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보고 배워라'…홍명보 사태에 체코가 보인 뜻밖의 반응, 한국인들 어리둥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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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보고 배워라'…홍명보 사태에 체코가 보인 뜻밖의 반응, 한국인들 어리둥절

위키트리 2026-07-01 14:58: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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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언론이 2026 북중미 월드컵 관련해 자성의 목소리를 내며 한국을 콕집어 언급해 주목받고 있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손흥민이 지난달 11일(현지 시각) 멕시코 할리스코주 사포판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조별리그 1차전 대한민국과 체코의 경기에서 슛팅이 막히자 아쉬워하고 있다. / 뉴스1

바로 체코 매체 인포가 최근 보도한 기사에 대한 내용이다. 기사 제목부터 날카롭다. 제목은 '한국에서는 홍명보 감독이 린치를 당했다. 그런데 왜 체코는 미로슬라프 코우베크 감독과 파벨 네드베드 단장에 관대한가'이다. 2026 북중미월드컵 조별리그에서 나란히 탈락한 두 나라의 온도차를 정면으로 짚었다.

인포는 기사에서 이번 월드컵 32강 탈락 사태에 대한 한국 국민들 반응을 '현대판 린치'로 규정했다. 대회 기간 대표팀을 향한 온라인상의 비난을 두고 '대규모 학살'이라는 표현까지 썼다. 홍 감독이 인천공항에 도착했을 당시 상황도 구체적으로 언급됐다. 비난과 모욕은 물론, 한국 문화에서 최대의 경멸을 상징하는 '엿' 사탕에 대한 말까지 나왔다. 매체는 한국인들에게 조별리그 탈락이 단순한 스포츠적 실패가 아니라 국가적 자존심에 대한 구조적 오류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즉각적인 숙청이 필요한 문제로 여겨진다고 분석했다.

반면 체코의 상황은 정반대로 흘러갔다는 게 인포의 지적이다. 전 세계가 유니폼을 불태우는 와중에도 체코 언론 센터에서는 미지근한 낙관론이 퍼져나갔고, 다른 나라였다면 당장 공직에서 쫓겨났을 법한 발언들이 쏟아졌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네드베드 단장은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된 이후에도 환한 미소를 지으며 인터뷰에 응했다. 그는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 열정을 봤다. 더위와 환경적인 문제로 결정적인 순간에 볼이 우리 뜻대로 가지 않은 것이 아쉬울 뿐이다. 이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2030월드컵 프로젝트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로슬라프 코우베크 체코 감독이 지난달 11일(현지 시각) 멕시코 할리스코주 사포판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조별리그 1차전 대한민국과 체코의 경기에서 국가를 부르고 있다. / 뉴스1

체코 대표팀 사령탑이었던 미로슬라프 코우베크 감독을 향한 비판도 상당했다. 인포는 그의 전술 감각을 '마치 80년대에 멈춰버린 듯하다'고 표현했다. 코우베크 감독은 경기력 비판에 대해 "생리적 지표와 경기 흐름 면에서 후반전에 멕시코를 확실히 압도했다. 상대 페널티 에어리어 안으로 공을 넣지 못한 것은 장기적인 전술 구상에서 볼 때 사소한 기술적 오류일 뿐이며, 경기 운영 방향의 타당성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답한 바 있다. 인포는 이 발언을 인용하며 체코 축구 시스템 전체가 수년째 정체돼 있다고 비판했다.

32강 탈락한 두 나라…우루과이는 침묵의 귀국길, 한국은 공개적 규탄

인포는 한국, 체코와 함께 우루과이의 사례도 함께 짚었다. 축구를 삶의 유일한 의미로 여기는 나라로 꼽히는 우루과이는 대회 부진 이후 온 나라가 침통한 분위기에 빠졌다는 것이다. 다윈 누녜스를 비롯한 선수들이 과거라면 상대하지 않았을 팀들에게 승리하지 못한 것이 조상에 대한 모욕으로 받아들여지는 정서가 있다는 설명이다. 우루과이 선수단은 정부 특별 항공편이 아닌 일반 항공편 이코노미석에 몸을 숨긴 채 귀국했고, 현지 언론은 이를 '세대에 걸친 배신'이라는 표현으로 다뤘다.

세 나라 온도차는 뚜렷하다. 한국은 공항에서부터 공개적인 비난이 쏟아졌고, 우루과이는 침묵 속에 참회하는 분위기였다면, 체코는 패배 이후에도 낙관적인 언사가 이어졌다는 것이 인포가 짚은 핵심이다. 매체는 이 온도차를 두고 각국의 심리 병리를 연구하는 흥미로운 주제라고 표현하며, 결국 체코 축구가 위기 상황에서도 책임을 묻지 않는 문화 자체를 문제 삼았다. 체코 언론은 '한국의 홍명보 감독 사태'를 바라보며 '현대판 국가적인 린치'라고 표현했다. 기사 내용 토대로 AI툴 활용해 제작한 자료사진.

결국 갈라선 코우베크 감독, 계약 기간 절반도 못 채워

여론 비판 끝에 체코축구협회는 지난달 30일 코우베크 감독과 상호 합의로 계약을 해지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코우베크 감독의 계약 기간은 2028년 6월까지였다. 절반도 채우지 못하고 물러난 셈이다. 협회는 별도의 후임 감독 선임 절차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코우베크 감독은 지난해 12월 74세의 나이로 체코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전임 이반 하세크 감독이 페로제도전에서 충격적인 패배를 당한 뒤 경질되면서 그 후임으로 선임된 인물이다. 현역 시절 골키퍼로 활약했던 코우베크 감독은 체코 명문 스파르타 프라하에서 전성기를 보냈고, 1980년대 초반부터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빅토리아 플젠에서만 세 차례 감독직을 맡았으며, 체코 U-19 대표팀 사령탑 경력도 있는 베테랑이다.

20년 만의 본선행, 그러나 결과는 조 최하위

체코는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 한국, 멕시코, 남아공과 A조에 묶여 1무2패로 조 최하위에 그쳤다. 한국과의 경기에서는 1대2로 역전패를 당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앞서 유럽 예선에서 크로아티아에 이어 조 2위에 그치면서 본선 직행이 아닌 플레이오프로 밀려났던 체코는, 플레이오프 4강에서 아일랜드를 상대로 원정 두 골을 먼저 내주며 0대2로 끌려가는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파트리크 시크의 페널티킥과 라디슬라프 크레이치의 동점골로 균형을 맞춘 뒤 승부차기에서 승리해 결승 상대인 덴마크와 만났다. 덴마크와의 경기 역시 2대2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고, 결국 다시 승부차기로 이어졌다. 덴마크 키커들이 첫 네 번의 시도 중 단 한 번만 성공하는 이변이 나오면서 체코가 극적으로 본선 티켓을 손에 넣었다.

지난달 11일(현지 시각) 멕시코 할리스코주 사포판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조별리그 1차전 대한민국과 체코의 경기에서 후반 체코 토마시 소우체크의 골이 오프사이드 반칙으로 취소되자 체코 선수들이 항의하고 있다. / 뉴스1

이렇게 어렵사리 밟은 본선 무대였던 만큼 조 최하위 탈락이라는 결과는 더 뼈아프게 다가왔다는 평가다. 체코가 월드컵 본선에 오른 것은 2006 독일월드컵 이후 20년 만이었다. 당시 체코는 첫 경기에서 토마스 로시츠키의 멀티골에 힘입어 미국을 3대0으로 완파했지만, 이후 가나와 이탈리아에 연이어 패하며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바 있다.

체코 축구 역사, 두 번의 준우승이 있었다

체코는 대륙별로는 UEFA 소속이며, 월드컵 역대 최고 성적은 준우승이다. 1934년과 1962년 두 차례 결승 무대를 밟았다. 특히 1934년 이탈리아 월드컵 당시 체코슬로바키아는 루마니아, 스위스, 독일을 연파하며 결승까지 올랐지만 개최국 이탈리아에 연장 접전 끝에 패해 우승컵을 놓쳤다. 체코의 국가명은 1930년부터 1994년까지 체코슬로바키아, 1998년부터 2014년까지는 체코였으며 현재 공식 국가명은 체키아다. 월드컵 본선 진출 횟수는 이번까지 총 10회로, 1934년 첫 진출 이후 1938년, 1954년, 1958년, 1962년, 1970년, 1982년, 1990년, 2006년, 2026년 대회에 이름을 올렸다. 통산 성적은 33경기 12승 5무 16패, 47득점 49실점이다.

체코 축구국가대표팀 선수들이지난달 11일(현지 시각) 멕시코 할리스코주 사포판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조별리그 1차전 대한민국과 체코의 경기에서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이날 경기는 대한민국이 체코를 상대로 2-1로 승리했다. / 뉴스1

홍명보 감독을 향한 여론과 남은 과제

한국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체코를 상대로 역전승을 거두는 저력을 보였지만 최종 성적표는 조별리그 탈락이었다. 대회 직후 홍 감독을 향한 비판 여론이 거세게 일었고, 인천공항 도착 당시 팬들의 항의가 이어진 사실은 해외 매체를 통해서도 알려지는 상황에 이르렀다. 체코 매체가 굳이 한국의 사례를 끌어와 자국 축구계를 비판하는 소재로 삼았다는 점은, 역설적으로 한국 축구팬들의 냉정한 평가 문화가 해외에서도 회자되고 있다는 방증으로 읽힌다. 대한축구협회 차원의 후속 인사 조치나 홍 감독의 거취에 대한 공식 입장이 나올지도 관심사로 남아 있다.

체코 축구협회 역시 코우베크 감독의 후임 인선을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네드베드 단장이 언급한 '2030월드컵 프로젝트'가 구체적으로 어떤 세대교체와 전력 강화 방안을 담고 있을지도 향후 발표를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체코전에서의 홍명보 감독.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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