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사지에서 목숨값도 달랐나"… 호국보훈의 달 끝자락, '공작팀장'의 눈물을 닦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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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사지에서 목숨값도 달랐나"… 호국보훈의 달 끝자락, '공작팀장'의 눈물을 닦을 때

뉴스비전미디어 2026-07-01 00:47:1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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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30일,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는 '호국보훈의 달'이 오늘로 마지막 날을 맞았다. 한 달간 전국 각지에서 국가를 위해 헌신한 이들을 향한 추모와 감사의 물결이 이어졌지만, 화려한 기념식의 조명 뒤편에는 여전히 국가로부터 외면받은 채 멈춰 선 시간을 살아가는 이들이 있다.

지금으로부터 24년 전인 2002년 봄, 대한민국의 심장부인 서울 광화문 세종로 네거리는 순식간에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군복을 입고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마치 '인간병기'를 연상케 하는 남성들이 LP 가스통에 불을 붙여 경찰을 위협하고 기동대 버스를 불태우며 격렬하게 충돌했다. 대낮 도심 한복판을 공포와 검은 연기로 물들인 이들은 수십 년간 국가 기밀의 그늘 속에 숨겨져 왔던 '북파공작원(HID)' 출신들이었다.

당시 이들의 과격한 시위 방식은 여론의 거센 비판을 받았지만, 역설적으로 그동안 우리 사회가 외면해 왔던 북파공작원 문제를 음지에서 양지로 끌어올리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그러나 법 제정 이후 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도, 현장에서 대원들과 함께 피를 흘렸던 '공작팀장'들에 대한 명예회복은 여전히 미완의 과제로 남아있다.

국가가 지워버린 이름, '유령'으로 살아온 잔혹한 세월

1953년 정전협정 체결 이후, 정부는 국제법상 문제 등을 이유로 북파공작원의 존재를 공식 부인해 왔다. 사선을 넘나들며 목숨을 걸고 임무를 수행했던 이들은 전역 후에도 자신의 과거를 숨긴 채 철저히 '유령'으로 살아야 했다.

징집 당시 정부가 약속했던 거액의 포상금과 전역 후 유공자 지정 등은 대부분 지켜지지 않았다. 오히려 정보기관의 상시적인 감시와 통제 속에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하지 못했고, 극심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와 생활고에 시달리는 이들이 부지기수였다. "국가가 우리를 유령 취급했다"는 이들의 외침은 단순한 구호가 아닌, 처절한 삶의 비명이었다.

'예산 부족'과 '장교 배제'의 장벽에 가로막힌 희생

특히 이들의 명예회복 과정에서 가장 큰 사각지대에 놓였던 이들이 바로 현장 지휘관이었던 '공작팀장'들이다. 초기 보상 논의 당시 국가기관은 이들을 현역 군인이나 후방의 단순 관리자로 취급하기 일쑤였다.

더욱이 2002년 관련 유공자법 제정 논의 당시, 국방부는 "장교(공작팀장)가 무슨 보상을 받느냐"는 상식과 동떨어진 논리와 '예산 부족' 등의 이유를 들어, 정작 현장에서 함께 피를 흘린 공작팀장들을 보상 및 예우 대상에서 대거 제외하는 악수를 두었다.

하지만 현장의 증언은 전혀 다르다. 공작팀장들은 단순한 관리자가 아니라, 지옥 같은 훈련 과정을 대원들과 똑같이 견뎌내고 대한민국의 주권이 미치지 못하는 적지에서의 비밀공작 임무 시 최전선에서 팀을 이끌며 사선을 넘나들었던 동지였다.

당시 시위에 참여했던 한 노병은 "차가운 적지에서 서로의 등 뒤를 지키며 생사고락을 같이했는데, 왜 유공자 지정과 보상에서 차별을 받아야 하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제는 국가가 응답할 때"… 우리가 고민해야 할 희생의 무게

2002년의 충격적인 시위 이후 국회와 정부가 움직이면서 2004년 '특수임무수행자 보상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는 등 법적 토대가 마련되기는 했다. 그러나 법의 테두리 안에서도 '예산'과 '행정적 편의'를 이유로 차별받은 공작팀장들의 상처는 여전히 아물지 않은 상태다.

전문가들은 호국보훈의 달 마지막 날인 오늘이야말로, 국가가 이들의 희생에 대해 가장 깊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한다. 목숨을 건 작전에서 생사를 같이했던 동지들을 차별하는 것은 진정한 명예회복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국가의 안보를 위해 청춘과 목숨을 바친 이들에게 '예산 부족'이나 '장교'라는 계급적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국가의 책무를 저버린 무책임한 변명에 불과하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형평성 차원에서 공작팀장들의 숭고한 희생과 헌신에 국가가 온전하게 응답하고, 국가를 위해 바친 희생의 무게에는 결코 차별이 없음을 증명해야 할 때이다. 그것이 호국보훈의 달을 보내는 대한민국이 지켜야 할 최소한의 품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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