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하우스미술관, 세계적 거장 ‘조아나 바스콘셀로스’의 ‘공존을 잇고 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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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하우스미술관, 세계적 거장 ‘조아나 바스콘셀로스’의 ‘공존을 잇고 엮다’

경기일보 2026-06-30 17:46:5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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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ctoria. 구하우스미술관 제공
Victoria. 구하우스미술관 제공

 

일상의 사물인 전통 뜨개질이 거대 설치 예술로 피어난다.

 

구하우스미술관(양평군 서종면)이 개관 10주년 맞아 세계적 현대미술가 조아나 바스콘셀로스(Joana Vasconcelos) 개인전 ‘조아나 바스콘셀로스: 공존을 잇고 엮다’를 1일 개막한다.

 

포르투갈 출신의 조아나 바스콘셀로스는 전통 수공예 기법을 압도적인 스케일의 설치 예술로 승화시켜 온 세계적인 거장이다. 전통적으로 ‘여성의 가사 노동’으로 낮게 평가되었던 바느질, 코바늘뜨기 등의 기술을 거대한 조각의 중심으로 재배치하며 예술계의 위계질서에 도전해왔다.

 

2012년 베르사유 궁전에서 개인전을 연 최초의 여성 작가이자 최연소 작가로도 꼽힌다. 당시 관람객 160만 명이 다녀가면서 50년 만에 프랑스에서 가장 많은 관람객이 찾아간 전시 중 하나로 세계적인 명성을 굳혔다. 2023년 파리 패션위크에서 디올(Dior) 컬렉션과의 초대형 협업 ‘발키리 미스 디올’을 선보였고, 올 상반기엔 로마에서 발렌티노 가라바니와의 협업 전시를 개최하는 등 글로벌 무대에서 주목받고 있다.

 

전시는 공예, 장식, 일상적 사물이라는 익숙한 요소들을 통해 동시대 조각의 범위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작가는 오랫동안 주변적인 것으로 여겨졌던 재료와 기술을 작업의 핵심으로 끌어올리며, 조각이 무엇을 다룰 수 있는지, 그 범위와 위계에 대해 묻는다.

 

Cinderella. 구하우스미술관 제공
Cinderella. 구하우스미술관 제공

 

전시장에선 작가의 ‘Shoes’ 시리즈에 속하는 작품 ‘신데렐라(Cinderella)’를 마주하게 된다. 포르투갈 가정에서 쌀밥을 짓는 데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스테인리스 냄비와 뚜껑 수백 개를 겹쳐 쌓아 거대한 하이힐 형태로 만든 조각이다. 부엌의 냄비라는 가사 노동의 도구가 화려한 하이힐로 변모하는 과정이 여성에게 부과된 이중적 역할과 기대를 풍자적으로 드러낸다.

 

화려한 직물과 장식물로 신체의 피부와 권력 구조를 되묻는 ‘빅토리아(Victoria)’는 영국 빅토리아 여왕을 연상시키는 위엄 있는 여성의 형상을 모티프로 삼았다. 북유럽 신화의 발키리에서 영감을 받아, 여성의 존재와 힘을 동시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으로 권위와 여성성, 전통과 현대의 관계를 복합적으로 성찰하게 한다. 또 ‘Sugar Baby’, ‘Romeo’ 등 총 13점의 조아나 작품은 성별에 따른 이분법과 역할 규범을 위트 있게 전복하며, 정체성을 둘러싼 문화적 관념을 다시 사유하도록 이끈다.

 

조아나 바스콘셀로스의 작업에서 뜨개와 레이스가 단순한 표면 장식으로 머물지 않는 점을 바라보는 시선은 전시를 더욱 즐길 수 있는 요소다.

 

‘Romeo’. 구하우스미술관 제공
‘Romeo’. 구하우스미술관 제공

 

작가에게 이런 장식은 오랜 시간 여성의 노동과 역할에 결부되어 온 재료이자, 보호와 구속, 은폐와 드러냄이라는 상반된 의미를 동시에 내포하는 조형적 장치다. 냄비, 프라이팬, 신발 등 일상의 기성품과 수공예의 조직을 결합한 화려하고 친숙한 외형에 먼저 이끌리다가도 곧 그 내부에 응축되어 있는 권력 구조, 소비 질서, 장식의 역사와 마주하게 되는 지점도 마주할 수 있다.

 

구하우스미술관 관계자는 “일상 속에서 예술을 자연스럽게 향유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집 같은 미술관’이라는 콘셉트 아래 운영되어 왔다. 이번 전시는 예술이 특정 계층의 전유물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나눌 수 있는 언어가 될 수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정헌재단과 같은 기업의 메세나 활동과 예술지원 매칭펀드를 통해 예술기관이 안정적으로 수준 높은 전시를 개최하게 됐다는 점도 의미가 크다”고 전했다.

 

전시 기간 중 정규 도슨트 해설, 지역아동센터 등 소외계층을 위한 특별 초청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된다. 자세한 정보는 구하우스미술관 공식 누리집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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