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9년까지 GDP의 2.7%…핵억지력 강화·드론 혁신
사임 앞둔 스타머 "다음 의회까지 3%로 가는 궤도에 오를 것
군 수뇌부 일각선 '추가 증액 규모 더 늘려야' 주장도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영국이 군 장비와 방위 기술에 150억파운드(약 30조8천억원)를 추가로 투입해 2029년까지 국방비를 연 800억파운드(164조1천억원)로 늘릴 계획이다.
키어 스타머 총리는 30일(현지시간) 버크셔 멀로이 에어로노틱스에서 연설을 통해 핵 억지력 강화와 드론 혁신, 무기 비축을 골자로 한 향후 4년간 2천980억파운드(611조3천억원) 규모의 국방투자계획(DIP)을 발표했다.
국방투자계획은 스타머 정부가 2024년 7월 출범 이후 국방 전략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한 결과를 이행하기 위해 작성한 것으로, 당초 지난해 나올 예정이었으나 재정 압박 속에 부처 간 조율이 늦어지면서 계속 연기됐다가 이날 발표됐다.
이는 지난 22일 사의를 표명한 스타머 총리가 재임 중 발표하는 마지막 대규모 정책일 것으로 전망된다. 후임으로 유력한 앤디 버넘 노동당 하원의원이 이르면 내달 20일께 취임할 것으로 관측되지만, 발표가 이미 늦었고 내달 7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앞둔 만큼 이번 계획을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스타머 총리는 "이번 계획은 현시점에서 나라에 필요하다는 최선의 판단에 따른 것"이라며 "내 후임자가 이를 기반으로 해서 그 위로 쌓아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스타머 총리는 "우리 정부 출범 전인 2년 전 국방비는 연 540억파운드였는데 우린 이를 2029년까지 거의 800억파운드로 늘릴 것"이라며 "2024년 GDP의 2.3%에서 2.7%로 늘어 다음 의회까지 3%로 가는 궤도에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나토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박으로 합의한 GDP의 3.5%라는 직접 국방비 목표치에는 미치지 못한다. 스타머 총리의 발표 이후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GDP의 3.5%로 향하는 좋은 한 걸음"이라고 평가했다.
발표된 계획에 따르면 영국은 핵잠수함과 신형 핵탄두, F-35A 12대 도입, 나토 핵 임무 참여를 통해 핵 억제력을 강화하며 45년 만의 최대 규모로 해군기지를 업그레이드한다.
우크라이나 전쟁 등에서 드론이 전쟁 양상을 바꾼 것으로 판명된 가운데, 영국도 드론과 무인 지상 차량 등 드론·자율형 무기 체계 혁신에 50억 파운드를 투입하기로 했다. 국방부는 전날 45형 구축함을 교체하는 대신 공중 또는 수중 드론 배치가 가능한 전투함을 도입하기로 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일본, 이탈리아와 공동으로 6세대 스텔스 전투기를 개발하는 공동전투항공프로그램(GCAP)에는 80억파운드를 투입한다.
비용을 낮춘 순항 미사일 등 장거리 무기를 추가하고 국내 탄약 생산을 확대하는 등 포탄 비축에는 110억 파운드를 쓰기로 했으며 디지털 표적 식별 시스템에 20억 파운드를 투입한다.
군 수뇌부에선 280억파운드(57조4천억원) 규모의 추가 증액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고, 존 힐리 국방장관은 스타머 정부의 국방투자계획이 태부족하다고 비판하며 사임했다. 실제로 이날 발표된 증액분은 150억파운드다.
스타머 총리는 국방비 증액에도 재정 준칙은 그대로 지킬 것이라면서, 보건과 교육 등 주요 공공 서비스 지출을 제외한 다른 부처 예산을 조정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 부처 간 지출을 재배치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며 "도로와 에너지 등 중요하지만 당장 필수는 아닌 일부 자본 프로젝트는 계획했던 대로 진행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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