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수요 믿고 400조 투자?" SK하이닉스, 서남권 클러스터 리스크 검증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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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수요 믿고 400조 투자?" SK하이닉스, 서남권 클러스터 리스크 검증 필요

M투데이 2026-07-01 09:49:5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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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곽노정대표이사 사장
SK하이닉스 곽노정대표이사 사장

[엠투데이 이세민 기자] SK하이닉스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이후의 새 생산 거점으로 서남권을 제시하며 400조 원 규모 투자 비전을 내놓은 가운데, 신중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은 30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서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AI 시대 메모리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반도체 클러스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곽 사장은 “AI 산업은 학습 단계를 넘어 실제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확산되는 시대로 진입했다”며 “향후 미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한다는 전제하에 용인 클러스터만으로는 충분히 수요를 충족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핵심은 AI 확산에 따른 HBM과 첨단 메모리 수요가 장기간 이어질 것이라는 판단이다.

SK하이닉스는 서남권에 총 400조 원 규모의 투자 비전을 제시했다. 반도체 생산시설뿐 아니라 SK그룹 차원의 AI 데이터센터 구축도 병행한다는 구상이다.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조감도 (출처 : 용인특례시)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조감도 (출처 : 용인특례시)

투자 명분은 분명하다. AI 서비스가 확산되면 데이터센터와 AI 가속기 수요가 늘고, 여기에 들어가는 HBM과 고성능 D램 수요도 커진다. 

현재 SK하이닉스는 HBM 시장에서 강한 지위를 갖고 있어 생산능력 확대가 곧 미래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 투자가 “AI 수요 폭발이 계속된다”는 전제 위에 놓여 있다는 점이다. 

반도체 산업은 대표적인 경기순환 산업이다. 수요가 강할 때 투자를 늘리면 몇 년 뒤 공급 과잉으로 가격이 급락하는 일이 반복돼 왔다. 

지금의 호황이 신규 팹이 완공되는 시점까지 같은 강도로 이어질지는 누구도 확신하기 어렵다.

전공정 팹은 투자 결정부터 양산까지 긴 시간이 필요하다. 부지 확보, 전력·용수 인프라 구축, 장비 반입, 수율 안정화까지 7~8년이 걸릴 수 있다. 2030년대 초반에도 AI 메모리 수요가 현재 전망만큼 빠르게 늘어날지가 핵심 변수다.

서남권 입지는 장점도 있다. 수도권보다 대규모 부지를 확보하기 쉽고, 태양광과 해상풍력 등 재생에너지 조달 여건도 상대적으로 좋다. 

30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서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발표하고 있다.(출처:KTV 캡쳐)
30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서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발표하고 있다.(출처:KTV 캡쳐)

하지만 반도체 클러스터는 땅과 전기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안정적인 전력망, 초순수와 산업용수, 폐수 처리, 고급 인력, 소재·부품·장비 협력사, 물류와 정주 여건이 함께 갖춰져야 한다. 하나라도 지연되면 투자 효율은 떨어질 수 있다.

특히 전력과 용수는 가장 민감한 과제다. 반도체 공장은 24시간 안정적으로 가동돼야 하고, 첨단 공정에는 막대한 초순수가 필요하다. AI 데이터센터까지 함께 들어서면 전력 수요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400조 원 규모 투자는 단계별 검증이 필요하다. 후공정·패키징·테스트,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부터 검증하고 시장 수요와 인프라 확보 상황에 따라 전공정 투자를 확대하는 방식이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서남권 반도체 투자는 한국 반도체 산업의 새 성장축이 될 수 있다. 다만 성공의 관건은 투자 규모가 아니라 수요 불확실성에 견딜 수 있는 실행 방식이다. 

정부와 기업은 전력·용수·인력·협력사 생태계 확보 계획과 수요 둔화 시 대응 방안까지 함께 제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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