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르’ 중국 품으로…박관호 의장, 위메이드 지분 전량 매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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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르’ 중국 품으로…박관호 의장, 위메이드 지분 전량 매각

한스경제 2026-07-01 11:05:00 신고

박관호 위메이드 이사회 의장./위메이드
박관호 위메이드 이사회 의장./위메이드

| 서울=한스경제 석주원 기자 | 위메이드의 경영권이 창립 26년 만에 중국계 자본으로 완전히 넘어간다. 위메이드는 지난달 30일 공시를 통해 창업자이자 최대주주인 박관호 이사회 의장이 보유한 위메이드 주식 1335만738주(지분율 39.33%) 전량을 네오펄스(NeoPulse)에 양도한다고 공시했다.

거래 가격은 주당 6만8910원으로 총 계약 규모는 약 9200억원에 달한다. 매매 대금은 계약을 체결한 30일 10%인 920억원을 먼저 지급했으며 거래가 최종 완료되는 10월 30일 남은 90%를 지급할 예정이다.

이번 거래에서 가장 주목받는 부분은 주가를 압도하는 파격적인 경영권 프리미엄이다. 주당 양도 가격은 계약 체결일인 30일 위메이드의 종가(1만9330원) 대비 3.6배 높은 수준이다. 이 같은 초대형 호재가 공시되자 위메이드 주가는 넥스트레이드 애프터마켓에서 29.78% 폭등하며 단숨에 상한가인 2만2400원 직행했다.

▲ 위믹스 쇼크와 대주주 담보 리스크가 쏘아 올린 ‘경영권 매각’

이번 매각은 박관호 의장이 처한 개인 유동성 압박이 도화선이 됐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업계에 따르면 박 의장은 보유 지분의 67.3%에 달하는 902만4763주를 국내 16개 금융기관에 담보로 제공하고 대출을 받아왔다. 이 중 14건의 만기가 올해 7~8월에 집중돼 있어 차환 부담이 극에 달한 상황이었다.

지난해에는 위메이드가 발행한 가상자산 ‘위믹스(WEMIX)’가 국내 주요 거래소에서 상장폐지되며 주가가 곤두박질치자 담보 주식들이 강제로 처분(반대매매)될 수 있다는 리스크가 연일 고조되며 경영권을 위협했다.

블록체인 플랫폼 사업도 부진했다. 지난해 위메이드의 연결 기준 매출은 전년 대비 13.7% 줄어든 6140억원에 그쳤고 순손익 역시 270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한때 성장동력으로 꼽히던 블록체인 게임 분야 매출이 67% 급감하면서 더 이상 기존 모델로는 버티기 어렵다는 판단 하에 박 의장이 9200억원의 현금을 쥐고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택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 구원투수로 등판한 네오펄스...배후는 중국 알리바바

위메이드의 새 주인 네오펄스는 지난해 10월 서울 강서구에 설립된 신생 사모펀드 운용사이지만 실질적인 지배구조의 뿌리와 자금의 출처는 중화권이다.

네오펄스는 홍콩 소재 투자운용사인 쉔송 인베스트먼트가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으며 대표이사인 첸 웨이는 중국 알리바바 그룹의 고위 라인 및 핵심 투자 네트워크와 긴밀히 닿아 있는 인사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네오펄스는 지난해 11월 국내 자산운용사가 담보로 잡고 있던 박 의장의 구주(0.92%)를 인수하며 박 의장의 1차 유동성 리스크를 막아준 백기사로 처음 시장에 등장했다. 당시 딜 협상 과정에서도 한국 내 반중 여론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한국 법인을 우회 통로로 활용했지만 중국 알리바바 본사 실무 인력들이 직접 입국해 최종 인수를 주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잔금 8280억원이 납입되는 오는 10월 30일 거래가 종결되면 네오펄스는 총 40.25%의 지분을 확보해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올해로 서비스 25주년을 맞이한 위메이드의 대표작 '미르의 전설2'./위메이드
올해로 서비스 25주년을 맞이한 위메이드의 대표작 '미르의 전설2'./위메이드

▲ 가상자산 지우고 AI와 ‘미르’ IP 확장 전망

인수 이후 위메이드 그룹사의 지배구조와 핵심 포트폴리오는 대대적인 수술대에 오를 전망이다. 가장 먼저 변화가 예상되는 곳은 싱가포르 법인을 중심으로 한 가상자산 사업 부문이다.

중국계 자본이 가상자산 사업에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는 경향이 강한 만큼 위메이드가 고수해 온 위믹스 생태계 비중은 대폭 축소될 가능성이 크다. 이미 지갑 서비스(우나월렛)와 크로스체인(우나기)이 중단됐으며 이더리움 기술 자회사인 라이트스케일의 매각도 검토되고 있다.

대신 위메이드는 알리바바의 유통 네트워크를 활용해 대표 IP인 ‘미르의 전설’의 직접 퍼블리싱 체제 전환에 속도를 낸다. 그동안 자회사 전기아이피 등을 통해 중국 현지 불법 복제작 소송 및 간접 로열티 회수에 의존해 왔다면 앞으로는 현지 퍼블리셔와의 직접적인 결합을 통해 매출 규모를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네오펄스가 전면에 내세운 생성형 인공지능(AI) 기반의 가상 인간(디지털 휴먼), 차세대 그래픽 개발 환경 도입 등 기술 투자를 통한 시너지 모색도 본격화된다.

▲ 국산 IP와 개발력 유출에 대한 우려 고조

다만 이번 거래로 한국 온라인 게임의 황금기를 상징하는 미르의 전설 IP가 통째로 중국으로 넘어가는 상황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미르의 전설 IP는 위메이드와 액토즈소프트가 지분을 절반씩 나눠 갖고 있었지만 액토즈소프트가 2004년 중국 샨다게임즈(현 성취게임즈)에 인수된 데 이어 위메이드마저 알리바바 자본에 넘어가면서 이제 소유권은 완전히 중국계 자본의 품 안에 갇히게 됐다.

동시에 위메이드가 확보한 대규모 멀티플레이 데이터 처리 및 서버 연동 기술력도 중국으로의 유출을 비할 수 없게 됐으며 한국 개발사가 중국 자본의 하청 기지로 전락했다는 비판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박관호 의장은 매각 계약 발표 직후 사내 게시판을 통해 “게임 산업은 더 이상 한 나라 안에서 완결되지 않고 한국 시장만으로 회사의 미래를 그리던 시대는 지났다”며 “더 큰 시장으로의 확장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조건”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국산 게임 IP 주권이 해외 자본에 종속되는 사안인 만큼 향후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신고 승인 심사 과정에서 기술 유출 가능성에 대한 면밀한 검증이 복병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도 “중견 게임사들의 금융 리스크 정화와 더불어 국내 핵심 자산 보존을 위한 제도적 장치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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