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오송 참사' 재수사 결정되면 3개 수사기관에서 동시 수사
(청주=연합뉴스) 이성민 기자 = 민선 8기 충북도정을 이끈 김영환 지사가 30일 이임했지만 뇌물 사건으로 경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투트랙' 수사를 받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공수처는 이날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충북도청 김 지사 집무실을 압수수색하고 그의 휴대전화를 확보했다.
김 지사는 이임식을 마친 뒤 집무실로 복귀했다가 공수처 수사관들의 압수수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는 김 지사가 지역 사업가 A씨로부터 금품을 받고 인허가 등 각종 편의를 제공했다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지사는 2022년 A씨에게 서울 종로구에 있는 자기 명의의 한옥을 매도하기로 하고 중도금으로 약 65억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A씨가 계약을 철회했으나 김 지사는 중도금 중 30억원만 돌려주고 나머지 35억원은 반환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공수처는 이 자금 또는 미반환금에 대한 이자가 A씨의 폐기물 처리시설 인허가 등과 관련한 직무상 편의 제공 대가였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날 압수수색영장의 범죄사실엔 김 지사가 반환하지 않은 돈에 대한 이자 상당 액수가 뇌물 수수액으로 적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지사는 이와 별개로 지역 체육계 인사들로부터 총 3천만원을 수수한 혐의(청탁금지법 위반·수뢰후부정처사)로도 막바지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충북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김 지사가 2024년 8월 괴산에 있는 자신의 산막 인테리어비용 2천만원을 윤두영 충북배구협회장으로부터 대납받았다고 보고 있다.
경찰은 김 지사가 그 대가로 같은 해 윤 협회장의 B 식품업체가 충북도의 스마트팜 사업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B 업체는 당시 수천만원 상당의 첨단베드시설이 설치된 괴산군 청천면의 비닐하우스 3개 동에서 토양 없이 쪽파를 양액 재배할 수 있는 사업에 참여했다.
김 지사는 지난해 4월과 6월 국외 출장을 앞두고 윤 배구협회장과 윤현우 충북체육회장 등 체육계 인사 3명으로부터 2차례에 걸쳐 1천100만원의 현금을 출장 여비 명목으로 건네받은 혐의도 받는다.
경찰은 사건 초기부터 혐의를 부인해온 김 지사가 사건 관계자들과 입을 맞춰 허위 진술을 하는 등 수사를 방해했다고 보고 지난 3월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은 혐의 소명이 부족하다며 영장을 반려했다.
그러나 경찰은 충분한 증거가 확보됐다고 판단, 이 사건을 송치하기로 결론짓고 적정한 시기를 저울질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2023년 7월 14명이 숨진 오송 지하차도 참사와 관련한 재수사 여부도 김 지사에게 남겨진 사법 리스크 중 하나다.
청주지검은 김 지사가 지하차도 통제 인력과 예산을 편성하는 등 관련 의무를 이행했다고 판단해 불기소 처분했으나 유족들이 항고장을 낸 뒤 기소를 촉구하는 국정조사 결과까지 나오면서 검찰이 재수사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돼 왔다.
재수사가 결정되면 김 지사는 경찰과 검찰, 공수처 3개 수사기관의 수사를 동시에 받는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이게 된다.
chase_aret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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