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네츠크주 점령 기한 15번이나 미뤄"
(로마=연합뉴스) 민경락 특파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에너지 위기 상황에서도 이렇다 할 성과 없이 영토 확장에만 열을 올리는 러시아를 조롱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게시글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를 점령하겠다고 공언한 기한이 15차례나 미뤄진 점을 꼬집었다.
그는 "러시아군은 전쟁이 시작된 뒤 우리 도네츠크주를 점령할 수 있는 시간을 무려 15번이나 부여받았다"며 스스로 정한 점령 기한을 반복해서 미룬 점을 비꼬았다.
그러면서 돈바스(도네츠크 및 루한스크) 지역을 완전히 점령할 수 있다는 러시아의 주장을 "망상"이라고 비난했다. 도네츠크주는 러시아가 종전 논의 과정에서 병합을 주장해온 지역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러시아의 에너지 수급 불안을 거론하며 러시아가 더 큰 어려움에 봉착할 수 있음을 경고했다. 그는 "군에 동원되지 않은 채 주유소에서 줄을 서며 불평하고 있는 100만명의 러시아인은 앞으로 무엇이 기다리고 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썼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메시지는 이같은 상황 속에서도 동부 전선에서 공세를 이어가는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28일 연설에서 "우리는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최근 전장 상황이 우크라이나에 유리한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AFP통신이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지난 4월과 5월 두 달 연속 러시아군에 빼앗긴 영토보다 더 많은 영토를 되찾은 것으로 분석됐다.
우크라이나는 장거리 드론과 자체 개발한 플라밍고 순항미사일을 동원해 러시아 후방 에너지 시설을 겨냥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러시아가 실효 지배 중인 크림반도에서는 에너지 공급이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수개월간 이어진 공격으로 석유 관련 시설 가동이 잇따라 중단되면서 러시아 내 에너지 수급 차질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모습이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26일에는 '40일 작전' 개시를 선언하며 러시아가 스스로 전쟁을 끝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공언했다.
이날도 밤새 러시아 전역을 겨냥한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이 이어졌다.
러시아 국방부는 밤새 우크라이나 드론 419대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이 중 46대는 모스크바를 향하던 중 격추됐다.
양측이 강대강 대치 국면을 이어가고 있지만 종전 협상은 재개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에도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불안이 계속되고 있어 미국의 중재 역할을 당장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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