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파이어 TV, 안드로이드 버리고 자체 OS로 전환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아마존(Amazon)이 파이어 TV(Fire TV) 플랫폼을 안드로이드 기반 파이어 OS(Fire OS)에서 자체 개발 리눅스 기반 베가OS(Vega OS)로 전환하고 있다. 핵심 변화는 사이드로딩(sideloading·공식 앱스토어 외부에서 앱을 설치하는 기능) 지원 중단이다. 이 결정은 오랫동안 파이어 TV의 매력이었던 개방성을 사실상 포기하는 것이어서 사용자들의 반발이 거세다. 아마존 파이어 TV·광고·앱스토어 부문 부사장 에이든 마커스(Aidan Marcuss)는 최근 영국의 스트리밍 전문 매체 코드버스터스(Cord Busters)의 편집장 오어 고렌(Or Goren)과의 인터뷰에서 전환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공식 설명 이면에 광고 수익 보호와 이용자 추적 통제라는 속내가 있다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왜 안드로이드를 버렸나: 경량화와 저가 기기 지원
마커스 부사장이 내놓은 첫 번째 이유는 경량화다. 베가OS는 매우 가벼운 플랫폼이기 때문에 더 저렴한 하드웨어에서도 새로운 기능을 구현할 수 있다는 논리다. 그는 "베가는 가장 저렴한 기기에서도 혁신을 이어가고 더 많은 기능을 제공할 수 있는 기회였다"고 말했다. 실제로 파이어 TV 스틱 4K 셀렉트(Fire TV Stick 4K Select)는 램(RAM)이 1GB에 불과한데, 이처럼 제한된 사양의 기기에서도 베가OS가 작동한다는 점을 아마존은 강조하고 있다.
기존 파이어 OS는 안드로이드 오픈 소스 프로젝트(Android Open Source Project·AOSP)를 기반으로 한 안드로이드 포크(fork·파생 버전)였다. 반면 베가OS는 리눅스 기반 독자 운영체제다. 아마존은 이미 두 종의 파이어 스틱 모델에 베가OS를 탑재해 출시한 상태다. 자체 OS를 운영하면 기기 제어권이 강화되고, 아마존의 구독형 생성 AI 챗봇 알렉사+(Alexa+) 같은 자체 서비스 통합도 수월해진다.
보안 명분과 불법 스트리밍 논란 / AI 생성 이미지
보안 명분과 불법 스트리밍 논란
마커스가 두 번째로 내세운 이유는 보안이다. 그는 보안과 프라이버시 중심의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른 문제였다"고 밝혔다. 사이드로딩된 앱이 악성코드를 내포할 수 있다는 것이 핵심 주장이다. 그는 "불법 복제를 돕는 앱을 비롯해 사이드로딩된 앱에는 원치 않는 코드와 악성 행동이 포함될 수 있다는 상당한 증거가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파이어 스틱은 오랫동안 불법 스트리밍의 온상으로 지목받아 왔다. 영국 축구 채널 스카이 스포츠(Sky Sports),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Premier League), 유럽 최대 스포츠 스트리머 다즌(DAZN) 등은 파이어 스틱을 불법 스트리밍의 주요 경로로 비난해왔다. 2025년 5월(현지시각)에는 미디어·통신 리서치 기업 엔더스 어낼리시스(Enders Analysis)가 파이어 스틱을 통해 수십억 달러 규모의 스트리밍 불법 복제가 이루어졌다는 보고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라이브 스포츠 중계 등 생중계 콘텐츠에 대한 광고 판매에 공을 들이는 스트리밍 서비스 사업자들에게 이는 심각한 문제였다.
앱 호환성 공백과 임시방편
베가OS 전환이 낳은 가장 큰 실질적 문제는 앱 호환성이다. 베가OS는 기존 안드로이드 기반 파이어 TV 앱과 호환되지 않아 수천 개의 앱이 신형 기기에서 실행되지 않는다. 마커스는 이에 대해 이용자 대부분은 실제로 수만 개의 앱을 쓰지 않으며 "콘텐츠의 압도적 다수"는 이미 베가OS에서 이용 가능하다고 반박했다. 출시 당시 지원이 없었던 VPN 앱도 현재 추가되는 등 지속적인 확장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안드로이드 기반 앱을 클라우드에서 스트리밍하는 임시 방편도 마련돼 있다. 마커스는 개발자들을 위해 이 클라우드 스트리밍 서비스를 중단할 "의향이 없다"고 밝혔다. 다만 개발자들이 향후 이 서비스 이용에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공식 설명 이면의 진짜 이유?
마커스가 보안을 전면에 내세웠지만, 업계 시각은 다르다. 베가OS는 이용자가 아마존의 추적과 광고를 피하는 데 쓰이던 커스텀 런처(custom launcher·맞춤형 홈 화면 앱)와 기타 서드파티 앱도 차단한다. 보안과 프라이버시를 강조하면서도 정작 이용자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던 도구를 막는다는 점은 아이러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베가OS 전환을 통해 아마존이 기기에 대한 통제권을 강화하고, 사용자들이 파이어 스틱 소프트웨어의 광고 노출을 우회하지 못하도록 만들었다는 해석이다. 아마존이 라이브 이벤트 콘텐츠를 통한 광고 판매에 힘을 쏟고 있는 만큼, 광고 생태계 보호 역시 이번 전환의 핵심 동기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Copyright ⓒ 위키트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