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지난해 국내 폐업 사업자 수가 전년 대비 소폭 감소했으나, 실제 문을 닫은 자영업자들의 내상은 내수 부진과 부채 압박으로 인해 한층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도소매 및 음식업 등 취약 업종에 충격이 집중된 가운데, 벼랑 끝에 몰려 문을 닫는 비자발적 폐업이 절반을 넘어서며 자영업계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는 흐름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30일 국세청의 폐업 데이터(정량)와 최근 1년 내 폐업한 소상공인 1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실태조사(정성) 결과를 결합한 종합 분석 통계를 발표했다.
정량통계에 따르면 2025년 기준 전체 폐업 사업자는 97만 6000개로 전년(100만 8000개) 대비 3만 2000개 줄었다. 전체 폐업률 역시 8.64%로 전년 대비 0.40%포인트 하락했다.
하지만 수치 안정세와 달리 자영업 생태계 내부의 위기감은 최고조에 달했다.
소상공인이 밀집한 제조업·도소매·숙박음식 등 주요 6대 업종의 폐업 수는 75만 1000개로 전체 폐업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들 업종의 폐업률은 11.08%로 전체 평균을 크게 상회했다.
업종별로는 소매업(15.40%)과 음식업(15.14%)이 15%대를 기록하며 가장 높은 폐업률을 나타냈다.
특히 폐업 사유 중 '사업 부진' 비중이 50.4%로 매년 상승하고 있으며, 소상공인 6대 업종으로 한정할 경우 이 비중은 55.7%까지 치솟았다.
3년 미만의 단기 폐업은 감소했으나, 3년에서 10년 차 사이의 안정기에 접어든 사업체 폐업 비중(35.5%)이 확대돼 장기화된 경기 둔화의 여파가 시장 깊숙이 침투했음을 방증했다.
기업 형태별로도 개인사업자 폐업률이 9.06%로 법인(5.79%)보다 월등히 높아 영세 자영업자의 취약성이 여실히 드러났다.
현장의 속사정을 보여주는 정성통계는 자영업 폐업 잔혹사를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소상공인들이 가게를 접은 가장 큰 이유는 '수익성 악화 및 매출 부진(70.9%)'이었다.
매출 부진의 세부 원인으로는 내수 부진에 따른 고객 감소(62.5%)와 물가 상승으로 인한 원재료비 부담(29.4%), 인건비 상승(28.8%) 순으로 꼽혔다.
통상 정상 매출의 40% 이상 감소하는 극단적 한계 상황에 다다라서야 뒤늦게 폐업을 선택하는 경향도 확인됐다.
가장 심각한 고충은 '부채'였다. 폐업 결심 당시 소상공인의 68.5%가 빚을 안고 있었으며, 이들의 평균 부채 금액은 8531만 원에 달했다.
연령대별로는 20대 이하(3567만 원)에서 시작해 연령이 높아질수록 채무 규모가 커져, 60대 이상의 경우 평균 부채가 9897만 원으로 1억 원에 육박했다.
노후 생계형 창업 전선에 뛰어들었다가 부채 폭탄을 안고 퇴출당하는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폐업 절차 진행 시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대출금 상환(45.5%)’이 꼽혔다.
여기에 점포 철거 및 원상회복 비용 등 평균 1286만 원에 달하는 폐업 비용까지 추가로 소요되면서, 폐업 결심 후 실제 사업자등록을 말소하기까지 평균 7.7개월의 진통을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영업자들은 간신히 탈출에 성공한 이후에도 생계 절벽에 직면했다. 폐업 후 고충 1순위로 '가계 생계비 부족(40.5%)'이 꼽혔으며, '채무로 인한 경제활동 곤란(22.1%)'이 그 뒤를 이었다.
주된 생계수단으로는 보유 재산 충당(33.8%)이 가장 많았고 가로소득(32.8%)이 뒤를 이었으나, 현재 상태가 ‘취업 준비 중(41.4%)’인 비중이 가장 높아 대다수가 안정적인 임금근로자로의 전환을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기부는 소상공인의 연착륙을 위해 단계별 맞춤형 안전망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위기 징후를 조기에 포착하는 '위기 알림톡' 발송체계를 구축하고, 전 주기 핵심 지원 사업인 '희망리턴패키지'의 점포철거비 지원 한도를 기존 최대 400만 원에서 600만 원으로 상향해 초기 폐업 비용 부담 완화에 나섰다.
아울러 정책자금 상환유예 및 부실채권 상각, 재취업 시 최대 100만 원의 전직장려수당 지급 등을 추진 중이다. 중기부는 오는 9월 국가데이터처와 공동 연구를 통해 폐업 이후의 구체적 재기 현황을 추적한 ‘재기 경로 통계’를 추가로 발표해 정책 실효성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최원영 중기부 소상공인정책실장은 "한 번의 폐업이 소상공인의 삶을 송두리째 무너뜨리는 절벽이 되지 않도록 든든한 버팀목을 마련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며 "폐업 전 위기 진단부터 폐업 이후 재기까지 빈틈없는 지원체계를 구축하고, 올 하반기 주요 지역별 온·오프라인 상담회를 개최해 현장 대응력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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