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화’ 걸린 5·18 표지판⋯스벅·배재고 이어 또 조롱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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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화’ 걸린 5·18 표지판⋯스벅·배재고 이어 또 조롱 논란

일요시사 2026-07-01 14:25:0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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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최근 5·18 민주화운동을 겨냥한 조롱과 폄훼 시도가 잇따르는 가운데, 이번에는 광주 도심의 5·18 사적지 안내 표지판에 계엄군을 상징하는 ‘군화’가 걸려 있는 것이 발견돼 당국이 경위 파악에 나섰다.

1일 광주시와 5·18 기념재단에 따르면, 지난 30일 광주 동구 대인동 광주은행 본점 인근 교차로의 한 전봇대에 설치된 표지판에 군화 한 짝이 걸려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해당 표지판은 5·18 사적지 제3호인 옛 광주시외버스터미널 인근에 조성된 ‘오월길’을 안내하기 위해 설치한 것이다.

옛 광주시외버스터미널은 1980년 5월 당시 광주 시민들이 계엄군의 만행을 목격하고 항거를 시작했던 결집지이자,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던 비극의 현장이다.

이런 장소에 계엄군의 상징으로 일컬어지는 군화를 걸어둔 행위는 희생자들의 아픔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행위라는 지적이 나온다.

광주시와 기념재단은 즉각 현장에 출동해 군화를 수거하는 한편, 누군가 5·18 민주화운동을 의도적으로 조롱하기 위해 군화를 걸어뒀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 고 정확한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이처럼 당국이 즉각 대응에 나선 것은 최근 5·18을 겨냥한 비하 시도가 노골적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불과 며칠 전인 지난달 29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청룡기 고교야구대회에서는 서울 배재고 야구팀 학생들이 상대팀인 광주제일고를 향해 “가야지, 가야지, 스타벅스 가야지”라는 구호를 외쳐 파문을 일으켰다.

이는 지난 5월 스타벅스코리아가 5·18 기념일을 앞두고 ‘탱크 데이’ ‘책상에 탁!’ 등의 문구를 사용한 마케팅을 진행했다가 거센 비판을 받고 대표가 경질된 사건을 상기시키는 명백한 조롱성 구호였다.

이 사건으로 배재학당 총동창회가 사과하고 광주제일고 측이 공식 항의하는 등 논란이 커지자 서울시교육청은 경위 조사에 착수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또다시 ‘군화’ 사건이 발생하자 지역 사회는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광주시와 5·18 기념재단은 이번 군화 표지판 사건에 대해 CCTV 확인 등 정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단순히 버려진 신발이 아닌, 최근의 일련의 사태와 궤를 같이하는 의도적인 폄훼로 판단될 경우 즉각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다.

박강배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신중하게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5·18을 왜곡하거나 부정하려는 의도가 있었는지 판단하겠다”며 “의도성이 확인되면 즉시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는 등 엄정하게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잇따르는 5·18 폄훼 시도가 단순한 일탈을 넘어 사회적인 혐오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적 장치와 인식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사안이 단순 경범죄를 넘어 형사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표지판에 흠집을 내는 등 물리적 손상을 입혔다면 재물손괴죄 적용이 가능하며, 행위자의 폄훼 의도가 명백할 경우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이나 모욕죄 적용 여부도 검토될 수 있다.

일각에서는 ‘5·18 특별법’을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해당 법은 ‘허위 사실 유포’를 처벌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어 군화 걸기와 같은 상징적 행위에 직접 적용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법조계의 중론이다.

이 때문에 5·18에 대한 조롱이나 모욕 행위 자체를 처벌할 수 있는 별도의 입법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 같은 ‘입법 공백’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정치권도 움직이고 있다. 지난 5월 스타벅스 사태 이후,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명예훼손’과 ‘모욕’ 행위까지 처벌 대상에 포함하는 ‘5·18 특별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정 전 대표가 발의한 개정안은 기존 특별법 제8조 1항을 “5·18 민주화운동 및 희생자, 유족, 관련자 등에 대한 허위 사실을 유포하거나 명예를 훼손하거나 모욕하는 행위를 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했다.

이는 ‘허위 사실 유포’에 한정됐던 현행법의 처벌 범위를 조롱 및 모욕 행위까지 넓히겠다는 취지다.

정 전 대표는 제안 이유로 “희생자, 유가족 등을 공공연하게 조롱하거나 모욕하는 2차 가해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며 “5·18 정신의 훼손을 막고 민주주의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처벌 강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을 경우, 향후 유사한 5·18 폄훼 시도에 대한 법적 대응 수위가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jungwon933@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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