "이건 9·11 테러 당시 비행기가 첫 번째 타워에 충돌했을 때 받은 뉴스 알림과 정확히 똑같다"고 적었다.

'카네기 차이나'의 비상주 연구원인 총 자 이안은 안은 냉전 막바지인 1987년 5월, 독일의 아마추어 조종사 마티아스 루스트가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 경비행기를 착륙시켰던 사건이 더 유사하다고 했다.

"그의 비행과 착륙은 소련 방공망의 심각한 허점을 드러냈다"는 그는 "해당 사건으로 방공 및 보안을 담당하던 고위 장교 여러 명이 해임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베이징 추락 사고와 관련해서도 일부 관리들이 해임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소형 비행기가 시틱타워에 충돌했다는 사실은 드론이나 미사일도 그럴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는 베이징의 안보를 담당하는 기관들에 꽤 당황스러운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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