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칩 에치드, 1.2조원 유치…"또다른 엔비디아 대항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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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칩 에치드, 1.2조원 유치…"또다른 엔비디아 대항마"

연합뉴스 2026-07-01 11:17:3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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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스트리트·TSMC 연계 VC 투자

1.5조원 판매계약 확보

에치드의 AI칩 서버랙 에치드의 AI칩 서버랙

[에치드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정주호 기자 = 추론형 인공지능(AI)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가는 과정에서 엔비디아에 도전장을 내민 AI 칩 스타트업들에 대형 투자자들이 잇달아 베팅하고 있다.

그중 에치드(Etched)는 월가의 트레이딩회사 제인스트리트와 대만 TSMC와 연계된 벤처캐피탈을 투자자로 확보하며 누적 조달액 8억달러(약 1조2천300억원)를 기록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에치드는 올여름 일부 고객에게 칩 출하를 시작할 계획이며, 현재 제품 테스트단계에서도 총 10억달러(약 1조5천400억원) 규모의 판매 계약을 확보했다고 로버트 와천 공동창업자 겸 사장이 밝혔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에치드의 누적 조달액 8억달러 중 지난해 12월 마무리된 5억달러(약 7천700억원) 규모 라운드에서는 기업가치 50억달러(약 7조7천100억원)를 인정받았으며, 팔란티어 공동창업자인 억만장자 피터 틸이 투자자로 참여했다.

제인스트리트는 이 라운드를 포함해 지금까지 총 1억달러(약 1천500억원) 넘게 투자한 것으로 전해졌다.

와천 사장은 제인스트리트가 최근 비공개로 진행된 별도 라운드도 주도했다고 밝혔다.

AI의 핵심 개념인 인공신경망과 러닝머신에 대한 연구로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제프리 힌턴, 컴퓨터 비전 분야 선구자 페이페이 리, 헤지펀드 매니저 스탠리 드러켄밀러 등도 에치드에 투자했다.

개빈 우베르티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회사가 자금 조달과 칩 계획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게 약 2년 만에 처음이라며 "보여줄 게 생길 때까지 조용히 지내왔다"고 말했다.

에치드는 TSMC와 협력해 칩을 낮은 전압에서 구동해 과열을 막고 성능을 끌어올리는 '저전압 추론' 기술을 개발했다. 또한 고대역폭메모리(HBM)와 S램(SRAM)을 결합한 독자 메모리 시스템도 개발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에치드는 맞춤형 칩 설계를 넘어 회로기판·냉각판·네트워킹 연결 등 서버랙 전체를 자체 설계한다.

와천 사장은 이런 방식을 택한 칩 스타트업은 에치드가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에치드라는 사명도 반도체 웨이퍼 표면에 회로 패턴을 깎아 새기는 '식각(etching)' 공정에서 따온 것으로, 특정 AI 모델 구조에 맞춰 회로 자체를 최적화하는 이 회사의 반도체 설계 방식을 함축한다.

에치드는 AI 산업의 무게중심이 모델 '학습'에서 '추론'으로 옮겨가는 흐름 속에서 엔비디아에 도전하는 스타트업 그룹 중 하나로 꼽힌다.

같은 추론용 칩 업체인 그록(Groq)은 지난해 12월 자사 기술을 엔비디아에 라이선스하는 대가로 200억달러(약 30조8천400억원) 규모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 계약에 따라 엔비디아는 그록 인력 대부분을 흡수하기로 했다. 사실상 엔비디아가 그록을 인수한 셈이다.

세레브라스 AI 칩 세레브라스 AI 칩

[세레브라스 상장신청서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또 다른 사례는 세레브라스가 꼽힌다.

아이패드 크기의 반도체 하나를 웨이퍼 전체로 만드는 '웨이퍼 스케일 엔진(WSE)' 방식이 핵심으로, 통상 웨이퍼 한 장에서 수백 개의 작은 칩을 잘라 쓰는 기존 방식과 달리 웨이퍼를 통째로 칩 하나로 쓴다.

CNBC 등에 따르면 지난 5월14일 나스닥 상장 당시 55억달러(약 8조4천800억원)를 조달해 역대 최대 규모 반도체 업종 기업공개(IPO)를 기록했으며, 상장 첫날 시가총액이 1천억달러(약 154조2천억원)에 근접하기도 했다.

세레브라스 칩 역시 TSMC가 5나노 공정으로 생산한다.

업계에서는 그록의 엔비디아 편입, 에치드·세레브라스 등의 잇단 대규모 투자 유치가 엔비디아 중심 AI 반도체 독점 구도에 균열 조짐을 보여준다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이런 스타트업 상당수가 TSMC 파운드리 물량에 의존하고 있어, 어느 쪽이 승자가 되든 TSMC는 파운드리 매출을 확보할 수 있는 구도라는 관측도 함께 제기된다.

jo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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