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이태훈 기자] 미로슬라프 쿠베크 감독이 체코 축구 국가대표팀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체코축구협회는 30일(한국시간) 공식 채널을 통해 “미로슬라프 쿠베크 감독이 체코축구협회 회장과의 상호 합의에 따라 대표팀 감독직에서 물러난다”고 발표했다.
체코는 대한민국, 멕시코, 남아프리카공화국과 함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A조에 편성됐다. 유럽 플레이오프 두 경기에서 모두 승부차기까지 가는 혈투 끝에 어렵게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었지만, 정작 월드컵 무대에서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출발부터 불안했다. 체코는 조별리그 1차전에서 한국을 상대로 선제골을 넣고도 경기 주도권을 내준 끝에 1-2 역전패를 당했다. 경기 내용마저 좋지 않았던 만큼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2차전에서는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다.
그러나 또다시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체코는 선제골을 터뜨리며 앞서갔지만 후반 막판 페널티킥으로 동점골을 허용했고, 결국 승점 1을 얻는 데 그치며 조별리그 탈락 위기에 몰렸다.
마지막 멕시코전에서도 반전은 없었다. 체코는 공수 양면에서 무기력한 모습을 보인 끝에 0-3으로 완패했다. 결국 1무 2패로 단 한 차례도 승리하지 못한 채 조 최하위로 대회를 마치며 쓸쓸하게 짐을 쌌다.
쿠베크 감독은 월드컵 실패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며 스스로 거취를 맡겼다. 그는 “월드컵에서 실패한 뒤, 대표팀 감독으로서 그 책임을 함께 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모든 상황을 고려한 끝에 다비드 트룬다 체코축구협회 회장에게 내 거취를 맡기기로 결론 내렸다. 상호 논의와 협의 끝에 회장이 제안을 받아들였고, 그 결과 대표팀에서의 활동은 종료된다”고 밝혔다.
다만 사퇴를 결심한 배경에는 자신을 둘러싼 언론 보도도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쿠베크 감독은 “내 결정에는 나를 겨냥한 수많은 반쪽짜리 진실과 조작에 기반한 언론 캠페인도 영향을 미쳤다. 이런 분위기에서는 체코 대표팀을 위한 내 일이 더 이상 의미를 갖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를 신뢰해준 다비드 트룬다 회장과 체코축구협회 집행위원회에 감사드리고 싶다. 협력해준 파벨 네드베드와 모든 코칭스태프, 엄청난 헌신을 보여준 협회 직원들, 그리고 무엇보다 선수들에게도 감사드린다. 체코 대표팀을 이끄는 것은 내게 큰 영광이었다”고 전했다.
쿠베크 감독은 대표팀에서 이루지 못한 계획에 대한 아쉬움도 드러냈다. 그는 “월드컵을 통해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대표팀에서 앞으로 실행하고자 했던 구체적이고 분명한 비전을 실현하지 못하게 된 점은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팬들을 향해서도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쿠베크 감독은 “월드컵 진출 과정과 본선 대회에서 보여준 팬들의 응원은 특별했고, 결코 잊지 않을 것이다. 체코 대표팀과 후임 감독이 이번 월드컵 진출을 발판 삼아 더 많은 성공을 거두기를 바란다. 체코 축구의 모든 팬과 마찬가지로 나도 그들을 응원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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