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TV 9년 만에 퇴장…카톡 숏폼으로 새판 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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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TV 9년 만에 퇴장…카톡 숏폼으로 새판 짠다

이데일리 2026-06-30 16:30:1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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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카카오(035720)의 동영상 플랫폼 ‘카카오TV’가 9년 만에 서비스를 종료했다. 한때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국내 대표 동영상 플랫폼을 꿈꾸며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과 라이브 서비스에 공을 들였지만, 유튜브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숏폼 중심으로 재편된 콘텐츠 시장 흐름을 넘지 못했다. 카카오는 자체 동영상 플랫폼 대신 카카오톡 안에서 숏폼 콘텐츠와 창작자 생태계를 키우는 방향으로 전략을 다시 짜고 있다.

카카오TV 소개 이미지(사진=카카오)
카카오TV 소개 이미지(사진=카카오)


30일 IT업계에 따르면 카카오TV는 이날 오전 2시부로 서비스를 공식 종료했다. 카카오TV는 앞서 지난 3월 공지를 통해 “급변하는 콘텐츠 시장의 흐름과 운영 환경의 변화로 인해 긴 고민 끝에 서비스 종료라는 어려운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밝혔다. 지난 6월 1일부터는 신규 채널 생성과 주문형비디오(VOD) 업로드를 중단했고, 이용자 동영상 백업도 서비스 종료일까지 지원했다.

카카오는 “카카오TV는 창작자와 이용자가 가까이 소통하는 공간이 되고자 노력해왔다”며 “서비스 운영 방향을 다각도로 검토해 왔으며, 서비스를 재정비하는 과정에서 사업 효율성과 중장기 경쟁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종료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오리지널·라이브로 ‘한국형 동영상 플랫폼’ 실험

카카오TV는 2017년 첫걸음을 뗐다. 카카오톡과 다음이라는 강력한 이용자 접점을 바탕으로 방송 클립, 실시간 라이브, VOD, 오리지널 콘텐츠 등을 제공하며 ‘한국형 동영상 플랫폼’으로 성장 가능성을 모색했다. 카카오톡 탭 안에서 오리지널 콘텐츠를 바로 볼 수 있도록 연결하고, 뉴스·게임·음악·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장르의 라이브 콘텐츠도 제공했다.

당시 카카오TV의 역할은 단순 동영상 플랫폼에 그치지 않았다. 카카오 생태계 안에 이용자를 더 오래 머물게 하기 위한 콘텐츠 거점 성격이 강했다. 국민 메신저인 카카오톡과 포털 다음을 통해 이용자 접점을 확보하고, 자체 오리지널 콘텐츠와 라이브 방송을 붙여 체류 시간을 늘리는 전략이었다.

카카오는 콘텐츠 경쟁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카카오TV는 2020년대 초반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며 모바일에 최적화된 콘텐츠를 앞세웠다. 드라마 ‘며느라기’는 시월드와 결혼 생활을 현실적으로 그려내며 공감을 얻었고, 예능 ‘찐경규’는 이경규의 디지털 예능 도전이라는 콘셉트로 주목받았다. 이 밖에도 ‘개미는 오늘도 뚠뚠’, ‘톡이나 할까?’, ‘머선129’, ‘체인지데이즈’, ‘이 구역의 미친X’ 등 예능과 드라마를 선보이며 카카오TV만의 색깔을 만들려 했다.

카카오TV는 오리지널을 플랫폼 차별화의 핵심 카드로 삼았다. 웹툰·웹소설 등 카카오가 보유한 지식재산권(IP)을 영상화하고, 모바일 시청 환경에 맞춘 짧고 속도감 있는 콘텐츠를 앞세워 새로운 영상 소비 습관을 만들겠다는 구상이었다. 긴 드라마나 예능보다 짧지만 숏폼보다는 서사가 있는 20~30분 안팎의 미드폼 콘텐츠를 통해 모바일 영상 시장을 공략했다.

카카오TV 오리지널 콘텐츠 등 서비스(사진=카카오)
카카오TV 오리지널 콘텐츠 등 서비스(사진=카카오)


◇유튜브·OTT·숏폼에 밀린 포털형 동영상 플랫폼

그러나 시장 환경은 빠르게 바뀌었다. 긴 호흡의 영상 소비는 넷플릭스 등 OTT 중심으로 이동했고, 일상적 영상 소비는 유튜브 쇼츠와 인스타그램 릴스, 틱톡 등 숏폼 플랫폼으로 쏠렸다. 크리에이터 생태계와 추천 알고리즘, 광고 수익화 구조를 갖춘 유튜브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포털·메신저 기반 범용 동영상 플랫폼의 입지는 좁아졌다.

국내 플랫폼 간 경쟁 구도도 달라졌다. 네이버(NAVER(035420))는 치지직을 앞세워 게임 스트리밍과 e스포츠, 스포츠 중계 등 라이브 기반 콘텐츠 영역을 강화하고 있다. SOOP(067160) 역시 개인방송과 실시간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독자 생태계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카카오TV는 오리지널 콘텐츠, 실시간 방송, 일반 VOD를 두루 담는 종합형 플랫폼 성격이 강했다. 특정 팬덤이나 소비 목적을 반복적으로 붙잡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카카오TV는 서비스 종료 전부터 단계적으로 기능을 줄여왔다. 2021년 후원 및 광고 수익 쉐어 서비스를 종료한 데 이어 같은 해 광고·후원 정산소인 ‘비즈스테이션’ 운영을 중단했다. 2023년에는 오리지널 VOD 유료 프로그램을 종료했고, 2024년에는 모바일 앱 서비스와 VOD 댓글 서비스를 차례로 접었다. 지난해에는 라이브 채팅 기능까지 중단하며 플랫폼 기능을 축소해왔다.

카카오TV 서비스가 2026년 6월 30일 공식 서비스를 종료했다.(사진=카카오TV 홈페이지 갈무리)
카카오TV 서비스가 2026년 6월 30일 공식 서비스를 종료했다.(사진=카카오TV 홈페이지 갈무리)


◇카톡 숏폼으로 무게중심 이동…콘텐츠 공급은 계속

이 같은 흐름은 카카오 내부의 콘텐츠 전략 변화와도 맞닿아 있다. 과거 카카오TV가 자체 콘텐츠를 확보해 카카오 생태계 안 체류시간을 늘리는 방식이었다면 이제는 카카오톡 자체를 콘텐츠 소비 지면으로 바꾸는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용자가 가장 자주 여는 카카오톡 안에 피드와 숏폼을 배치해 체류 시간과 광고·커머스 접점을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이는 정신아 카카오 대표 체제에서 이어지고 있는 ‘선택과 집중’ 기조와도 연결된다. 비주력·저효율 사업은 정리하고, 카카오톡과 AI를 중심으로 핵심 서비스를 재편하는 과정에서 카카오TV 역시 서비스 종료 수순을 밟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는 지난해 9월 카카오톡 세 번째 탭을 개편하며 숏폼 서비스를 선보였다. 카카오톡 숏폼은 채팅방 안에서 영상을 공유하고 친구들과 동시에 시청하며 반응을 나눌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카카오는 서비스 출시 전부터 다양한 크리에이터와 협업해 왔으며, 올해 초에는 카카오톡 숏폼에서 활동할 공식 크리에이터를 공개 모집했다. 향후 이용자에게 차별화된 콘텐츠 경험을 제공하는 동시에 크리에이터들이 안정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숏폼 생태계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카카오TV 종료가 카카오의 콘텐츠 제작·유통 사업 축소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금도 드라마, 영화, 예능 등 다양한 영상 콘텐츠를 제작해 국내외 OTT와 방송, 극장 등 여러 플랫폼에 공급하고 있다. 최근에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제작한 넷플릭스 시리즈 ‘맨 끝줄 소년’이 공개 직후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32개국 넷플릭스 톱10에 진입하며 글로벌 성과를 냈다.

카카오는 “그동안 카카오TV를 아껴주신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다채로운 콘텐츠와 고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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