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진·박해일·이민호가 한 스크린에 모인다. 한국 영화계가 쉽사리 내놓기 어려운 트리플 캐스팅을 이룬 영화 '암살자(들)'이 올 추석 시즌 개봉을 확정하며 본격적인 기대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1974년 8월 15일, 전국에 생중계됐던 영부인 저격 사건을 처음으로 영화화한 작품으로 공개된 런칭 포스터부터 강렬한 서스펜스를 예고하고 있다.

"1974년 8월 15일"…최초 영화화에 도전

영화 '암살자(들)'은 1974년 광복절 기념식 도중 발생한 영부인 저격 사건을 정면으로 다룬 미스터리 추적극이다. 대한민국 현대사에서 가장 충격적인 사건 중 하나였음에도 지금껏 영화화된 적 없었다는 사실 자체가 이 작품에 무게를 더한다. 당시 전국 생중계라는 초유의 상황 속에서 벌어진 사건의 공식 기록 이면에 남겨진 의문들을 영화적인 상상력으로 다뤄갈 것으로 보인다.
연출은 허진호 감독이 맡았다. '8월의 크리스마스'로 한국 멜로 영화의 새 지평을 열었고, '덕혜옹주'와 '천문: 하늘에 묻는다'를 통해 역사 속 인물을 스크린에 섬세하게 옮겨온 대표 스토리텔러다.
제작은 '남산의 부장들', '서울의 봄' 등 실화 기반 시대극을 상업적으로도 예술적으로도 성공시킨 하이브미디어코프가 맡았다. 업계에서는 일찌감치 이 작품을 "'제2의 서울의 봄'이 될 수 있는 작품"으로 주목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촬영은 '서울의 봄', '파묘', '헌트'에서 완성도 높은 영상미를 구현한 이모개 촬영감독이, 조명은 이성환 감독이 담당했다. 기술 스태프 라인업만으로도 신뢰도가 확보된 셈이다.
함께 공개된 런칭 포스터 2종 역시 눈길을 사로잡는다. "1974년 8월 15일, 영부인 저격 사건"이라는 문구와 권총을 쥔 단호한 손, 흑백 미장센이 조합된 포스터는 영화만의 서스펜스 분위기를 응축해 전달한다.
실제 사건은...
해당 영화가 바탕으로 하는 실제 사건은 1974년 8월 15일 서울 중구 장충동 국립중앙극장에서 벌어졌다. 제29회 광복절 기념식에서 박정희 대통령이 경축사를 낭독하던 도중, 객석에 앉아 있던 재일교포 출신 문세광이 연단을 향해 달려가며 총을 쐈다.
이때 귀빈석에 앉아 있던 당시 영부인 육영수 여사가 머리에 총탄을 맞았다. 육영수 여사는 서울대병원으로 긴급 후송돼 응급치료를 받았지만 같은 날 오후 7시 사망했다.
이후 그해 12월 20일 서울 서대문구치소에서 문세광의 사형이 집행됐다.

천만 배우의 귀환…'왕과 사는 남자' 유해진, 추석도 노린다

이 작품에서 가장 뜨거운 시선을 받는 인물은 단연 유해진이다. 2026년 상반기, 설 연휴 극장가를 '왕과 사는 남자'로 장악한 그가 불과 반년 만에 추석 흥행 전선에 다시 이름을 올렸다.
유해진은 현재까지 총 5편의 천만 관객 영화에 이름을 올린 배우다. '왕과 사는 남자'가 그 다섯 번째 천만 작품이 되며 명실상부 흥행 보장 배우로 입지를 굳혔다.
'암살자(들)'에서 유해진이 맡은 역할은 형사 철구다. 1974년 광복절 기념식 현장의 경호를 담당했던 인물로, 수사본부의 공식 발표와 자신이 두 눈으로 직접 목격한 현장 사이의 간극을 직감한다. 그 괴리가 철구를 움직이는 원동력이 돼 형사적 본능에 따라 사건의 실체를 파고드는 집요한 인물로 극을 이끈다.
유해진의 필모그래피에서 이 캐릭터는 또 색다른 업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코믹한 감초 역할이나 인간적 따뜻함이 강조된 캐릭터를 보였던 유해진이 이번에는 실화 기반 시대극에서 극의 중심을 단단히 잡는 묵직한 형사로 변신해 관객들의 기대감을 높인다.
'헤어질 결심' 이후 4년 만의 복귀…박해일이 돌아온다

유해진에 이어 박해일의 합류는 이 작품의 기대치를 한 단계 더 끌어올리는 결정적 요소다. 2022년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으로 칸 국제영화제 초청 등 국내외에서 주목받고 '한산: 용의 출현'으로 연이어 관객들과 만난 이후 그는 공백기를 가졌다. 약 4년에 가까운 시간이 흐른 끝에 대중들과 다시 만나는 영화 복귀작이 바로 '암살자(들)'이다.
박해일이 맡은 역할은 신문사 사회부 부장 재환이다. 날카로운 통찰력과 직업적 사명감을 겸비한 베테랑 기자로, 외부의 압박과 위협 속에서도 사건의 진상을 향해 돌진하는 리더십이 돋보이는 인물이다. 유해진의 형사 철구와 박해일의 기자 재환이 진실을 향해 접근하는 구도는 이 영화 서사의 핵심 긴장감을 만들어낼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유해진과 박해일은 OTT 시장이 급팽창하는 환경 속에서도 드라마 등에 출연하지 않고 스크린을 지켜온 배우들로도 유명하다. 이런 두 사람이 차기작으로 선택한 '암살자(들)'이 과연 어떤 시너지를 보일지 호기심을 높인다.
이민호, 장르 영화로 또 다른 도전

더불어 주연으로 이름을 올린 이민호는 이 작품을 통해 또 다른 도전을 감행한다. 드라마와 OTT 시리즈에서 탄탄한 입지를 다져온 글로벌 한류 스타인 그가 영화 필모그래피의 새 장을 '암살자(들)'로 채우는 셈이다.
이민호가 연기하는 인물은 신입 기자 영일이다. 경험은 부족하지만 패기와 집요함으로 무장한 영일은 현장을 직접 발로 뛰며 사건의 진실을 좇기 위해 위험 속으로 뛰어드는 캐릭터다. 극에 역동성을 불어넣는 동시에 유해진·박해일이라는 두 거물 사이에서 자신만의 존재감을 어떻게 드러낼지가 관전 포인트다.
유해진, 박해일, 이민호, 각자의 위치에서 사건을 바라보는 세 인물의 시선이 교차하며 1974년의 진실을 향해 나아가는 영화는 실화 기반 미스터리 장르 특유의 긴장감을 극대화할 것으로 보인다. 세 배우의 만남이 베일을 벗을 올해 추석, 영화가 극장가의 주인공으로 떠오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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