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빈은 사람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창조를 돕는 친구입니다.” 세계 최초의 자율형 AI 엔지니어 ‘데빈’을 개발한 코그니션 AI의 CEO 스콧 우가 압도적인 성장 지표로 실리콘밸리를 뒤흔들고 있습니다.
AI포스트 핵심 요약
- ✅ [9개월 만의 73배 폭등, 증명된 AI 실체] 기업가치 39조 원(260억 달러) 유니콘으로 등극. ‘AI 거품론’을 비웃듯 연간 반복 매출(ARR)이 7,400억 원(4억 9,200만 달러)에 달하며 실질적인 시장 수요를 입증.
- ✅ [엔지니어링의 새로운 지평, ‘데빈’] 벤츠의 대규모 시스템 현대화 프로젝트를 8개월에서 8일로 단축. 인간 프로그래머들이 기피하는 지루한 반복 작업을 AI가 대신 처리하며 개발자들을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본질적인 즐거움’에 집중하게 함.
- ✅ [빅테크의 그늘을 거부하는 독립 노선] 거대 자본에 영혼을 팔지 않고 철저히 독립 기술 사업체로 남겠다는 선언. 자율 학습과 재귀적 개선을 통해 소프트웨어를 넘어 의료·서비스 등 전 산업의 고도화를 정조준함.
실리콘밸리의 전설은 대개 차고나 대학 기숙사에서 시작됐다. 하지만 지금 테크 씬의 생태계를 통째로 흔들고 있는 한 청년의 서사는 조금 다르다. 세계 최초의 자율형 AI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데빈(Devin)’을 세상에 던진 코그니션 AI(Cognition AI)의 최고경영자(CEO), 스콧 우(Scott Wu)의 이야기다.
최근 데이비드 센라의 팟캐스트에 모습을 드러낸 1997년생의 이 젊은 CEO는 월가의 자본을 쥐락펴락하는 거물이라기보다, 여전히 승리에 굶주린 노련한 타짜의 눈빛을 하고 있었다.
루이지애나의 중국인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나 단숨에 기업가치 260억 달러(약 39조 원)의 유니콘을 일궈낸 그의 원동력은 명확했다. 밤을 새우던 9살 소년의 코딩 실력, 그 밑바닥에 깔린 ‘지기 싫어하는 지독한 본능’이다.
"지면 잠이 안 왔다"…'짜증스러운' 천재 소년이 품은 독기
스콧 우는 자신을 설명하는 키워드로 "Salty(단단히 삐진, 짜증스러운)"라는 단어를 골랐다. 뿌리는 초등학교 2학년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전국 수학 경시대회에서 맛본 패배는 그에게 단순한 아쉬움이 아니었다. 7학년이 될 때까지 가슴속 깊이 박혀 있던 응어리였다.
비디오 게임 한 판을 패해도 분해서 밤을 지새우던 이민자 가정의 막내는 이 집요한 승부욕을 파괴적인 비즈니스 무기로 승화시켰다. 그의 성장 궤적은 화려함을 넘어 경이로운 수준이다. 지난 2011년 중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참여형 수학 프로그램인 '매스카운트(MathCounts)' 챔피언을 거쳐, 2014년 국제 정보 올림피아드(IOI)에서 금메달 3개를 목에 걸며 세계를 제패했다.
하버드 대학교를 단 2년 만에 중퇴한 것도 그에게는 새로운 도전을 위한 수순이었다. 스케일 AI의 초창기 엔지니어와 런치클럽 공동 창업을 거쳐, 마침내 2023년 8월 올림피아드 금메달리스트 동료들인 스티븐 하오, 월든 얀과 함께 뉴욕의 소형 아파트에서 코그니션을 출범시켰다.
스콧 우에게 회사 경영은 또 하나의 거대한 전략 게임이다. 바둑에서 수를 내다보듯 '트리 탐색(Tree Search)'을 통해 리스크를 계산하고, 매 순간 '의사결정 트리(Decision Tree)'를 정교하게 조정하며 승리를 향해 전진한다. 그에게 경쟁은 삶의 전부이자, 스타트업이라는 전장에서 빅테크를 깨부수는 유일한 공식이다.
AI 거품이라고? 8개월 만에 몸값 2.5배 폭등
시장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2024년 9월 기준 연 환산 100만 달러 수준이던 데빈의 매출은 불과 9개월 만인 2025년 6월, 7,300만 달러로 무려 73배가 폭등했다. 이어 2026년 5월에는 럭스 캐피털과 제너럴 캐탈리스트 등이 주도한 라운드에서 10억 달러의 투자금을 추가로 유치하며 기업가치 260억 달러(약 39조 원)를 찍었다. 몸값이 단 8개월 만에 2.5배 껑충 뛴 것이다.
현재 코그니션의 연 환산 반복 매출(ARR)은 4억 9,200만 달러(약 7,400억 원)에 달한다. 최근 실리콘밸리를 지배하던 '실체 없는 AI 거품론'을 압도적인 지표로 정면 돌파한 셈이다.
글로벌 제조 거물 메르세데스-벤츠는 인간 엔지니어들이 붙어 최소 8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던 대규모 노후 시스템 현대화 프로젝트를 데빈을 투입해 단 8일 만에 끝냈다. 골드만삭스, 시티그룹은 물론이고 고도의 보안을 요구하는 미 육·해군까지 코그니션의 자율 개발 생태계에 줄을 서는 이유다.
"인간 대체는 오해"…9살 소년 코더가 프로그래머에게 보낸 헌사
전 세계 개발자들이 데빈의 등장에 일자리를 잃을까 전전긍긍할 때, 스콧 우는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우리는 단 한 번도 데빈이 사람을 대체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는 것이 그의 확고한 철학이다.
그 역시 9살 때부터 밤새 코딩을 하며 자란 골수 프로그래머다. 그는 자신의 책상 위에 놓인 작은 데빈 곰인형을 가리키며 "데빈은 개발자가 더 많은 것을 창조하도록 돕는 친구일 뿐"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코그니션 내부 소스 코드의 89%는 이미 데빈이 스스로 작성하고 있지만, 우 CEO는 데빈의 역할을 여전히 '주니어와 중간급 엔지니어 사이'로 제한한다.
오래된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거나 플랫폼을 마이그레이션하는, 인간 프로그래머들이 기피하는 지루한 반복 작업을 AI 에이전트가 대신 처리해 준다는 뜻이다. 과거 기계어에서 시각적 개발 환경으로 진화했듯, AI는 개발자가 '무(無)에서 유를 창조하는 본질적인 즐거움'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새로운 '추상화 계층'이라는 게 그의 통찰이다.
거대 빅테크 종속 거부
"돈은 목표가 아니다. 진짜 목표는 거대 기업들이 할 수 없는 방식으로 세상에 거대한 균열을 내는 것이다." 스콧 우가 이끄는 코그니션의 최종 목적지는 단순히 '코딩 잘하는 AI 에이전트'에 머무르지 않는다.
그는 AI가 스스로 학습하고 개선되는 '재귀적' 개념을 통해 소프트웨어 영역을 넘어 고객 서비스, 의료 등 전 산업 전반의 고도화를 예고했다. 핵심은 이번 대규모 자금 조달을 통해 코그니션이 마이크로소프트나 구글 같은 빅테크의 그늘에 들어가지 않고, 철저히 '독립적인 기술 사업체'로 독자 노선을 걷겠다는 선언을 했다는 점이다.
거대 자본에 영혼을 팔지 않은 천재 집단이 어디까지 진화할 수 있을지, 실리콘밸리는 지금 이 젊은 독종 승부사의 다음 수(手)를 숨죽여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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