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동일 원장이 본 지방분권 과제…“변화 체감할 역량 있는 지방정부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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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동일 원장이 본 지방분권 과제…“변화 체감할 역량 있는 지방정부 필요”

더리더 2026-07-01 09:23:3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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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정책 소통합시다]초광역 연합으로 행정·경제적 경쟁력 확보해야 소멸 위기 극복



인구 감소에 따른 지방 소멸, 지방행정체제 개편, 정책 과제들에 대한 인공지능(AI) 활용…. 7월 1일 출범한 민선 9기 지방자치단체가 마주한 과제들이다. 지난 6·3지방선거에서 많은 후보들이 행정통합과 투자 유치 등을 공약하며 ‘잘사는 지방 만들기’를 공언했지만 풀어야 할 숙제는 많다.

머니투데이 <더리더>는 지난 6월 22일 강원 원주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서 육동일 원장과 인터뷰를 진행하며 지방분권 현안과 민선 9기 지방정부의 과제, 연구원의 역할 등에 대해 들어봤다. 육동일 한국지방행정연구원장은 “민선 9기 지방정부와 지방의회는 급변하는 지방행정 환경, 어려운 경제 상황 등 중요한 시기에 놓여 있다”며 “이런 때일수록 주민의 삶의 질과 지역을 발전시키겠다는 목표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육 원장은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이 ‘지방행정 주치의’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지방이 당면한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그들이 필요로 하는 지식과 정보를 제공한다는 의미다. 연구원은 주민 중심, 지방 주도, 현장 중시라는 핵심 가치 안에서 국정 과제와 지역 현장을 연결하는 연구를 수행한다. 지난해 ‘지방자치 부활 30년’을 맞아 주민과 지방의 관점에서 그동안의 지방자치 성과를 분석하는 책을 발간한 것도 그 일환이다. 육 원장은 “지방자치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를 바탕으로 향후 지방자치가 주민들의 신뢰를 받으며 지방 현장에 정착할 수 있도록 연구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육 원장은 지방자치 30년을 돌아보며 제도적 확대와 양적 성장은 이뤘지만, 성숙도는 아직 미미하다고 평가했다. 주민이 지방자치로 변화를 체감하기엔 부족하다는 의견이 많았다는 것이다. 육 원장은 “여전히 많은 주민이 지방자치의 비효율성, 투명성 부족 등을 지적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주민이 공감하고 지지하는 지방자치를 이루기 위해서는 역량 있는 지방정부가 돼 주민이 체감하는 변화를 만들고, 중앙정부는 전향적으로 지방정부의 자율성을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초광역 연합 구축해 경쟁력↑ 비효율↓해야”


올해 1월부터 전국을 사로잡은 이슈는 ‘광역행정통합’이었다. 이재명 대통령의 인센티브 약속과 소멸에 대한 위기감이 합쳐지며 행정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특별법 특례 범위에 대한 입장 차와 여야 갈등으로 광주·전남만이 통합에 성공하며 민선 9기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탄생했다.

육 원장은 분절적으로 운영되어온 지방자치로 인해 유사·중복사업 진행, 기관 난립 등 여러 곳에서 예산 낭비가 발생했다고 진단했다. 주민이 겪는 불편도 커졌다. 교통·통신의 발달로 주민의 실질생활권은 확대되는 반면, 행정권은 변하지 않아 주민의 삶의 질 저하를 야기했다는 것이다. 육 원장은 “생활권과 행정권의 불일치는 광역교통망, 취수원, 폐기물 및 하수 처리 등 광역서비스의 비효율을 낳고, 사회적 갈등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문제에 대한 해법이 ‘지자체 간 협력’이다. 이를 통해 행정 비효율을 해소하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구상이다. 초광역권으로 몸집을 키운 지자체는 행정·경제적으로 경쟁력이 생기며, 인구 감소와 지방 소멸에도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다. 육 원장은 “지자체가 처한 상황에 따라 계약, 동맹, 연합, 통합 등 다양한 형태의 특별지자체를 구성해 협력을 시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각 자치단체 지위는 유지하되 하나의 경제·생활권을 구성하는 충청광역연합이나 부산울산경남 특별연합이 그 예다.

육 원장은 “가장 중요한 것은 정부의 재정지원을 바라고 통합을 추진하기보다 초광역단위의 지자체 연합을 구성해 효율성을 높이고 경쟁력을 갖춰 균형발전을 이루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재해·재난 대응, AI 행정…지방 중심의 행정 체계 연구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은 지자체가 당면한 시대적 과제에 대한 연구와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엔 지자체 중심의 재해·재난 대응 전략을 연구 중이다. 중앙정부의 일률적 지침만으로는 지역의 지리적·기후적 특수성을 담아내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육 원장은 “재해·재난에 있어서도 현장의 목소리가 반영된 지방주도적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지자체가 주민과 함께 위험 요인을 조기에 발굴하고, 지역별로 특화된 예방·수습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AI, 빅데이터, 드론과 같은 신기술이 더해지면 마을 단위에서 재해·재난을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체계가 갖춰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윤 원장은 “지방중심의 재해·재난 대응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기 위해선 지방행정-자치경찰-소방행정 간의 유기적 연대가 필수적”이라고 했다.

연구원은 지역 맞춤형 재해·재난 대응체계를 정립하기 위해 제도 개선, 정책 개발 등을 진행하고 있다. 지자체의 재해·재난 조직을 컨설팅하기도 한다. 지난 5월 13일에는 일본 정책연구대학원대학과 한·일 지역정책연구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선 한·일 양국의 재난 대응 경험과 제도 운영 사례 분석을 바탕으로 지방정부 중심의 재난관리체계 발전 방향을 조망했다.

AI 행정도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이 관심을 갖고 연구하는 분야 중 하나다. 최근 생성형 AI의 보급화로 정책 검토, 민원 대응, 행정문서 작성 등 실제 행정업무 과정에 AI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육 원장은 “기존 디지털 행정이 정보화와 온라인 민원 서비스 중심이었다면, 최근엔 정책 설계와 민원 대응, 복지 행정, 재난 예측, 위험관리 등 행정 전 과정에 AI 기술이 쓰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육 원장은 모든 지자체에 고도화된 AI 행정을 접목할 수는 없다는 의견이다. 지방정부는 중앙정부에 비해 조직, 재정, 전문인력 기반이 상대적으로 취약해 AI 행정에 따른 위험 부담을 감당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다수의 기초지자체가 민간 플랫폼이나 외부 솔루션에 의존할 가능성도 높아진다고 봤다.

육 원장은 “향후 지방정부의 AI 행정은 새로운 행정운영체제 구축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공부문의 AI 활용은 민간 서비스와 달리 주민 권리와 직접 연결된다는 점에서 더욱 높은 수준의 책임성과 통제 체제, 주민 신뢰가 요구된다. 육 원장은 다각적 접근을 제시했다. 광역자치단체와 대도시는 데이터 기반 정책 혁신과 AI 고도화 전략 중심으로 접근하고, 기초자치단체와 농산어촌 지역은 공동 활용 플랫폼과 기초 행정지원 중심의 단계적 접근을 준비하는 것이다. 육 원장은 “책임 주체, 편향적 사고 가능성, 프라이버시 침해 등 AI 활용의 부작용을 대비할 수 있는 장치 마련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육 원장과의 일문일답.


-현재 지자체는 인구 감소, 수도권 재집중화, 에너지와 재정 위기 등 다양한 과제를 안고 있다.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이 문제 해결을 위해 진행하는 연구가 있다면
▶우리 연구원은 지방자치단체의 ‘주치의’로서 각 지자체가 당면한 과제에 따른 지역 맞춤형 연구를 진행하고, 정책제언과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어 생활인구 관리 전략이나 고향사랑기부제 활성화 방안, AI 행정 시대에 지자체 집행기관과 지방의회가 준비해야 할 역량 연구 등이다. 또 자체 개발한 머신러닝 기법을 활용한 조직 진단과 조직 개편 컨설팅도 진행한다.

-연구원은 사회연대경제 정착을 위한 연구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구체적으로 어떠한 내용인지
▶사회연대경제는 이윤 극대화보다 사람, 공동체, 연대성, 민주성을 우선시하는 대안경제체제로, 대한민국 모두가 함께 잘사는 나라를 위해 필요한 개념이다. 취약계층을 보호할 수 있는 마을기업, 사회적기업 등이 그 예다. 사회연대경제 성장 촉진은 이재명 정부의 123개 국정 과제 중 81번째로 포함될 만큼 중요도가 높다.
연구원은 지난 5월 초 원내에 ‘사회연대경제 정책센터’를 설립했으며, 박사급 전담 연구원도 10명 더 채용할 예정이다. 이를 바탕으로 사회연대경제 정책의 체계적 개발·조사와 제도 개선 방안 등을 제시할 것이다. 특히 사회연대경제 정책은 수익성 취약, 보조금 의존성, 시장 왜곡이라는 문제점도 함께 가지고 있기에 심층 연구를 통해 적절한 대책도 찾을 계획이다.


-민선 9기가 7월 1일 출범했다. 지난 6·3 지방선거에 대해 평가한다면
▶이번 선거는 인구 감소와 지방 소멸, 경제 위기 등 복잡하고 어려운 상황 속에서 치러졌다. 그만큼 민선 9기 지방자치단체장의 어깨가 무거울 것이다. 선거에서 아쉬웠던 점은 정책과 인물, 공약 경쟁이 없는 ‘3무(無)선거’였다는 것이다. 지방을 대표하는 유능한 인물을 뽑기보다는 중앙 정치의 이슈를 지방선거에 활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후보의 자질이나 정책 검증은 생략되고 지방선거가 정당 위주의 선거로 치러졌다는 게 문제다. 향후 지방선거의 지속적인 개혁이 필요하다.

-후보들이 지방 소멸 위기 극복과 지방재정 확충 관련 공약을 걸었다. 재원 확보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란 우려가 있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지방 소멸 문제는 당연히 해결해야 할 숙제지만, 구체적인 재원 조달 계획이나 경제성 판단 없이 지방 소멸을 명분 삼아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공약을 쏟아냈다는 점은 문제다. 대표적으로 조 단위 지역사랑 상품권 발행이나 초중고교 신입생 현금 지급, 미술관과 음악당 등의 문화·스포츠 인프라 구축 등을 꼽을 수 있다. 이 공약에 대한 구체적인 제도와 예산 확보 마련 방안은 대부분 부족했다.
이 공약들이 민선 9기 공식 사업으로 진행된다면 지방재정에 엄청난 부담이 될 것이다. 민선 9기 단체장들은 실현 가능성과 지역발전 연계성 등을 꼼꼼히 따져 주민들에게 동의를 구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연구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민선 9기 단체장직 안내서’라는 책자도 발행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출범했다. 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는 무엇이 있을지
▶전남과 광주는 교통·통신의 발달로 실질 생활권은 점차 확대되고 있으나, 행정 중심지와 생활 중심지가 분리돼 주민이 불편을 겪어왔다. 통합특별시 출범으로 초광역 단위 차원에서 행정이 이뤄진다면 상하수도, 쓰레기 매입, 고속도로 등에서 효율적인 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다. 아울러 지하철 연장 등 인프라 구축이 용이해지고, 대도시권 주변의 그린벨트를 친환경적으로 개발할 수 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완전한 통합을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특별법 통과와 통합단체장 선출로 통합특별시가 공식적으로 출범했지만 과제는 산적해 있다. 주청사 위치, 전남의대 설립 등 전남과 광주 주민 간의 이해 대립은 여전하다. 지속적으로 주민의 동의와 공감대 형성이 필요한 이유다. 통합특별시와 시군구 기초지자체 간 기능, 재정, 조직 재배분도 필요한데 이 과정에서 갈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갈등 관리를 위한 제도와 전략을 마련하는 작업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도 광역통합의 목적이 초광역정부 수립을 통한 국가성장 거점 구축이라는 것을 명확히 해야 한다. 단순히 지역의 지위 상승이나 특례 확보 수단에만 그친다면 통합의 의미를 찾기 어려울 것이다.

-인구 절벽에 따른 지방 소멸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지자체가 ‘생활인구’ 유치에 나서고 있다. 지역 활성화 효과에 대한 의견은
▶국가 전체 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정주인구 유치 전략은 지자체 간 소모적인 인구 유치 경쟁을 초래할 수 있다. 그 대안이 ‘생활인구’다. 생활인구는 주민등록인구와 체류인구를 합친 개념으로, 월 1회, 하루 3시간 이상 머무는 인구를 체류인구라 한다. 인구 감소지역에서 생산유발계수는 체류인구의 수치(1.28)가 주민등록인구의 수치(1.25)를 상회한다. 즉, 체류인구의 소비 없이는 지역 경제 존립이 어려운 실정이다.
인구 감소 지역은 생활인구의 소비 특성과 경제적 파급 구조에 대한 데이터를 활용해 지역 맞춤형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이때 지역 간 전략 중복을 피하기 위한 광역 차원의 전략 조정 체계도 필요하다. 생활인구를 마중물 삼아 이들이 지역에서 소비하고, 그 온기가 지역 소상공인과 주민에게 고루 퍼져 나간다면 활력이 도는 지방을 만들 수 있다.

-지자체는 자치분권을 위한 자치재정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한 견해는
▶대부분의 지자체는 재정 자립도가 취약하기 때문에 지방 주도로 창의적이고 주민 맞춤형 정책을 진행하기 어렵다. 지난 수십 년간 분권교부세 도입과 지방소비세율 확대 등 제도적 보완이 있었지만, 여전히 지자체는 중앙정부의 지침에 의존하고 있다. 앞으로 재정분권은 지역별 인구, 재정, 산업 여건을 반영한 ‘맞춤형 분권’으로 추진돼야 한다. 여기엔 자율성과 책임성이 동반된다. 따라서 지자체는 실질적 주민 참여를 확대하고 책임 있는 재정 운영 구조를 마련해 주민이 원하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룰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려면 주민들도 ‘납세자 의식’을 가져야 한다. 내가 내는 세금이 어떻게 쓰이는지 관심을 가지고 지지와 비판, 견제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연구원은 지방 주도의 재정 자립을 위한 연구를 지속해 지자체가 자율성과 책임성을 갖고 지방재정을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국가의 주인이 국민이듯 지방의 주인은 지역주민이다. 지방에 아무리 바람직한 정책이 있더라도 주민이 공감하고 신뢰와 지지를 보내주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은 지방이 자율과 책임을 가지고 역할 분담과 역량 강화를 할 수 있도록 제도와 정책 연구를 끊임없이 이어가겠다. 또 문제의 해결책은 현장에 있다는 차원에서 현장 중시 연구를 지속할 것이다. ‘자치분권이 살아야 지방이 살고, 지방이 살아야 대한민국이 산다’는 생각으로 맡은 바 임무를 충실히 해내겠다.

육동일 한국지방행정연구원장

1954년 충청북도 옥천 출생
연세대학교 행정학 학사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국제공공대학원 행정학 석사
미국 뉴헤이븐대학교 경영대학원 경영학 석사
연세대학교 대학원 행정학 박사
전 대전발전연구원장 겸 전국시도연구원협의회 회장
전 한국지방자치학회장
전 전국 시도지방시대위원회 위원장협의회 회장
현 충남대학교 도시자치융합학과 명예교수
현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원장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7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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