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낭보에 호남 아픔·소외 언급하며 "축하드린다"
지역민 "믿음이 왔다"·"응어리 풀어줘 눈물 나" 호응
(광주=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 이틀째 이어진 '삼전닉스'(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광주·서남권 대규모 반도체 투자 보고에 지역민들은 희망의 찬가를 불렀다.
특히 오랜 소외와 차별을 뒤로 하고 동서, 수도권과 지방의 균형 성장을 완수하겠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축사는 큰 정서적 반향을 일으켰다.
SK하이닉스, 삼성전자, 앰코는 30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서남권 첨단산업 발전 비전 국민보고회'에서 각각 470조원, 425조원, 1조원 등 모두 896억원을 광주와 서남권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청와대에서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 프로젝트 국민보고회'를 주재한 이 대통령도 참석해 정부 지원 의지를 거듭 천명했다.
사상 첫 초광역 연합인 전남광주 특별시 출범을 하루 앞두고 청와대에 이어 광주에까지 대통령이 직접 찾아와 전하는 낭보에 지역민은 반색했다.
이 대통령은 각 회사 대표와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의 발표 뒤 무대로 올라 "준비한 말씀 드리기 전에 한두 가지 말씀드리겠다"며 '즉흥 축사'를 했다.
강기정 광주시장, 김영록 전남지사의 통합 결단을 먼저 치하한 이 대통령은 물·용수 등 입지적 강점을 설명하고, "여기는 광주니까 그 말씀 한번 드리고 싶다"며 호남의 아픔을 언급했다.
자원과 기회의 수도권·영남 집중, 경제 성장의 중요한 장치인 민주주의를 지켜온 노력, 균형 성장의 가치 등을 차분히 풀어나갔다.
이 대통령은 "영남은 인구가 1천330만인가 되고, 호남은 500만이 안 된다고 한다. 해방 이후에는 호남이 인구가 더 많았다고 한다"며 "우리의 아픈, 슬픈 축적된 역사의 결과"라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이제 조금이라도 교정을 할 수 있게 돼 참으로 기쁘다"며 "이 지역에도 이제 새로운 희망이 생기면 좋겠다"고 바랐다.
"전남광주특별시민 여러분, 축하드립니다"라는 마무리 말에는 박수와 환호가 쏟아졌다.
현장 참석자들과 지역민은 진솔한 소회에 강력한 지원 의지까지 더해져 호남에 대한 진정성을 느꼈다며 벅찬 반응을 보였다.
지역을 대표해 발언한 이근배 전남대 총장은 "어제 국민보고회를 보면서 가슴 뭉클한 감동을 느꼈다. 너무 행복하고 좋아서 잠을 잘 수가 없었다"며 "오늘 앞줄에서 대통령의 소회를 다시 접하니 눈물이 날 정도로 너무 너무 좋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30년간 교수로 살면서 제자들이, 2030 청년들이 서울로, 수도권으로 떠나는 것을 바라만 봐야 했다"며 "이번 프로젝트가 오랜 아쉬움을 해소하고 광주 전남을 첨단산업의 거점으로 우뚝 세워, 대한민국 경제 성장의 새로운 심장으로 박동하면서 펄펄 뛰는 역사적 도시로 만들 전환점이 되리라 대통령 말씀을 접하면서 믿음이 왔다"고 말했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행사를 마치고 "누구나 호남을 사랑한다고 말은 하지만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로 호남의 아픔과 좌절에 대해 가슴으로 보듬어준 분은 이 대통령이 유일하다"며 "호남의 응어리를 풀어준 것 같아서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유튜브로 보고회를 시청한 한 지자체 공무원은 "30년 가까운 공직 생활 기간 겪어온 대통령, 지도자들 대부분이 '약무호남 시무국가'를 이야기했지만 이번만큼 와닿았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며 "상상할 수 없었던 규모의 투자 소식만으로도 벅차오르는데 호남의 아픔까지 어루만지는 발언에 희망이 배가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sangwon7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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