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산업이 생성형 AI 경쟁에서 인프라 효율 경쟁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는 가운데, 이스라엘 반도체 팹리스 기업 네오로직(NeoLogic)이 유럽 최대 기술 전시회에서 저전력 AI 서버 CPU 기술을 공개하며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섰다.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와 운영 비용이 AI 산업의 새로운 과제로 떠오른 상황에서 전력 효율을 앞세운 반도체 기술이 얼마나 시장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네오로직은 지난 6월 17일부터 20일까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비바테크(VivaTech) 2026'에 참가해 차세대 AI 서버 CPU 기술을 소개하고 유럽 및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 서버 제조사, 반도체 OEM 기업들과 기술 협력 및 상용화 가능성을 논의했다고 30일 밝혔다.
회사는 이번 행사에서 이스라엘 국가관 참가기업 15곳 가운데 하나로 선정됐다. 전시장에서는 AI 서버 CPU와 저전력 프로세서 설계 기술을 중심으로 AI 데이터센터가 직면한 전력 소비와 운영 비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술 방향을 제시했다.
올해 비바테크에서는 소버린 AI(Sovereign AI), AI 인프라 주권, 데이터센터 전력 효율이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AI 산업이 대규모 학습 경쟁을 넘어 실제 서비스 운영을 위한 AI 추론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되면서, 성능뿐 아니라 전력 소비와 운영 비용까지 함께 고려하는 인프라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이어졌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전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는 2024년 약 415TWh에서 2030년 945TWh 수준으로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 역시 같은 기간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가 7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안정적인 전력 공급과 에너지 효율 확보가 산업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유럽 각국에서 반복되는 폭염도 데이터센터 운영 환경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냉방 수요 증가와 AI 데이터센터 확대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서버 구동 전력뿐 아니라 냉각 시스템의 전력 부담도 커지고 있다. IEA는 데이터센터 냉각 및 온습도 조절 설비가 전체 전력 소비의 약 7%에서 최대 30% 이상까지 차지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여기에 전력망 확충 속도가 데이터센터 증가세를 따라가지 못하는 점도 시장의 부담으로 지적된다. 글로벌 부동산 서비스 기업 세빌스(Savills)는 유럽 지역의 신규 데이터센터 공급 증가세가 전력 공급 제약과 전력망 연결 지연 등의 영향으로 둔화되고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반면 생성형 AI 서비스 확대에 따라 AI 추론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면서, 동일한 전력으로 더 많은 연산을 처리할 수 있는 반도체 기술에 대한 관심은 한층 높아지고 있다.
네오로직은 이런 시장 변화에 맞춰 AI 추론 환경에 최적화한 서버 CPU를 개발하고 있다. 회사는 GPU가 담당하는 AI 연산을 모두 대체하기보다 CPU가 범용 컴퓨팅과 AI 추론을 보다 효율적으로 수행하도록 설계해 데이터센터 전체의 전력 소비와 운영 비용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행사 기간 동안 네오로직은 유럽과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사, 서버 제조사, 반도체 OEM 기업들과 기술 협력 가능성을 논의했다. 프랑스 현지 방송사 i24NEWS와의 인터뷰를 통해 유럽 시장에서 AI 인프라의 전력 효율성에 대한 관심도 확인했다고 전했다.
다만 회사가 소개한 AI 서버 CPU는 개발 단계 기술인 만큼 실제 상용화 일정과 성능 검증, 주요 고객사 확보 여부는 앞으로 확인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AI 반도체 시장은 GPU 중심 생태계가 강하게 형성돼 있는 만큼 새로운 CPU 플랫폼이 어느 정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도 시장에서 검증을 거쳐야 한다.
애비 메시카(Dr. Avi Messica) 네오로직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현재 AI 워크로드의 약 90%는 추론이 차지하고 있으며 데이터센터는 전력 소비와 운영 비용 측면에서 새로운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며 "비용 효율과 전력 효율을 갖춘 AI 서버 CPU를 통해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과 고객들이 보다 경제적이고 지속 가능한 AI 추론 환경을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생성형 AI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AI 반도체 경쟁도 성능 중심에서 에너지 효율과 총소유비용(TCO)을 고려하는 방향으로 확대되고 있다. 전력 인프라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저전력 AI 반도체가 데이터센터의 새로운 선택지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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