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는 어렵고 선거는 복잡하다. 손안의 정보는 넘쳐나지만, 무엇이 진실인지 어떤 공약이 내 일상을 바꿀 실마리가 될지 가려내기란 결코 쉽지 않다.
[청년 정치 | 뉴권자 플레이 매뉴얼]은 바로 이 지점에서 시작한다. 여기서 ‘뉴권자(New+유권자)’는 단순히 처음 투표권을 얻은 청년 세대만을 뜻하지 않는다. 정치에 관심은 있으나 갈 길을 잃었던 이들, 선거를 줄곧 타인의 이벤트로 여겨왔던 이들, 그리고 이제 막 자신의 삶과 정치의 연결고리를 감각하기 시작한 모든 ‘새로운 유권자’를 향한 초대장이다.
본 기획은 팬덤과 알고리즘, 마타도어가 뒤섞인 혼탁한 선거 환경 속에서 청년의 시각으로 정보를 해독할 수 있는 ‘현실형 선거 가이드’를 지향한다. 단순히 후보자의 이름과 나열된 공약을 전달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유권자에게 실제로 필요한 ‘판단의 무기’를 제공하고자 한다.
이 기획의 목적지는 투표 당일의 선택 그 너머에 있다. 한 표를 던지는 찰나의 순간이 아니라 그 투표가 투표함 밖에서 어떻게 우리의 삶으로 이어지는지를 탐색한다. ‘뉴권자 플레이 매뉴얼’은 청년 유권자들이 능동적인 정치 플레이어로 서기 위한 가장 확실한 공략집이 될 것이다.
선거 전, 청년 유권자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한 투표 독려만이 아니었다. 왜 투표해야 하는지, 지방선거가 내 삶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후보자와 공약은 어떤 기준으로 봐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 ‘지침서’가 필요했다.
지난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투데이신문은 청년 유권자를 위한 ‘뉴권자 플레이 매뉴얼’을 제시했다. 이번 기획은 청년이 한국 민주주의에서 해온 역할을 되짚는 데서 출발해, 지방선거의 구조와 의미, 후보자와 공약 판단 기준을 살폈다. 지방선거가 주거·복지·교육·지역 일자리 등 청년의 일상에 미치는 영향도 짚었다. 단순히 “청년 지원” 문구가 있다고 좋은 공약은 아니었다. 후보자의 이름과 정당만이 아니라, 내 지역과 삶을 바꿀 수 있는 정책인지 확인하는 일이 중요했다. 동시에 팬덤정치, 진영논리, 검증되지 않은 정보, 정당·인물·라인 투표 사이에서 흔들리는 기준도 다뤘다.
선거가 끝난 뒤 질문은 하나로 모인다. “청년들은 이 기준을 활용할 수 있었을까?” 공약을 비교하고, 선관위 자료와 선거공보물, 언론 보도, SNS 등을 실제 판단에 활용했을까. 정당과 후보, 공약 사이에서 무엇을 더 중요하게 봤을까. 팬덤정치와 진영논리 경계는 실제 선택 과정에서도 가능했을까. 투표 절차를 거쳐 한 표를 행사하기까지 어떤 경험을 했을까
투데이신문은 이번 지방선거를 경험한 청년 유권자 20명에게 투표 과정, 후보 선택 기준, 공약 확인 여부, 정보 활용 방식, 청년 의제, 정치권에 바라는 점을 물었다. 기사는 청년 유권자들의 답변을 토대로 선거 경험과 인식, 정책 요구를 중심으로 구성했다. 다만 취재원의 자유로운 의견 개진과 신원 보호를 위해 이름은 불가피하게 모두 가명으로 처리했으며, 나이와 거주지 등 개인정보는 본인이 공개에 동의한 범위에서만 표기했다.
아울러 정회옥 명지대 정치외교학부 교수와 함께 답변을 심도 있게 분석했다. 정 교수는 청년들의 응답을 정치 무관심으로 보기보다 지방선거의 복잡한 구조와 부족한 후보 정보, 단기적 청년 공약, 정당의 청년 정치인 육성 부재가 맞물린 결과로 해석했다. 특히 청년을 선거철에만 이용하는 대상이 아니라, 지역 문제와 정책 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정치 주체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인터뷰는 청년들이 어떤 환경 속에서 선택했고, 어떤 한계를 마주했는지 살펴보는 데 목적이 있다. 선거 전 제시했던 기준이 현실에서 작동했는지, 작동하지 못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지 검토한다. 청년들은 이번 선거에서 무엇을 보고 선택했을까. 정치권은 다음 선거에서 청년들에게 무엇을 보여줘야 할까.
정당보다 공약 보려 했지만…후보 차별성은 ‘글쎄’
정당보다 후보가 어떤 사람인지, 공약이 얼마나 현실적인지가 더 중요했다 김서연(대학생·20세·여)
“이번 선거에서는 정당보다 후보 개인을 더 많이 보려고 했다. 후보가 어떤 활동을 해왔는지, 도덕적으로 문제는 없는지,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사람인지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 공약도 직접 찾아보며 비교했지만 대부분 ‘지역 경제 활성화’처럼 비슷한 표현이 많아 후보마다 어떤 차이가 있는지 판단하기 쉽지 않았다. 청년 공약도 ‘청년 일자리’라는 말은 많이 등장했지만 실제 내용을 보면 시대 변화를 반영한 현실적인 대안보다는 형식적으로 느껴지는 경우가 많았다. 이제는 부모의 자산이나 인맥이 아니라 노력한 만큼 취업과 교육에서 정당하게 보상받을 수 있는 사회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정치권도 상대를 비난하는 데 집중하기보다 객관적인 데이터와 정책을 중심으로 경쟁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
선거는 약속을 얼마나 현실적으로 지킬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이었다 이준호(대학생·21세·남)
“군 복무 중 사전투표를 했는데 군복을 입고 동기들과 선거 공보물을 보며 후보들의 공약을 이야기했던 시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후보를 선택할 때도 구체적인 예산 계획이 없는 선심성 공약은 가장 먼저 제외했고, 실제로 실현 가능한 정책인지 살펴보려고 했다. 군 복무 청년을 위한 상해보험 지원 공약은 현재 내 상황과 맞닿아 있어 특히 관심 있게 봤다. 다만 거대 정당 후보에 비해 소수정당 후보들은 정보를 찾기가 어려워 비교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앞으로는 지방에서도 청년들이 좋은 일자리를 찾고 정착할 수 있도록 노동 환경과 지역 인프라를 개선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정치권 역시 극단적인 혐오와 네거티브를 멈추고 민생을 위한 협력과 토론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후보를 선택할 때 가장 먼저 본 것은 공약보다 범죄 이력이었다 정민재(대학생·21세·여)
“이번 선거에서는 투표해야 할 부문과 후보자가 많아 하나하나 비교하고 판단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 다행히 점심시간 직후 투표소를 방문해 대기 없이 바로 투표할 수 있었고, 집과 가까워 접근성도 좋았다. 그러나 투표소 밖 안내원들이 유권자를 안내하기보다 서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보여 아쉬웠다. 후보를 고를 때는 무엇보다 범죄 이력을 가장 중요하게 살펴봤다. 합당한 이유를 설명하지 못하는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 국민을 대표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후보들의 공약과 범죄 이력은 집으로 배송된 선거공보물을 보며 비교했고, 교육감 후보의 ‘유보통합(유아교육·보육 통합) 실현’ 공약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 다만 일부 후보는 QR코드를 통해서만 공약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해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은 불편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는 청년 일자리 부족과 경력직 중심의 채용 문화, 지방과 수도권의 격차 문제를 지속적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실현하기 어려운 공약을 남발하기보다 실제로 이행할 수 있는 공약을 제시하는 정치가 필요하다.”
공약은 현실성이 있어야 하고, 선거는 국민이 신뢰할 수 있어야 한다 임선우(24세·남)
“이번 선거에서 가장 기억에 남은 것은 사실 투표보다 선거 이후에도 계속된 여러 논란이었다. 국민들이 결과를 신뢰할 수 있도록 투표부터 개표까지 모든 과정이 더욱 투명하게 운영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후보를 선택할 때는 정당보다 공약의 실현 가능성과 후보자의 신뢰성을 가장 중요하게 봤다. 선거공보와 인터넷 기사, 후보자 토론을 비교하며 공약을 확인했고, 교통 개선과 청년 일자리, 지역 상권 활성화 공약이 현실적으로 와닿았다. 특히 청년 주거 부담을 덜어주는 정책이 가장 인상 깊었다. 그럼에도 청년 의제는 충분히 다뤄지지 않았다고 느꼈고, 앞으로도 청년의 주거와 일자리 문제는 지속적으로 논의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정치권은 선거 과정과 결과를 국민이 신뢰할 수 있도록 공정하고 투명한 선거 시스템을 만드는 데 힘써야 할 것이다.”
공약은 제시하는 것보다 실제로 지키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 박지은(취준생·25세·여)
“내가 이용한 투표소는 이전 선거와 마찬가지로 안내와 접근성, 대기 시간 모두 큰 불편이 없었지만, 전국적으로 발생한 투표 부족 사태는 아쉬움이 남는다. 후보를 선택할 때는 공약과 정당뿐 아니라 과거 공약 이행 여부와 정책 성과까지 함께 고려했다. 공약은 인터넷 검색과 유튜브를 통해 비교했고, 동서울터미널 재개발과 기업 유치, 출퇴근 교통 인프라 확충과 같은 공약이 지역 발전과 청년 생활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청년 의제가 충분히 다뤄지지 않았다고 느꼈다. 새로운 공약을 제시하는 것만큼 당선 이후 실제 공약이 얼마나 이행됐는지와 그 결과를 꾸준히 점검하는 문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들의 답변은 청년 유권자들이 정당만 보고 투표한 것이 아니라 후보자의 자질과 공약의 현실성을 함께 살피려 했다는 점을 보여준다. 후보자의 도덕성, 범죄 이력, 예산 계획, 실현 가능성, 과거 공약 이행 여부가 주요 판단 기준으로 등장했다. 청년들은 정치에 무관심해서 공약을 보지 않은 것이 아니라, 오히려 공약을 더 정확히 검증하고 싶어 했다. 다만 응답자들은 후보별 공약이 비슷하고 소수정당 후보와 기초 후보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실제 비교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말했다. 공약은 ‘지역 경제 활성화’처럼 비슷한 표현으로 제시됐고, 예산과 추진 일정은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정회옥 명지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도 후보 검증의 핵심 기준으로 ‘신뢰성과 실행 가능성’을 꼽았다. 정 교수는 좋은 후보란 듣기 좋은 약속을 많이 하는 사람이 아니라, 국민과의 약속을 책임 있게 실천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유권자는 후보자의 도덕성, 법 준수 여부, 과거 공약 이행 실적, 전문성과 문제 해결 능력을 함께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약 역시 방향만 제시할 것이 아니라 재원 조달 방안과 구체적 추진 일정이 동반돼야 판단이 가능하다고 했다. 청년 응답자들이 후보자의 범죄 이력과 공약 이행 여부, 예산 계획을 따져보려 한 모습은 이러한 후보 검증 기준이 실제 유권자의 선택 과정에서도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정보는 넘쳤지만, 공약 비교는 어려웠다
SNS는 가장 편한 정보 창구였지만, 청년들이 원하는 의제는 충분히 다뤄지지 않았다 최유진(대학생·19세·여)
“투표 인증샷을 남기려고 예쁜 인증용 종이를 따로 준비했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투표소에서는 가족과 동선이 나뉘는 모습을 보기도 했고, 종이 공보물이 너무 많이 배달돼 버려지는 모습도 아쉬웠다. 선거 정보는 인스타그램 시사 채널이나 정치 계정의 카드뉴스를 가장 많이 활용했다. 이미지로 핵심 내용을 빠르게 볼 수 있어 일상에서 접하기 편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후위기나 동물권, 젠더 문제처럼 20대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의제는 선거 과정에서 충분히 다뤄지지 않았다고 느꼈다. 디지털 성범죄 대응과 같은 청년들의 안전 문제도 더 적극적으로 논의됐으면 좋겠고, 선거운동 방식 역시 종이 중심이 아니라 친환경적이고 디지털 중심으로 변화했으면 한다.”
청년이 정책을 쉽게 이해하고 선택할 수 있는 정치가 필요하다 김아리(20세·여)
“이번 선거는 사전투표로 참여했는데 대기 없이 빠르게 끝나 편리했다. 투표소도 집에서 걸어갈 수 있는 거리라 접근성은 좋았지만, 후보와 투표용지가 너무 많아 투표 과정이 다소 혼란스러웠다. 후보는 공약을 하나씩 비교하기보다 정당과 후보의 연령을 고려했다. 과거에는 공약을 찾아본 적도 있지만, 공약 이행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고 내용도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어 이번에는 자세히 살펴보지 않았다. 오히려 누구나 쉽게 공약을 비교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선거 정보도 직접 검색하기보다 유세 차량을 통해 자연스럽게 접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 선거에서는 청년 의제가 충분히 다뤄지지 않았고, 여전히 중장년층 중심의 정책이 많다는 인상을 받았다. 앞으로는 청년의 주거와 일자리 문제를 꾸준히 논의하고, 젊은 세대의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는 새로운 정치 문화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정치권은 국민이 믿을 수 있는 정치와 선거를 만들어야 한다 최두호(취준생·26세·남·부산)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가장 기억 남는 선거였다. 내가 이용한 투표소는 이전과 다를 것 없이 원활하게 운영됐지만, 전국적으로 발생한 문제를 보며 선거 관리에 대한 아쉬움을 느꼈다. 또 거대 양당 후보 중심의 선거 구도가 반복되는 점도 아쉬웠다. 후보를 고를 때 정당을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했고, 유튜브를 통해 공약을 간단히 확인했지만 후보 간 뚜렷한 차별성은 느끼지 못했다. 특히 기초의원 후보에 대한 정보는 부족해 충분히 비교하기 어려웠다. 청년 공약 역시 일자리 정책 정도만 기억에 남았지만 실효성에는 의문이 들었다. 선거 정보는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릴스를 통해 주로 접했고, 청년 의제도 기존과 크게 다르지 않은 내용이 반복된다는 인상을 받았다. 이제는 지역 격차 해소를 위한 정책이 더욱 중요하게 논의돼야 하고, 무엇보다 정치권과 선거 관리 전반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청년을 위한 정책보다 청년의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하는 정치가 필요하다 이유은(대학생·24세·여)
“이번 선거에서는 여러 장의 투표용지를 받아 당황했던 기억이 가장 남는다. 투표소는 집 근처 주민센터에 있어 접근성이 좋았고, 큰 불편 없이 투표를 마칠 수 있었다. 그러나 우편으로 받은 선거공보물을 모두 읽기 어려웠던 만큼, 후보자 정보를 인터넷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안내가 더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후보는 정당을 중심으로 판단했지만 모든 표를 같은 정당에 주지는 않았고, 유튜브를 통해 후보와 공약을 비교해 보며 결정했다. 기초의원 후보에 대한 정보는 부족했고, 청년 공약도 기존 취업 지원이나 청년수당과 크게 다르지 않아 차별성을 느끼기 어려웠다. 청년 의제 역시 실제 청년들이 원하는 방향보다는 표를 얻기 위한 형식적인 공약처럼 보였다. 앞으로는 청년 주거 문제가 지속적으로 논의돼야 하며, 정치권도 청년을 단순한 지원 대상이 아닌 정책의 주체로 보고 목소리를 적극 반영하는 정치가 이뤄졌으면 좋겠다.”
청년 유권자들은 선거 정보를 접하지 않은 것이 아니었다. 인스타그램 카드뉴스, 유튜브, 릴스, 선거공보물, 포털 검색, 유세 차량 등 정보 접근 경로는 다양했다. 그러나 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는 것과 그 정보를 바탕으로 후보를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은 다른 문제였다. 응답자들은 후보자가 많고 투표용지가 복잡하며, 기초의원 후보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공약 역시 한눈에 비교하기 어렵고, 과거 이행 여부를 확인하기 힘들었다. 이는 청년들이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더라도 지방선거의 복잡한 구조 앞에서는 판단 비용을 크게 느낄 수밖에 없다는 점을 보여준다. 정보가 흩어져 있고, 후보별 차이를 쉽게 확인하기 어렵다면 유권자는 결국 정당 이미지나 익숙한 플랫폼의 요약 정보에 의존하게 된다.
정회옥 교수는 지방선거를 대표적인 ‘고정보·고복잡성 선거’로 설명했다. 한 번에 여러 명의 후보를 선택해야 하고 후보자 수는 많지만 정책 정보는 충분히 제공되지 않아, 투표 경험이 적은 청년층에게 비교·판단 비용이 높다는 것이다. 또한 정 교수는 20대 유권자들이 유튜브, 인스타그램, 숏폼 영상,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정치 정보를 소비하는 반면, 기존 선거운동은 현수막과 유세차 중심의 일방향 전달 방식에 머물러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숏폼 콘텐츠는 정치 참여의 문턱을 낮추는 장점이 있지만, 복잡한 정책 맥락을 충분히 전달하기 어렵고 알고리즘 편향을 강화할 위험도 있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청년들이 쉽고 빠르게 정보를 접할 수 있도록 하되, 언론 보도와 토론회, 공약집 등 신뢰할 수 있는 자료와 함께 확인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고 봤다.
청년에게 와닿은 공약은 생활과 가까운 문제였다
청년의 일상과 가까운 공약일수록 더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정도현(대학생·19세·남)
“친구들과 함께 사전투표를 하러 갔던 경험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안내도 잘 이뤄져 투표 자체는 편했지만, 대학가 근처에는 사전투표소가 없어 꽤 먼 거리를 이동해야 했던 점은 아쉬웠다. 후보를 고를 때는 청년들의 고민을 이해하고 시민들과 소통하려는 태도를 중요하게 생각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공약도 대학가 원룸촌에 CCTV와 가로등을 확대하겠다는 내용이었다. 늦은 밤 귀가하는 대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정책이라고 느꼈다. 청년 주거 안정 대책도 앞으로 계속 논의돼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높은 월세와 전세사기 불안 때문에 독립을 꿈꾸기 어려운 현실을 바꿀 장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며, 정치권도 선거철에만 청년을 찾지 말고 평소에도 청년의 의견을 정책에 반영하는 창구를 마련했으면 한다.”
정당보다 정책을 보고 투표했고, 청년에게 필요한 공약은 현실성이 부족했다 이하준(대기업 직장인·30세·남·자가 아파트 보유)
“이번 선거에서는 정당이나 후보의 이미지보다 정책만 보고 투표했다. 이전에는 정당이나 SNS 여론, 후보자의 성품도 함께 고려했지만 이번에는 우리 지역에 실제 도움이 될 정책을 제시한 후보를 선택했다. 일부 지역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국민의 참정권을 침해할 수 있는 문제인 만큼 다시는 반복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후보들의 공약은 선거공보물과 언론 보도를 통해 직접 비교했고, 지역 재개발 문제를 구체적인 계획과 일정으로 제시한 공약이 가장 인상 깊었다. 반면 청년 공약은 대부분 형식적으로 포함된 수준이었고 장기적인 비전이 부족했다. 앞으로도 청년 일자리와 주거 문제는 꾸준히 논의돼야 하며, 정치권 역시 상대를 비난하기 위한 공약보다 국민의 삶을 바꿀 수 있는 정책 경쟁에 집중했으면 좋겠다.”
정쟁보다 국민이 선택한 공약을 함께 실천하는 정치가 필요하다 이반석(대기업 직장인·26세·남·대구)
“이번 선거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정말 충격적이었다. 부실한 선거 관리로 인해 부정선거 의혹까지 커진 점이 아쉬웠고, 다시는 반복되지 않아야 할 문제라고 생각했다. 내가 이용한 투표소는 안내와 접근성, 대기 시간 모두 만족스러웠지만, 투표용지를 접는 방식처럼 사소한 절차도 명확한 기준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후보를 선택할 때는 교통과 편의시설 관련 공약을 가장 중요하게 살펴봤고, 특히 GTX와 같은 교통 공약이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선거 정보는 주로 SNS와 인터넷을 통해 확인했지만, 청년 복지보다 청년 일자리 문제에 대한 현실적인 대책이 더 필요하다고 느꼈다. 앞으로도 일자리와 주거, 교육 등 다양한 청년 의제를 꾸준히 논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정치권은 상대를 비난하는 데 그치지 말고 국민이 선택한 공약을 함께 실천하며 더 나은 정책을 만들어가는 협력의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
눈앞의 표보다 지역을 바꿀 수 있는 현실적인 공약이 제시해야 한다 문지훈(대학생·22세·남)
“타지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어 이번 선거는 관외 사전투표로 참여했다. 학교 근처에 투표소가 있어 접근성이 좋았고 대기 없이 빠르게 투표를 마칠 수 있었다. 후보는 정당을 기본적으로 고려했지만, 실제로 실현 가능하고 지역에 도움이 될 공약인지도 중요하게 살펴봤다. 선거공보물과 후보자 팸플릿을 비교하고, 인터넷 검색을 통해 공약을 다시 확인한 뒤 투표했다. 하지만 지역 발전과 연결되는 현실적인 공약은 많지 않았고, 소상공인 지원처럼 매번 반복되는 내용이 대부분이라 아쉬웠다.청년 공약 역시 AI를 단순히 접목한 수준에 그쳐 청년 일자리 문제를 해결할 만한 정책은 부족하다고 느꼈다. 앞으로는 지역 차원에서 기업 유치와 일자리 창출을 적극 추진하는 정책이 필요하며, 정치권도 단기적인 인기보다 지역을 장기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실현 가능한 공약을 제시했으면 좋겠다.”
보여주기식 공약보다 현실에서 증명할 수 있는 정책을 선보여야 한다 서예린(대학생·21세·여성)
“올해 전입신고를 한 뒤 처음으로 현재 거주하는 지역의 후보에게 직접 투표한 경험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 투표소는 집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있어 접근성이 좋았고 대기 시간도 거의 없어 편리하게 투표를 마칠 수 있었다. 후보는 소속 정당과 의정 능력을 우선적으로 고려했고, 선거공보물과 인터넷을 활용해 공약을 비교했다. 안산시의 교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교통 인프라 확충 공약은 구체적인 계획이 제시돼 인상 깊었지만, 청년 공약은 기존 정책을 반복하는 수준이어서 크게 와닿지 않았다. 앞으로도 청년 일자리 문제는 청년 유권자들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논의해야 할 중요한 의제라고 생각한다. 정치권 역시 선거철마다 비슷한 공약을 반복하기보다 실제 지역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정책을 제시하고, 그 결과를 현실에서 증명하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본다.”
응답자들이 기억한 공약은 거창한 정치 구호보다 생활 밀착형 공약이었다. 대학가 원룸촌의 CCTV와 가로등, 교통 인프라, 지역 재개발, GTX, 기업 유치, 지역 일자리처럼 일상에서 체감되는 의제가 더 강하게 남았다. 이는 청년에게 지방선거가 멀고 추상적인 선거로만 인식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생활 여건을 바꿀 수 있는 제도로 연결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그 가능성이 실제 관심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지방정부의 정책이 청년의 삶과 어떻게 맞닿아 있는지 더 분명하게 전달돼야 할 것이다. 청년들이 취업, 주거, 교육 문제를 중앙정부의 영역으로만 인식한다면 지방선거는 여전히 효능감이 낮은 선거로 남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 교수는 지방선거에서 청년 참여를 높이려면 지방정치가 청년의 생활 문제와 연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년들이 취업·주거·교육 문제를 중앙정부의 영역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아 지방선거의 체감도가 낮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청년 1인 가구, 대학생, 실거주 청년이 체감할 수 있는 생활 공약을 발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년 참여 예산제’와 ‘생활권 단위 주민참여 플랫폼’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대학 진학이나 취업 과정에서 실제 거주지와 주민등록상 주소지가 분리되는 경우가 많아 지역 정치에 대한 소속감이 약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청년 공약은 늘었지만…청년의 삶을 바꾸기엔 부족해
첫 투표를 하며 시민으로서의 책임감을 느꼈고, 청년 정책도 더 근본적인 방향으로 바뀌길 바란다 유다은(대학생·20세·여)
“이번이 첫 투표였는데 주민등록증을 보여주고 투표용지를 받는 순간 ‘이제는 나도 사회 구성원이구나’라는 책임감이 들어 뭉클했다. 처음이라 긴장했지만 투표소 안내가 친절해 어렵지 않게 마칠 수 있었다. 선거 정보는 집으로 배송된 선거공보물을 가장 신뢰했다. 디지털 콘텐츠도 편리하지만 종이에 직접 밑줄을 그으며 후보들의 공약을 비교하는 것이 더 도움이 됐다. 기억에 남는 공약은 청년들이 직접 예산 편성에 참여하는 ‘청년 참여 예산제 확대’였다. 다만 청년 공약은 현금성 지원에 치우친 경우가 많았고, 청년들이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사회 구조를 만드는 정책은 부족하다고 느꼈다. 선거 이후에도 공약 이행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제도가 마련돼야 정치에 대한 신뢰도 높아질 것이다.”
청년을 위한 정책이 늘어나야 청년들의 정치 참여도 높아질 수 있다. 김정걸(대학생·25세·남)
“사실 생각보다 주변에 투표하지 않은 또래가 많았다. 사전투표를 했는데 대기 시간이 길지 않았고 안내도 잘 돼 있어 불편함 없이 참여할 수 있었다. 후보를 고를 때는 전과 여부와 소속 정당, 후보자의 배경을 중요하게 살펴봤으며, 시장 후보의 공약은 직접 검색해 비교했다. 특히 지역의 자연환경과 관광자원을 활용하기 위한 관광 공사와 고급호텔 설립 공약이 지역 발전과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인상 깊었다. 하지만 청년을 위한 공약은 다른 세대를 대상으로 한 정책에 비해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선거공보물을 직접 받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포털사이트에 공개된 공약을 직접 찾아봤고, 필요한 정보는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청년 주거와 일자리 문제는 가장 우선적으로 논의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청년을 위한 정책이 확대돼야 청년들의 정치 관심과 투표 참여도 함께 높아질 수 있을 것이다. 정치권도 특정 세대만 겨냥하기보다 미래 세대를 위한 정책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였으면 좋겠다.”
청년이 원하는 정책은 지원금보다 현실을 반영한 변화다 조성민(취준생·26세·남·경기)
“이번 선거에서는 여성 후보가 이전보다 늘어난 점이 가장 인상 깊었다. 투표소는 동선이 잘 정리돼 있었고 대기 시간도 길지 않아 편리하게 투표할 수 있었다. 다만 후보자 정보를 공보물보다 인터넷에서 더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후보는 지역을 어떻게 운영하려는지를 가장 중요하게 봤고, 인터뷰 영상과 뉴스를 통해 공약을 확인했다. 교통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공약은 관심 있게 살펴봤지만,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내용이 많아 실현 여부에는 의문이 들었다. 청년 공약도 대부분 지원금 중심이었고, 실제 청년들이 원하는 정책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고 느꼈다. 앞으로는 주거와 교통 문제를 지속적으로 논의해야 하며, 정치권도 정당 간 대립보다 청년의 목소리를 충분히 듣고 현실적인 정책을 마련하는 데 더 집중했으면 좋겠다.”
청년 공약이 선거에서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응답자들은 그것이 실제 청년의 삶을 바꾸는 정책으로는 체감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청년 참여 예산제처럼 긍정적으로 평가된 공약도 있었지만 상당수는 청년 공약이 현금성 지원, 기존 정책의 반복, 홍보성 문구에 머문다고 봤다. 청년들이 원하는 것은 단기 지원만이 아니었다. 월세 부담, 전세사기 불안, 일자리 질, 취업 준비 비용, 지역 정착 기반처럼 삶의 조건을 바꾸는 정책을 원했다. 이러한 간극은 청년 공약이 양적으로 늘어났음에도 청년 유권자에게 충분히 설득력 있게 다가가지 못하는 이유를 보여준다. 청년을 단순한 정책 수혜자로 설정하는 방식만으로는 청년 의제를 충분히 설명할 수 없다.
정 교수는 청년 공약과 실제 청년이 원하는 것 사이에 괴리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선거 때마다 청년 지원금, 수당, 대출 확대와 같은 단기 지원 정책은 반복되지만, 청년들이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는 일자리, 주거, 교육, 자산 형성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데에는 부족한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청년 유권자들이 원하는 것은 월세 부담을 어떻게 낮출 것인지, 취업 준비 비용을 어떻게 줄일 것인지, 중소기업이나 비정규직 일자리의 질을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처럼 매우 구체적이다. 그러나 실제 선거에서 제시되는 청년 공약은 ‘청년 참여 확대’, ‘청년 기회 보장’, ‘청년센터 활성화’, ‘창업 지원 확대’처럼 추상적인 경우가 많다고 봤다. 정 교수는 청년 정책이 실효성을 갖기 위해서는 일회성 지원이나 상징적 공약을 넘어 고용시장 개혁, 안정적인 주거 공급, 교육과 노동시장 간 연계 강화 등장기적이고 지속 가능한 정책으로 설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청년을 정책의 수혜 대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정책 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주체로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보보다 중요한 건 ‘신뢰’와 ‘청년 대표성’
청년 의제보다 갈등을 부추기는 정치가 더 눈에 들어왔다 노서윤 (대학생·23세·여)
“이번 선거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일부 지역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였다. 국민의 기본권인 참정권을 보장해야 하는 선거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점이 아쉬웠고, 선거 운영이 더 철저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내가 이용한 사전투표소는 안내와 접근성, 대기 시간 모두 만족스러웠지만, 참관인이 투표함보다 휴대전화를 보고 있는 모습은 다소 아쉬웠다. 후보를 볼 때는 공약을 세세하게 비교하기보다 평소 지지하던 정당을 기준으로 판단했다. 후보 간 공약이 크게 다르다고 느끼지 못했고, 선거공보물만으로도 필요한 정보는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기억에 남는 청년 공약은 거의 없었다. 40대 이상 유권자를 겨냥한 정책이 많았고, 청년 유권자에게는 정책보다 홍보를 통해 친숙한 이미지를 만드는 데 더욱 집중한 것 같았다. 앞으로는 청년 일자리와 복지 문제를 더 적극적으로 논의해야 하며, 무엇보다 정치권이 서로를 배척하고 혐오를 조장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국민을 위한 정책 경쟁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정책 경쟁보다 거대 양당의 대립이 더 두드러졌던 선거였다 강민석 (대학생·22세·남)
“투표할 때마다 확인증을 요청하는 편인데, 이번에도 선거사무원이 확인증 발급 절차를 잘 모르고 있어 직접 설명해 드리며 받은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투표소 운영 자체는 만족스러웠다. 대기 시간도 거의 없었고 안내도 명확했으며 집에서 걸어서 10분 정도 거리라 접근성도 좋았다. 다만 일부 지역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관리 문제는 안타까웠고, 선거철마다 무분별하게 설치되는 현수막도 환경과 도시 미관을 고려하면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후보를 선택할 때는 정당과 후보자의 능력을 가장 중요하게 봤고, 선거공보물을 통해 공약을 비교했다. 안산의 교통 문제와 GTX, 4호선 관련 공약은 지역 현안과 맞닿아 있어 관심 있게 살펴봤지만, 기억에 남는 청년 공약은 없었다. 이러한 청년 의제를 내놓을 바에는 지역 전체를 위한 정책이 우선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거대 양당 중심의 대립 정치에서 벗어나 다양한 정당이 정책으로 경쟁할 수 있는 정치 환경이 마련됐으면 한다.”
이름보다 자질을 갖춘 후보를 선택할 수 있는 정치가 필요하다 오현우(취준생·27세·남)
“내가 참여한 사전투표는 안내가 원활했고 불편함은 없었지만, 일부 지역에서 발생한 문제는 선거 관리의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점에서 아쉬웠다. 후보는 정당을 기본적으로 고려하면서도 청년과 소수자를 위한 공약을 함께 살펴봤다. 시장과 구청장 후보의 정보는 비교적 쉽게 확인할 수 있었지만, 시의원과 구의원 후보는 정보를 찾기가 어려워 개선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지역 발전 공약도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인상을 받았고, 기억에 남는 청년 공약은 AI 지원 정책 정도였다. 이번 선거에서는 청년 의제가 충분히 다뤄지지 않은 것 같다. 앞으로는 청년들이 필요한 정책을 정치권에 적극적으로 요구할 수 있는 논의가 이어져야 한다고 본다. 무엇보다 정치권은 인지도보다 후보자의 자질과 역량을 충분히 검증해 유권자가 신뢰할 수 있는 후보를 내세우는 데 더 힘써주길 바란다.”
이들의 답변은 청년 유권자들이 단순히 ‘청년 공약을 더 늘려달라’고 요구한 것이 아니라, 정치문화와 정당 구조의 변화를 함께 요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팬덤정치와 진영논리, 거대 양당 중심 구도, 후보 정보 부족은 청년 유권자가 정책을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을 어렵게 만들었다. 후보 간 공약 차이가 뚜렷하지 않거나 정보가 부족할수록 유권자는 정당 이미지나 기존 지지에 기대게 된다. 청년에게 친숙한 홍보 방식이 늘어났다고 해서 청년 정치가 강화되는 것도 아니었다. 동시에 청년 정치인이 단순히 젊다는 이유만으로 대표성을 갖는 것이 아니라, 실제 청년의 문제를 의제로 만들고 해결할 역량을 갖춰야 한다는 요구도 나타났다.
정 교수는 2022년 지방선거를 전후해 정당들이 청년 인사를 경쟁적으로 영입한 것은 의미 있는 변화였지만, 구조적 변화라기보다 선거 국면에서 나타난 단기적 대응에 가까웠다고 평가했다. 정당이 청년 정치인을 내부에서 장기적으로 육성하기보다, 이미 언론 노출이 있거나 상징성이 있는 청년 인물을 선거 전략상 전면에 배치하는 방식이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선거 이후 청년 정치인이 어떤 경로로 성장하고, 정책 역량을 어떻게 축적할지에 대한 체계는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청년 정치가 이미지 전략으로 소비되지 않으려면 정당 내부의 장기 교육과 훈련, 지역 활동 지원, 정책 자문, 실제 도전 가능한 공천 구조가 마련돼야 한다고 했다. 또한 팬덤 정치와 진영 양극화가 정책 경쟁을 약화시키고, 청년 유권자에게 피로감과 냉소를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청년 정치인의 역할은 단순히 젊은 세대를 대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주거 불안, 전세사기, 플랫폼 노동, 지역 청년 유출, 고립 청년 문제처럼 기존 정치가 충분히 다루지 못한 의제를 정치권 안으로 끌어올리는 데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년을 대상이 아닌 당사자로
청년 유권자들의 답변은 이번 지방선거가 단순히 투표 참여 여부만으로 설명될 수 없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들은 투표소에 갔고, 공약을 찾아보려 했으며, 후보자의 정당과 이력, 정책의 실현 가능성을 각자의 기준으로 판단하려 했다. 후보의 도덕성, 범죄 이력, 예산 계획, 과거 공약 이행 여부를 살피려는 응답도 있었다. 그러나 후보자는 많았지만 공약은 비슷했으며, 기초의원이나 소수정당 후보의 정보는 확인하기 어려웠다고 지적했다.
지방선거는 청년의 삶과 무관한 선거가 아니었다. 응답자들이 기억한 공약은 대학가 원룸촌 안전, 교통 인프라, 지역 재개발, 기업 유치, 청년 일자리처럼 생활과 밀접한 문제였다. 이는 지방정치가 청년의 일상과 연결될 때 지방선거도 충분히 체감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실제 거주지와 주민등록상 주소지가 분리되는 현실, 지방정부 정책에 대한 낮은 체감도는 청년과 지역 정치 사이의 거리를 넓히고 있었다.
청년 의제에 대한 평가는 냉정했다. 청년 공약은 늘어났지만, 상당수 응답자는 그것이 삶의 조건을 바꾸는 정책이라기보다 현금성 지원, 기존 정책의 반복, 홍보성 문구에 머문다고 봤다. 청년들이 요구한 것은 단순한 지원금이 아닌 월세 부담, 전세사기 불안, 취업 준비 비용, 일자리 질, 지역 정착 기반처럼 삶의 구조를 바꾸는 정책이었다.
청년 20명과 진행한 심층 인터뷰가 남긴 질문은 청년이 정치에서 얼마나 중요한 존재로 다뤄지고 있느냐다. 이들이 요구한 것은 “투표하라”는 독려에 그치는 정치가 아니었다. 믿고 비교할 수 있는 정보, 실현 가능성을 따져볼 수 있는 공약, 선거 이후 이행 과정을 확인할 수 있는 제도, 그리고 청년의 목소리가 정책으로 이어지는 경험이었다. 정치의 ‘청년 무관심’에서 탈피해 청년을 정책의 대상이 아닌 당사자로 인정하는 정치가 필요하다는 시대적 요구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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