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어머니로부터 ‘전 재산 일체를 유증한다’는 유언공정증서에 따라 어머니의 재산을 모두 물려받았다. 어머니의 적극재산은 2억원이었고 채무는 1억원이었다. A씨는 이와 별도로 어머니 생전에 3억원을 증여받은 바 있다. A씨의 형제인 B씨는 유류분 반환 소송을 제기해 1억원을 반환 받았다. 그 후 A씨는 어머니의 채무 1억원을 모두 변제한 뒤, B씨를 상대로 “유류분을 받았으니 그 비율만큼 빚도 분담하라”며 구상금을 청구했다. A씨의 청구는 받아들여질까?
B씨의 유류분 부족액이 어떻게 1억원이 됐는지 먼저 살펴보자. 유류분 산정의 기초재산은 어머니의 적극재산 2억원에 생전 증여재산 3억원을 더하고 채무 1억원을 공제해 4억원이다. B씨의 유류분 비율은 법정상속분(1/2)의 1/2인 1/4이므로, 유류분액은 4억원의 1/4인 1억원이 된다. B씨는 아무런 상속도 받지 못했으므로 유류분 부족액은 그대로 1억원이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이 1억원이라는 유류분 부족액이 채무 1억원을 이미 ‘공제한 후의’ 금액이라는 점이다. 최근 대법원(2025년 5월29일 선고 2022다220014 판결)은 바로 이 점을 근거로 A씨의 구상금 청구를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 근거(논리 구성)는 다음과 같다.
포괄적 유증을 받은 사람은 적극재산뿐 아니라 소극재산(채무)까지 모두 승계한다(민법 제1078조). 유류분을 산정할 때 채무는 기초재산에서 전액 공제된다. 따라서 B씨가 반환받은 1억원은 채무를 모두 제외하고 남은 순재산 중 부족액에 해당하는 것일 뿐이다. 만약 여기에 다시 채무를 분담 시킨다면 B씨는 유류분 산정 단계에서 채무로 인해 유류분이 줄어든 데 더해 채무까지 떠안아 이중으로 불이익을 입게 된다. 결국 어머니의 채무 1억원은 포괄유증을 받은 A씨가 전부 부담해야 하고, B씨는 반환 받은 유류분 1억원에 관해 채무를 분담할 의무가 없다.
유언을 통해 특정 상속인에게 전 재산을 물려주고자 한다면 채무의 규모를 반드시 함께 고려해야 한다. 반대로 포괄유증을 받는 쪽에서도 재산만 볼 것이 아니라 채무까지 포함한 전체 상속재산의 구조를 면밀히 파악한 뒤 필요하다면 한정승인이나 상속포기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것이 위 판결이 함축하는 법률적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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