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니 뭐니 해도 여름 밥상에는 노릇하게 구운 생선 한 토막이 잘 어울린다. 고등어, 갈치, 민어처럼 여름에 맛이 좋은 생선은 흰쌀밥과도 잘 맞고 입맛이 떨어지는 날에도 든든한 반찬이 된다.
문제는 냄새다. 생선을 팬에 올리는 순간 주방은 물론 거실까지 비린내가 퍼진다. 장마철처럼 습도가 높은 날에는 냄새가 더 오래 남아 생선구이를 망설이는 집도 많다.
하지만 생선을 굽기 전 몇 가지 손질만 해도 냄새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집에 있는 재료를 알맞게 쓰고, 굽는 순서만 조금 바꾸면 온 집안에 퍼지는 비린내를 한결 덜 수 있다. 지금부터 자세히 알아보자.
쌀뜨물·우유·맥주에 잠깐 담그기
생선을 굽기 전에는 먼저 냄새를 줄이는 밑손질이 중요하다. 가장 쉬운 방법은 액체 재료에 생선을 잠시 담가두는 것이다.
쌀을 두 번째 이후로 씻어낸 쌀뜨물에 생선을 20분 정도 담가두면 비린내가 줄어든다. 쌀뜨물에 남은 전분 성분이 생선 표면에 붙은 불순물과 냄새를 함께 씻어내는 데 도움을 준다.
우유도 생선 손질에 쓸 수 있다. 우유 속 단백질과 지방 성분이 생선 표면을 감싸면서 냄새를 덜어준다. 비린내가 심한 생선을 우유에 잠깐 담가두면 살도 조금 더 부드러워진다.
먹다 남은 맥주에 재워두는 방법도 있다. 맥주의 산미와 알코올 성분이 생선 표면의 냄새를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 다만 술이나 맥주에 너무 오래 담가두면 살이 물러질 수 있다. 액체에 재우는 시간은 길어도 20분을 넘기지 않는 편이 좋다.
생강즙과 청주로 냄새 덜기
액체에 담그기 어렵다면 향이 있는 재료를 생선 표면에 발라도 된다. 생강은 생선 비린내를 줄일 때 자주 쓰이는 재료다. 알싸한 향이 냄새를 덮어주고 생선 맛도 깔끔하게 만든다.
생강즙과 청주를 적절한 비율로 섞은 뒤 생선 표면에 골고루 바른다. 그 상태로 잠시 둔 뒤 구우면 비린내가 줄고 은은한 향이 밴다.
청주나 맛술에 들어 있는 알코올은 팬에서 열을 받으면 날아간다. 이때 생선에서 나온 냄새 성분도 함께 줄어든다. 녹차 물을 쓰는 방법도 있다. 진하게 우린 녹차를 식힌 뒤 생선을 10분 정도 담가두면 녹차의 떫은맛 성분이 냄새를 덜어준다.
처음부터 뚜껑 닫지 않기
생선을 구울 때는 프라이팬 뚜껑을 처음부터 닫지 않는 것이 좋다. 초반에 뚜껑을 닫으면 생선에서 빠져나온 수분과 냄새가 팬 안에 갇힌다. 이 냄새가 다시 생선 살에 배면서 비린내가 더 진하게 느껴질 수 있다.
처음에는 뚜껑을 열고 굽는다. 생선 표면의 수분이 날아가면서 냄새도 함께 빠져나간다. 겉면이 노릇하게 익은 뒤에는 뚜껑을 덮어 속까지 익히면 된다.
불 조절도 중요하다. 처음부터 센 불로 오래 굽기보다 중간 불에서 표면을 익힌 뒤 불을 조금 낮추는 편이 낫다. 생선이 타면 비린내와 탄 냄새가 섞여 주방 냄새가 더 심해질 수 있다.
도마와 칼은 식초·레몬즙으로 마무리
조리 뒤 세척도 빼놓을 수 없다. 생선을 손질한 도마와 칼에는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생선 기름과 냄새가 남는다. 세제만으로 씻으면 냄새가 완전히 빠지지 않을 때가 있다.
이럴 때는 식초와 레몬즙의 신맛 성분이 비린내를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 식초나 레몬즙을 먼저 뿌리고 잠시 둔 뒤 뜨거운 물과 세제로 씻으면 냄새가 더 잘 빠진다. 도마는 씻은 뒤 바로 세워 말리는 것이 좋다. 물기가 남아 있으면 냄새가 다시 올라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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