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최예진 기자】달러·원 환율이 장중 1550원을 재차 돌파하며 외환시장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외국인 자금 유출이 지속되는 가운데 역대 최저 수준으로 추락한 엔화 가치에 원화가 강하게 동조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외국인 매도 포지션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시장 참여자들의 불안 심리가 환율을 더 끌어올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30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장중 1550원을 넘어섰다. 이는 지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이후 약 17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이같은 현상은 달러 강세로 인한 엔화가치 약세가 배경으로 꼽힌다. 원화와 엔화는 동조화 현상이 강한 통화로 현대경제연구원 주원 본부장에 따르면 현재 엔화와 원화의 상관계수는 0.95에 달한다.
이날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달러·엔 환율은 장중 162엔을 넘어섰다. 이는 1986년 이후 약 4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엔화 가치 하락)이다. 일본 정부는 2024년 7월 환율이 161.95엔을 기록하자 시장 개입에 나선 바 있다.
iM증권 박상현 연구원은 “미국 달러가 강세화된 영향과 일본의 시장 개입이 강력하게 들어오지 않는 점이 엔화 약세의 주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이날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26% 오른 101.37을 기록했다.
외국인 자금 대규모 이탈이 이어지는 점도 원화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 자본시장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2026년 하반기 금융시장 전망과 자산배분 전략’ 보고서에서 “올해 2월 말부터 5월 말까지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도 규모는 약 75조원에 달했지만, 외국인 보유 비중은 2월 말(34.8%)보다 5월 말(37.5%) 오히려 상승했다”며 “이는 대규모 매도에도 외국인 보유 잔액의 평가가치가 높게 유지되고 있음을 의미하며, 향후 추가 매도 여력이 남아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KB증권 오재영 연구원도 “코스피가 이전 레벨과는 다른 8000~9000포인트 레벨이기 때문에 매도 금액도 2~3배씩 커지고 있다”면서 “향후 남은 잠재 매도 가능 물량은 연초 이후 현재까지 매도한 금액인 약 145조원 이상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외국인 증권 자금 동향에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노무라증권은 인공지능(AI) 과잉 투자 우려가 글로벌 반도체주와 메모리 비중이 높은 한국 증시를 강하게 압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로 인한 외인 이탈 가속화로 오는 9월 말 달러·원 환율이 1600원선까지 도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우리은행 민경원 연구원은 “환율 수준이 IMF 이후 최고가이기 때문에 시장참가자들의 심리가 중요한 상황”이라며 “일단 1차적으로 1550원이 뚫리면 자기강화적으로 1600원까지 도달할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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