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30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서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를 열고 '서남권 첨단산업 육성 전략'을 발표했다.
삼성전자와 SK그룹 등 주요 기업들이 서남권에 총 896조 원 규모의 매머드급 투자를 단행하기로 한 가운데 정부는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대통령 직속 '반도체 특별위원회'와 '반도체 혁신성장지원단'을 설치하고 전방위 지원에 나선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서남권 국민보고회를 시작으로 지역을 순회하며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 보고회' 성과를 직접 알린다.
다음달 2일에는 충남 아산에서 '충청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를 개최하고 3일에는 경남 진주에서 '영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를 연다.
서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
삼성 425조·SK 470조원 서남권 투자…정부 '반도체특위' 띄운다
SK와 삼성전자, 앰코 등 주요 기업들이 서남권에 총 896조 원 규모의 투자를 공식화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30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서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를 열고 기업들의 투자 계획과 정부의 첨단산업 육성 전략을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호남권에 425조 원을 투자해 반도체 메모리 팹 2기와 국가 인공지능(AI) 컴퓨팅센터 등을 구축한다. SK그룹은 약 470조 원을 투자해 반도체 메모리 메인 팹 2기와 1GW 규모 AI 데이터센터를 조성한다. 앰코는 1조 원을 투자해 광주에 첨단 패키징 팹 공장을 증설한다.
정부는 기업들의 투자를 지원하기 위해 대통령 직속 '반도체 특별위원회'와 '반도체 혁신성장지원단'을 설치하고 전방위 지원에 나선다.
먼저 현재 추진 중인 메가특구법에 따라 서남권에 최소 1개 이상의 메가특구를 지정할 계획이다. 기업이 투자 과정에서 겪는 규제를 일괄 해소하고 기업과 근로자를 대상으로 지역별 차등 세제도 도입한다.
서남권 맞춤형 인프라 구축 전략을 추진해 댐과 하수재이용수 등을 활용해 용수를 공급하고 팹 가동을 위해 필요한 발전설비와 송전망도 신속히 구축한다. 산업단지 조성 기간은 현재의 절반 수준인 5년 이내로 단축한다.
또 기업과 연계해 글로벌 수준의 반도체 설계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교육 프로그램인 'Arm 스쿨' 과 남부권 반도체 공대 신설로 첨단산업 전문 인재를 집중 양성한다. 반도체 혁신 성장 지원단은 투자가 적기에 이뤄지도록 인프라 지원 방안과 세부 투자이행계획을 신속히 수립해 반도체 특별위원장인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이를 총력 지원한다.
또한 기업 맞춤형 입지를 공급하고 패스트트랙 제도를 통해 조성 기간을 단축하는 '기업형 첨단도시' 선도 모델을 서남권에 조성한다. 전남대 캠퍼스혁신파크, 광주 도심융합특구, 광주과학기술원 등과 연계한 산학연 혁신허브도 구축한다. 교통·주거·교육·여가 등 정주 여건을 개선하고, 호남 고속철도·고속도로·무안국제공항 등 간선 교통망과의 연결성도 강화한다.
정부 관계자는 "896조 원 규모의 투자금은 우리나라 전체 경제 지도를 새로 쓰는 수준"이라며 "서남권을 수도권에 이은 제2의 반도체 생산거점으로 육성하고, 기업들의 투자가 반드시 성과로 이어지도록 끝까지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산업장관 "서남권에 1개 이상 메가특구 지정…규제 제거"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모든 행정 역량 쏟아달라"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서남권에 800조 원 규모의 반도체 생산거점을 조성하는 계획과 관련해 "최소 1개 이상의 메가특구를 지정해 기업들이 겪는 애로를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이날 보고회에서 "기업들에 더 매력적인 투자환경을 조성하겠다"며 "정부는 규제 특례를 제거하는 메가특구법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서남권 첨단 산업투자에 총 896조 원, 그 중 800조 원을 통해 수도권에 이어 제2 반도체 생산거점이 만들어진다"며 "대규모 투자로 변화될 이곳의 미래를 생각하면 고향이기에 더욱 설렌다"고 강조했다. 이어 "800조 원은 전남·광주가 5년 동안 생산하는 금액에 해당하며, 이곳의 경제지도가 새로 쓰이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김 장관은 "지난 10년간 일자리를 찾아 떠난 청년이 10만 명에 달한다"며 "800조 원이 투자되면 최대 160만 명의 일자리가 이곳에 생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기업들이 투자를 결정한 이상 중앙과 지방정부가 응답할 차례"라며 "용수 공급, 전기·발전 설비와 송전망 구축을 신속히 추진해 투자에 맞춰 인프라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반도체 클러스터 지정으로 필요한 전력·용수 기반시설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힘을 합쳐 100% 책임지겠다"며 "지역 근무자에게 더 많은 세제 혜택을 제공해 기업이 편하게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김 장관은 새로 출범할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역할도 강조했다. "기업 투자는 중앙정부만으로는 성공하기 어렵다"며 "국내·지방에서 경쟁력 있는 기업들이 투자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우수 인력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교통·주거·여가 등 정주 여건 개선이 필요하다"며 "통합특별시가 가진 모든 행정 역량을 쏟아주길 요청한다"고 당부했다.
반도체 팹 부지, 군공항 종전부지·무안 국가산단 후보지로 주목
서남권 반도체 팹 부지는 이날 공식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지만, 국토교통부 발표 자료에는 향후 입지를 가늠할 수 있는 단서가 담겼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서남권 첨단산업단지 입지 지원 방안'을 발표하며 기존 10년 이상 걸리던 산업단지 조성 절차를 패스트트랙을 통해 5년 이내로 단축하겠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기존 첨단3지구, 빛그린 국가산단, 나주 에너지 국가산단, 영암·해남 솔라시도에 더해 광주 군공항 종전부지와 무안 국가산단 후보지를 신규 기획으로 제시했다. 또한 광주·무안 공항 기능 통합, 호남고속철도 2단계(무안공항 경유), 광양항·목포신항 연계 강화 등 교통·물류 인프라 구축 계획도 함께 내놨다.
업계에서는 특히 광주 군공항 종전부지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광주를 신규 반도체 생산 거점 후보지로 공식 언급한 가운데, 군공항 이전 이후 확보되는 대규모 부지를 첨단 반도체 클러스터로 활용하려는 정부 구상이 구체화됐다는 분석이다. 첨단3지구는 상당 부분 분양이 진행돼 대규모 부지 확보에 제약이 있다는 점도 군공항 부지에 힘을 싣는 배경으로 꼽힌다.
새롭게 등장한 무안 국가산단 후보지 역시 관심을 모은다. SK그룹이 해남 솔라시도에 국가 AI 데이터센터 구축과 서남권 생산거점 조성 계획을 발표한 만큼, 무안 국가산단도 향후 반도체 생산시설이나 AI 인프라 후보지로 거론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구체적인 부지 선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행사에서는 지역 경제계도 군공항 이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상원 광주상공회의소 회장은 "광주 군공항 이전은 너무나 중요한 핵심 사업"이라며 "지난 8년간 추진한 기부대양여 방식은 지방정부가 감당하기에는 버겁다. 중앙정부가 국가 재정사업으로 추진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Copyright ⓒ 폴리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