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광주·전남 지역에 800조 원 규모의 반도체 투자 계획을 밝힌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은 30일 "내가 직접 관할해서 집행과 기획, 최종 책임을 확실하게 지겠다"면서 "정책 쇼나 보여주기가 아니라 '진짜로 하는구나'를 꼭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광주에서 열린 서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언론에 사전 배포한 축사 대신 즉석 발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과거에 그런 경우가 꽤 있었다. 서류로 퍼포먼스는 좋았는데 나중에 보면 없어지고, 잊어버리고, 말해도 소용 없고"라며 "나는 그렇게 안 하고 싶다. 그러기에는 호남 지역이 너무 심각하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으로부터 현재 진행 중인 용인 클러스터와 함께 서남권 클러스터 조성을 동시에 하기로 "약속을 미리 받았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원래는 순서대로 할 생각이었던 것 같다. 용인 클러스터를 다 끝내고 다음 단계로 여기에 하려 했던 것 같아서 '수요가 너무 폭증하니 동시에 추진하자'고 말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행사에 참석한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과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에게 "동의하셨죠?"라고 확인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용인과 서남권 클러스터를) 동시에 진행하기로 하고, 정부는 재정 지원, 인프라, 거주, 교육 여건, 문화, 보건 여건을 최대로 잘 만들어내겠다"고 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내가 대통령에 1년 조금 넘게 재임했는데, 여러 보람 있는 일이 있었지만 호남에 대규모 투자를 할 수 있도록 유도, 심하게 말하면 유인했다"며 "정책을 잘 조정해서 이런 환경을 만들어 기업의 결단을 이끌어낸 것이 가장 의미있는 일"이라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억압이나 강요는 안 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또한 지역 차별 논란에 "입지 선정에 대해 여러 이견이 있지만 분명한 것은 경제적 원리에 따른 것"이라며 "용수, 전력, 용지, 인프라를 포함해 호남지역, 특히 광주전남 지역이 이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지역"이라고 반박했다.
이 대통령은 "광주전남에 가더라도 손해가 아니라 훨씬 더 나은 기업 활동 상황을 만들 수 있겠다라고 판단하게 만든 것이 정부의 역할이고, 그 점에서는 어느 정도 성공을 하고 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또 호남 배제와 차별의 역사를 강조하며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래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우리가 가진 자원과 기회를 한쪽에 몰아서 올인했다. 수도권, 영남에 올인했다"며 "그 결과 수도권 집중과 지방 소외가 발생했고, 지방 소외 중에서도 영남과 호남을 차별하면서 약간의 의도도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얼마나 서럽고 외롭고 슬펐겠나"며 "배제되고 서럽고 소외됐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주의를 지켜왔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지금의 세계가 부러워하는 모범적 민주 국가로 발돋움하게 된 것은 많은 국민들의 노력의 결과이긴 하지만 그중에서도 호남의 노력이 매우 컸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제 완전히 균형을 맞출 수는 없겠지만 소외와 배제, 슬픔과 억울함을 조금이라도 만회하고 동서가, 수도권과 지방이 균형 성장하는 첫 출발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거듭 호남 배제와 차별을 "우리의 아프고 슬픈 축적된 역사의 결과"라며 "이제는 조금이라도 교정할 수 있게 돼서 참으로 기쁘다. 이 지역에도 새로운 희망이 생기면 좋겠다"고 했다.
삼전닉스 "서남권은 반도체 클러스터 필요조건 만족"
이 대통령 축사에 앞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계획을 재확인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는 "SK그룹은 서남권을 하나의 생산거점으로 확장하겠다"며 "대한민국 AI 반도체의 새로운 도약, 서남권에서 SK가 시작하겠다"고 했다.
곽 이사는 "AI 시대에는 메모리 공급 부족이 심화하고 있고, 이에 따라 새로운 반도체 클러스터를 빠르게 확보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한 "대규모 부지에 안정적인 전력과 용수 공급이 가능한 입지가 저희에게는 필요하다"며 "서남권은 반도체 클러스터에 필요한 조건을 만족할 것으로 기대되는 입지"라고 했다.
이어 곽 이사는 "서남권에 1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해 반도체 생산과 AI 컴퓨팅이 시너지를 내는 AI 산업 생태계를 만들어 가겠다"며 "우선 5GW 규모를 시작으로 전국에 15GW 수준의 AI 데이터센터를 단계적으로 구축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어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도 호남권에 425조 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확인하고, "용인 국가산단의 투자 일정이 빨라져 새로운 단지를 준비할 시점도 당겨지고 있다"며 "전력과 용수 등 필수 인프라, 정주 여건과 같은 인센티브 지원이 기대되는 광주를 후보지로 계획 중"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모든 여건이 마련되면 광주 팹 2기에 400조 원을 투자할 것"이라고 했다.
전 부회장은 이어 "전력은 안정적 공급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며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할 원전 확대 및 PPA(전력구매계약)를 적극 확대해주고 LNG 열병합도 반드시 추진되도록 다시 한 번 부탁한다"고 정부에 요청했다.
또한 "어제 대통령이 반도체 초격차를 이어가기 위한 우수인재 확보와 정주 여건 개선 등 여러가지 좋은 정책적 지원 방안을 여러 번 말했다"며 정부의 적극 지원을 거듭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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