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 속 저 여자는 누구죠?"…필름 끊긴 뒤 상사 신고했다가 '날벼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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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TV 속 저 여자는 누구죠?"…필름 끊긴 뒤 상사 신고했다가 '날벼락'

로톡뉴스 2026-06-30 16:46:0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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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식 후 기억을 잃고 상사를 준강간 혐의로 신고한 여성이 CCTV를 보고 혼란에 빠졌다. / AI 생성 이미지

회식 후 기억을 잃은 채 유부남 상사를 준강간 혐의로 신고한 여성. 그러나 경찰이 제시한 CCTV에는 자신이 먼저 스킨십하는 장면이 담겨 있었다.

기억상실은 성관계에 대한 동의의 증거가 될까?

법률 전문가들의 진단을 통해 기억이 없는 상태, 즉 '블랙아웃'과 법적 처벌 요건인 '항거불능'의 경계를 짚어본다.

"내가 먼저 손잡고 허벅지를..." CCTV 속 낯선 내 모습에 '경악'

직장 회식에서 과음한 뒤 정신을 차려보니 낯선 호텔 방에 홀로 남겨져 있었다. 옆에는 유부남 직장 상사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A씨는 충격에 빠졌다.

상사는 "A씨가 먼저 호감을 표했고, 술에 취해 집 주소를 말하지 못해 호텔로 왔다"며 "방에 들어와서도 A씨가 먼저 키스하고 관계를 했다"고 주장했다. 평소 이성적 호감이 전혀 없었고, 심지어 주말엔 다른 남성과의 약속까지 잡아뒀던 A씨는 상사의 말을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

극심한 정신적 고통 끝에 심리 상담사의 권유로 상사를 준강간 혐의로 신고했지만, 상황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경찰 조사 중 확인한 CCTV 영상에는 자신이 먼저 상사의 손을 잡고 허벅지를 만지는 등 스킨십을 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비틀거리면서도 웃거나 젓가락질을 하는 모습에 경찰관마저 "인지능력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A씨는 "제 모습도 믿기지 않지만, 기억이 안 나서 신고했는데 도리어 불리한 상황만 보게 됐다"며 "지금이라도 접수를 취소해야 할지, 역고소 당할지 너무 수치스럽고 토가 나온다"고 혼란스러운 심경을 토로했다.

'블랙아웃'은 면죄부 아니다?…법원의 엄격한 잣대

A씨의 사례처럼 술로 인한 '블랙아웃(Black out)' 상태에서 벌어진 일을 두고 법적 다툼이 벌어질 경우, 쟁점은 형법 제299조가 규정한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를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다.

다수의 법률 전문가들은 단순히 기억이 없다는 사실만으로 준강간죄가 성립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한다.

대법원 판례는 기억만 없는 '블랙아웃'과 의식을 잃은 '패싱아웃(Passing out)'을 명확히 구분하기 때문이다.

정진열 법무법인(유한) 엘케이비평산 변호사는 "대법원은 블랙아웃(기억만 없는 상태)과 패싱아웃(의식을 잃은 상태)을 구별하며, 블랙아웃만으로는 항거불능 상태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김연수 법무법인 정향 변호사 역시 "다만 단순한 ‘블랙아웃’, 즉 사후 기억상실만으로 곧바로 항거불능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어서 당시 객관적 상태가 핵심입니다"라고 강조했다.

CCTV에 A씨가 웃거나 스킨십을 하는 모습이 담겼다는 사실은 혐의 입증에 불리한 요소지만, 그것만으로 법적 판단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고소 유지" vs "취하 고려"...전문가들 의견도 분분

전문가들은 A씨의 상황에 대해 엇갈린 진단을 내놓았다. 일부는 CCTV 증거의 무게를 고려할 때 처벌이 어려울 수 있다고 봤다.

김찬협 법무법인 창경 변호사는 "질문자님 내심의 의사나 블랙아웃 여부를 현실적으로 증명하기가 어렵고, 사법절차는 증거에 의해서 객관적 판단을 할 수밖에 없다 보니, 적어도 당초 신고하신 내용에 대해서는 무혐의 처분이 내려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는 의견이다.

이규희 법무법인 대한중앙 변호사 역시 "상대방이 본인의 억울함을 주장하며 반박하고 있는 상황에서 고소 절차를 계속 진행하는 것은, 질문자님에게 또 다른 정신적 2차 가해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라며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반면, 성급한 고소 취하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조범수 법무법인 약속 변호사는 "말씀하신 내용만으로 준강간이 성립하지 않는다거나, 반대로 반드시 성립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라며, CCTV 영상이 전부가 아니라고 짚었다.

김정호 법무법인 청목 변호사는 "식당 내부에서 의식이 있었다 하더라도 호텔에서 만취상태로서 심신상실, 항거불능의 상태였다면 준강간에 해당합니디"라며 호텔 CCTV 등 추가 확인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무고죄' 역고소 공포…'고의성' 입증이 관건

A씨를 가장 두렵게 하는 것은 '무고죄' 역고소다. 백창협 법무법인 오른 변호사는 "기억이 없더라도 CCTV 장면에서 질문자가 먼저 스킨십 등을 하는 모습이 촬영되어 있고, 술에 취해 이성을 잃은 상태로 보이지 않는다면, 상대는 무고로 고소를 진행할 것입니다"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다수 전문가들은 A씨가 허위 사실임을 인지하고 신고한 것이 아니므로 무고죄가 성립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홍윤석 변호사는 "무고죄는 고의로 허위 사실을 신고할 때 성립합니다. 의뢰인께서 기억이 없는 상태에서 정황을 바탕으로 신고한 것이라면, 무고의 고의가 부정될 수도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최광희 로티피 법률사무소 변호사 또한 "무고죄는 허위의 고의가 있어야 하므로 실제 기억 상실 상태에서 신고했다면 쉽게 성립하지 않으니, 성급한 취소보다는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진술 방향을 재정비하시길 권합니다"라고 조언했다.

결국 중요한 것은 A씨가 '피해를 당했을 수 있다'고 믿고 신고한 경위이며, 이것이 고의적인 허위 신고와는 다르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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