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7월 1일부터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비자 발급 수수료를 최대 5배까지 인상하면서 정책의 일관성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최근 역대 최대 수준의 해외 관광객 유치에 공을 들이던 일본이 입국에 필요한 비용은 대폭 올리면서 "관광객은 환영하지만 비용 부담은 더 커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본 외무성은 이날 이후 해외 일본대사관과 총영사관에 접수되는 비자 신청부터 새로운 수수료 체계를 적용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단수 비자는 기존 3000엔에서 1만5000엔으로, 복수 비자는 6000엔에서 3만엔으로 각각 인상됐다. 비자 발급 비용이 단숨에 다섯 배로 뛰면서 일부 국가 여행객들의 부담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이번 조치는 1978년 이후 약 반세기 만에 이뤄진 대규모 수수료 개편이다. 일본 정부는 오랜 기간 유지된 수수료가 최근 물가 상승과 환율 변동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세계 주요 국가와 비교해 일본의 비자 발급 비용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점도 인상 배경으로 제시했다.
비자 발급 비용 최대 5배…48년 만의 대폭 인상
다만 실제 납부 금액은 신청 국가의 통화와 환율, 국가 간 상호주의 원칙 등에 따라 일부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이번 개정안은 7월 1일 이후 접수된 신청 건부터 적용되며, 6월 말까지 접수한 경우에는 종전 수수료가 유지된다.
한국인 단기 여행객은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는다. 한국 일반여권 소지자는 관광이나 친지 방문 등 90일 이내 단기 체류의 경우 비자 없이 일본을 방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취업, 유학, 장기 체류를 준비하는 사람들은 새로운 수수료를 적용받게 된다.
반면 중국과 베트남, 필리핀 등 일본 입국 시 비자가 필요한 국가의 여행객들은 비용 부담이 크게 증가한다. 예를 들어 단수 비자가 필요한 4인 가족이라면 비자 발급 비용만 기존 1만2000엔에서 6만엔으로 늘어나 여행 경비 부담이 한층 커질 수 있다.
눈길을 끄는 점은 같은 날 일본 국민을 대상으로 한 여권 발급 비용은 오히려 인하됐다는 것이다. 온라인으로 신청하는 성인용 10년 여권 수수료는 기존보다 7000엔 낮아졌다. 외국인의 일본 입국 비용은 크게 올리면서 자국민의 해외 출국 비용은 줄인 셈이어서 형평성을 둘러싼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일본 정부는 비자 수수료 인상을 통해 확보한 재원을 재외공관의 영사 서비스 개선과 출입국 관리 체계 강화 등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번 조치가 방일 관광객 증가세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일본이 인바운드 관광 확대를 국가 성장 전략으로 내세우는 상황에서 입국 비용을 대폭 높인 것은 정책 메시지가 엇갈릴 수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비자가 필요한 국가의 관광객에게는 여행을 결정하는 초기 비용이 크게 늘어난 만큼 향후 국가별 관광객 통계에 어떤 변화가 나타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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