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 협상, 이란 내부 갈등에 오만 수수료 변수까지 '첩첩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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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전 협상, 이란 내부 갈등에 오만 수수료 변수까지 '첩첩산중’

이데일리 2026-07-01 12:14:5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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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이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입장차로 난항을 겪고 있다. 미국은 전쟁 이전 수준의 자유로운 통항 보장을 원칙으로 고수하고 있는 반면, 이란은 통행료 징수를 포함해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통제권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이란 내부에선 강경파들이 ‘평화 협정 무산’ 위험까지 감수할 것을 압박하고 있어 이란 대표단의 협상 테이블 복귀부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해협을 맞대고 있는 오만이 별도로 통과 선박에 대한 ‘자발적 이용료 부과’를 추진하면서 해법 찾기는 한층 복잡다단해졌다.

3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CNN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동특사 스티브 위트코프와 대통령 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종전 협상을 위해 카타르 도하에 도착한 가운데, 카타르 외무부는 이날 두 사람이 카타르 총리와 협상 중재진을 만날 예정이지만 이란과의 고위급 회동은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중동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오른쪽)와 대통령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가 지난 21일(현지시간) 스위스 루체른 호수 근처 뷔르겐슈토크 리조트에서 열린 미국·이란·파키스탄·카타르 4자 회담에 앞서 대기하고 있다.(사진=AF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중동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오른쪽)와 대통령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가 지난 21일(현지시간) 스위스 루체른 호수 근처 뷔르겐슈토크 리조트에서 열린 미국·이란·파키스탄·카타르 4자 회담에 앞서 대기하고 있다.(사진=AFP)


이날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도 이란 대표단이 다음날 도하에서 카타르 중재진과 회담할 예정이지만 향후 며칠간 미국 대표단과 만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미국과 이란은 지난 18일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에 따라 스위스에서 1차 고위급 회담을 가진 이후 후속 협상을 재개하지 못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입장차가 최대 걸림돌이다. 양국은 MOU에서 향후 60일간 상선의 무상 통항을 보장하기로 합의했다. 다만 이후 해협 통항에 대해선 이란과 오만이 협의해 해협 관리에 대한 사항을 규정하되, 국제법과에 부합하도록 걸프국과의 논의를 포함하기로 했다. MOU 해석과 이행을 두고 미국과 이란이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이슬람혁명수비대를 구심점으로 한 이란 강경파는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호르무즈 해협에서 완전한 통제권을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통행료 체계를 도입해 군의 재정을 충당하고 지역 전체의 안보 구도를 장악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협상에 정통한 관계자들을 인용해 이란 내 온건파와 강경파 간의 분열이 협상을 지연시키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을 필두로 한 온건파는 이란 국민들에게 경제적 숨통을 틔워주기 위해 동결 자금 해제를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지만, 외교 분석가들이 이란의 실권자로 보고 있는 혁명수비대에 의해 입지가 약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모즈타바 하메네이 최고 지도자가 지지한 평화 협정이 국내외의 여러 세력에 의해 방해받고 있다”며 불편한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실제 혁명수비대는 지난주 이란 해역이 아닌 오만 해역을 통과하는 선박들을 공격하며 해협 장악이 최우선 목표임을 드러냈다. 이중 한 척은 핵심 중재자 역할을 하는 카타르에서 출발한 원유 200만 배럴을 실고 있었다. 협상에 정통한 관계자들은 WSJ에 “이는 혁명수비대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제하지 못할 경우 평화 협정이 무산될 위험을 감수할 준비가 되어 있음을 시사하는 도발이다”고 평가했다. 원자재 데이터 제공업체 켈퍼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 통과 선박 수는 공격 발생 이후 28일 22척에 불과했는데, 이는 지난 24일 75척에서 급감한 수치다.

종전 협상은 오만의 별도 제안으로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오만은 최근 미국과 서방국가들에 호르무즈 해협을 이용하는 선박이 ‘자발적 서비스 이용료’를 내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이날 뉴욕타임스(NYT) 등이 보도했다. 제안서는 의무적인 통행료가 아니라 자발적인 이용료 형식을 명시했는데, 이는 말라카 해협과 싱가포르 해협에서 민간 재단이 자발적 기금을 모아 항로 안전을 지원하는 모델을 참고한 것으로 보인다.

오만의 제안은 ‘이용료 의무화’를 주장하는 이란과도 차이가 있다. 카젬 가리바바디 이란 외무차관은 전날 오만과 공동 관리 체계 구축을 우선 추진하되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독자적으로 계획을 시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은 서비스 이용료든 통행료든 해협 이용을 유료화하는 어떤 방식도 받아들일 수 없으며, 전쟁 이전과 같은 자유로운 무상 통항 체제로 복귀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지난 5월 오만이 이란과 함께 해협 서비스 이용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논의했다는 사실이 처음 알려졌을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오만에 대한 폭격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가 자발적인 서비스 이용료 방식까지도 수용할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오만의 구상이 이란을 협상 테이블에 다시 앉히기 위한 중재안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아랍걸프국가연구소의 안나 제이콥스 선임연구원은 NYT에 “호르무즈 해협 문제는 오만에게 시급한 국가안보 사안”이라며 “오만은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역 안보를 바라보고 있으며, 이란을 협상 테이블에 계속 남겨두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해사기구의 아르세니오 도밍게스 사무총장은 이날 국제 수로에서 통행료 제도는 국제법 위반이지만, 오만이 제시한 자발적 기금 방식은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오만 정부와 해협 관리 방안에 대해 여러 차례 논의했다”며 “이번 전쟁이 초래한 위기를 해결할 현실적인 방안을 찾는 것을 목표로 다양한 선택지를 회원국들과 논의해 실현 가능성을 검토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다만 오만의 제안은 원유와 천연가스 수출 대부분을 호르무즈 해협에 의존하는 다른 걸프 국가들의 강한 반발을 부를 가능성이 크다. 파이살 빈 파르한 사우디아라비아 외무장관은 이달 유럽외교협의회(ECFR) 행사에서 “호르무즈 해협은 전쟁 이전의 상태로 반드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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