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있는데 왜 일본에 뒤처지나…세계가 본 한일 스포츠 현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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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있는데 왜 일본에 뒤처지나…세계가 본 한일 스포츠 현주소

르데스크 2026-07-01 15:26:1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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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북중미 월드컵에서 일본 축구대표팀이 세계 최강 브라질을 상대로 수준 높은 경기력을 선보이면서 해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한국과 일본의 스포츠 경쟁력을 비교하는 논의가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다. 축구를 넘어 야구와 남자배구, 남자농구 등 다양한 종목에서 일본이 꾸준히 세계 정상급 성과를 거두고 있는 반면 한국은 일부 종목에서 경쟁력이 약화됐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양국의 성과를 가른 배경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시간으로 지난 30일 열린 북중미 월드컵 32강전에서 일본은 브라질을 상대로 접전을 펼쳤다. 브라질은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스타디움에서 열린 경기에서 일본에 2-1 역전승을 거뒀다. 일본은 전반 29분 사노 가이슈의 선제골로 앞서갔고 브라질은 후반 11분 카세미루의 헤더 동점골에 이어 후반 추가시간 가브리에우 마르치넬리의 결승골로 승부를 뒤집었다. 비록 패했지만 일본은 우승 후보 브라질을 상대로 끝까지 대등한 경기를 펼치며 세계 축구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경기 직후 영미권 최대 온라인 커뮤니티인 레딧(Reddit)에는 "일본이 스포츠 분야에서 한국을 눈에 띄게 앞서나가고 있는 것인가"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게시물에는 약 200개의 댓글이 달리며 한국과 일본의 스포츠 시스템을 비교하는 토론이 이어졌다.

 

레딧 이용자 alexx3064는 "한국이 본래 가진 실력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안타깝다"며 "스포츠는 정치나 편애, 인맥이 아니라 오직 경기력으로 평가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이용자 aezero14는 "모든 종목을 하나로 묶어 평가하기는 어렵지만 축구만 놓고 보면 일본은 유소년부터 프로, 국가대표까지 이어지는 체계적인 육성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며 "반면 한국은 시스템이 상대적으로 부족하고 축구협회 역시 시스템 구축보다 인맥과 정치적 요소가 더 크게 작용한다는 인식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이 차범근과 박지성, 손흥민 같은 세계적인 선수를 배출한 것은 분명 대단한 일이지만 이는 시스템보다 선수 개인의 재능과 노력에 크게 의존한 측면이 있다"며 "반면 일본은 특정 스타 플레이어가 아니라 두터운 선수층을 기반으로 국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축구 넘어 야구·배구까지…벌어지는 한일 스포츠 경쟁력

 

▲ 북중미 월드컵에서 일본이 브라질을 상대로 경쟁력 있는 경기력을 보인 이후 해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한일 스포츠 경쟁력을 비교하는 논의가 확산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 30일 역전골을 넣고 환호하는 브라질 선수들의 모습. [사진=AFP/연합뉴스]

  

최근 국제대회 성적을 살펴보면 해외 커뮤니티의 이러한 평가가 단순한 인상에만 그치지 않는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표적인 사례는 야구다. 한국은 2008 베이징올림픽 금메달과 2009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우승을 차지하며 한때 일본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야구 강국으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이후 일본은 2023 WBC 우승을 포함해 역대 최다인 세 차례 정상에 오르며 세계 최강의 위치를 공고히 했다.

 

남자배구 역시 흐름은 비슷하다. 국제배구연맹(FIVB) 세계랭킹 4위인 일본은 VNL(발리볼네이션스리그)에서 꾸준히 상위권 성적을 거두고 있으며 2024 파리올림픽에서도 8강에 진출했다. 반면 한국은 세계랭킹 25위에 머물렀고 올림픽 본선 진출에도 실패했다.

 

남자농구 역시 일본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일본은 NBA 출신 선수들을 꾸준히 배출하며 국제 경쟁력을 끌어올렸고, 2023 FIBA 월드컵에서 아시아 국가 가운데 가장 높은 성적을 기록하며 파리올림픽 본선 진출권을 획득했다. 반면 한국은 국제대회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며 경쟁력이 정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림픽 전체 성적에서도 흐름은 달라지고 있다. 2008 베이징올림픽과 2012 런던올림픽에서는 한국이 일본보다 많은 금메달을 획득했지만, 2020 도쿄올림픽과 2024 파리올림픽에서는 일본이 한국을 앞서며 종합 경쟁력에서도 우위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변화의 배경으로 장기적인 선수 육성 시스템과 지속적인 투자, 두터운 선수층을 꼽는다. 일본은 단기적인 국제대회 성적보다 10~20년을 내다본 종목별 발전 전략을 수립하고 유소년부터 국가대표까지 연결되는 체계적인 육성 시스템을 구축해 왔다.

  

대표적인 사례는 야구가 지목된다. 일본의 WBC 우승은 스타 선수 개인의 활약보다 일본야구기구(NPB)와 일본야구협회가 장기간 구축해 온 육성 시스템의 결과라는 평가를 받는다. 일본은 2013년 WBC 3연패에 실패한 이후 대표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일본 대표 마케팅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연령별 대표팀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시작했다.

 

▲ 지난 2024년 여름 고시엔에서 우승한 교토국제고 학생들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국가대표 브랜드인 '사무라이 재팬'을 구축한 데 이어 WBC 전담 감독을 선임했고, 프로야구 시즌 종료 후 대표팀을 꾸준히 소집해 해외 국가대표팀과 프로구단을 상대로 평가전을 치르며 국제 경쟁력을 끌어올렸다.

 

유소년 육성 방식도 한국과 차이를 보인다는 평가다. 일본은 학교 부활동과 지역 스포츠클럽을 기반으로 어린 시절부터 다양한 종목을 경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왔다. 고시엔(야구)과 인터하이(축구·배구·농구 등) 같은 전국 규모 학생대회에는 수백 개 학교가 참가해 폭넓은 선수층을 형성하고 있으며, 이러한 저변 확대가 국제 경쟁력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기업들의 적극적인 투자도 일본 스포츠 발전의 중요한 축으로 꼽힌다. 일본농구협회(JBA)는 2019년 일본 최대 통신사인 소프트뱅크와 4년간 125억엔(약 1200억원) 규모의 스폰서 계약을 체결한 뒤 이를 대표팀 경쟁력 강화에 재투자했다. 지도자 영입과 훈련 환경 개선, 해외 강호와의 평가전 확대 등에 지속적으로 투자하면서 국제 경쟁력을 높였다는 평가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를 곧바로 한국 스포츠 전체의 경쟁력 약화로 일반화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양궁이다. 대한양궁협회는 공정한 국가대표 선발 시스템과 장기적인 선수 육성 체계를 기반으로 수십 년 동안 세계 최정상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국제대회 메달리스트도 예외 없이 국가대표 선발전을 통과해야 할 정도로 철저한 경쟁 시스템을 운영하며 특정 선수의 명성보다 현재의 기량을 우선하는 구조를 정착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문가들은 결국 국제 스포츠 경쟁력은 특정 스타 선수의 등장보다 장기간 축적된 육성 시스템과 공정한 선발, 지속적인 투자, 두터운 선수층이 결합될 때 유지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일본의 최근 성과 역시 이러한 기반이 오랜 기간 축적된 결과이며, 한국도 일부 종목에서 검증된 육성 모델을 다른 종목으로 확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일광 한국체육대학교 스포츠산업학과 교수는 "한국과 일본의 가장 큰 차이는 선수를 유입하고 공급하는 시스템에 있다"며 "한국은 여전히 학교체육 중심의 엘리트 선수 육성 체계가 주를 이루는 반면 일본은 학교체육과 지역 스포츠클럽, 커뮤니티를 연계해 다양한 경로로 선수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은 이러한 시스템을 개별 학교나 대학에 맡기는 것이 아니라 스포츠청이라는 전문 행정기관이 정책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며 "국가대표 메달 획득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스포츠 참여 인구를 늘리고, 그 안에서 재능 있는 선수를 전문체육으로 연결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선수 지원이나 기업 후원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우선돼야 할 것은 선수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육성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며 "축구뿐 아니라 여러 종목에서 일본이 경쟁력을 유지하는 근본적인 이유도 이러한 선수 공급 체계의 차이에서 찾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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