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몰라 정식재판 기회 놓친 이주노동자, 재판 청구 또 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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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몰라 정식재판 기회 놓친 이주노동자, 재판 청구 또 기각

연합뉴스 2026-07-01 09:49:1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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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로만 쓰인 법원 약식명령서 이해 못해

시민단체 "한국어뿐인 약식명령, 이주노동자 재판받을 권리 박탈" 시민단체 "한국어뿐인 약식명령, 이주노동자 재판받을 권리 박탈"

[안산시흥이주노동자상담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인천=연합뉴스) 최은지 기자 = 한국어로만 쓰인 법원 약식명령서를 이해하지 못해 정식재판 청구 기한을 넘긴 외국인 이주노동자가 청구권 회복을 재차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법 형사항소4-3부는 캄보디아 국적 이주노동자 A씨가 '정식재판 청구권 회복 기각 결정'에 불복해 낸 즉시항고를 전날 기각했다.

아직 구체적인 결정 사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앞서 A씨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상 향정 혐의로 지난 4월 29일 인천지법에서 벌금 5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약식명령서는 5월 7일 A씨의 근무지에 송달됐으나 그가 아닌 동료 직원이 대신 수령했다.

A씨는 닷새 뒤에야 이 명령서를 확인했지만, 한국어로만 쓰인 약식명령서 내용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결국 그는 7일 이내 정식재판 청구라는 불복 기한을 알지 못한 채 사법적으로 대응할 기회를 놓쳤다.

안산시흥이주노동자상담소 측의 지원으로 A씨가 뒤늦게 제기한 정식재판 청구권 회복 신청은 지난달 9일 인천지법에서 기각됐다.

당시 법원은 A씨가 외국인이라 한국어를 이해하지 못했다는 사정은 형사소송법상 '자기 또는 대리인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과실이 없는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노동위원회 측은 대리인단을 꾸려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으며, 곧 재항고에도 나선다는 방침이다.

대리인단은 "이주노동자에게 약식명령서 번역문을 제공하지 않은 행위와 대법원이 관련 내규나 예규를 마련하지 않은 것은 명백한 인권 침해"라며 "국가인권위는 이를 인정하고 약식명령서 번역문 제공 의무화 규정을 신설하도록 권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cham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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