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N 현장] 최초 女 광역단체장 나왔지만…“성평등 공천, 여전히 먼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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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N 현장] 최초 女 광역단체장 나왔지만…“성평등 공천, 여전히 먼 길”

투데이신문 2026-06-30 15:54:2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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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한국여성의정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30일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 제4간담회의실에서 ‘제9회 지방선거 평가 토론회: 정체된 여성 정치대표성에 대한 해법은 무엇인가?’를 열었다. 토론회 참가자들이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투데이신문<br>
사단법인 한국여성의정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30일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 제4간담회의실에서 ‘제9회 지방선거 평가 토론회: 정체된 여성 정치대표성에 대한 해법은 무엇인가?’를 열었다. 토론회 참가자들이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투데이신문

【투데이신문 권신영 기자】정치권과 국책연구기관, 입법조사기관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제9회 지방선거의 여성 정치 참여를 평가했다. 참석자들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여성 정치대표성이 일부 확대됐지만 지역구 여성 공천은 여전히 미흡했고 성평등 정책 의제도 선거 과정에서 충분히 다뤄지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사단법인 한국여성의정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30일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 제4간담회의실에서 ‘제9회 지방선거 평가 토론회: 정체된 여성 정치대표성에 대한 해법은 무엇인가?’를 열었다. 이번 토론회는 지방선거에서 드러난 여성 정치대표성의 한계를 짚고 이를 확대하기 위한 제도적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토론회에는 정춘숙 전 더불어민주당 용인시장 후보, 양향자 전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 장지화 전 진보당 성남시장 후보 등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했던 정치권 인사들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국회입법조사처 이정진 정치행정조사심의관 등 입법조사기관 관계자도 토론에 참여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여성 정치 참여 확대를 가로막는 구조적 요인으로 ‘경선 만능주의’가 집중적으로 거론됐다. 참석자들은 경선이 형식적으로는 공정한 경쟁 절차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조직력과 자금력, 지역 기반에서 우위에 있는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동한다고 지적했다. 또 정당 공약에서 여성 대표성 확대와 성평등 의제가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 점도 주요 과제로 제기됐다. 

30일 사단법인 한국여성의정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개최한 토론회 ‘제9회 지방선거 평가 토론회: 정체된 여성 정치대표성에 대한 해법은 무엇인가?’에서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김은경 선임연구위원이 발언하고 있다.  ⓒ투데이신문<br>
30일 사단법인 한국여성의정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개최한 토론회 ‘제9회 지방선거 평가 토론회: 정체된 여성 정치대표성에 대한 해법은 무엇인가?’에서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김은경 선임연구위원이 발언하고 있다.  ⓒ투데이신문

경선 만능주의가 만든 여성 정치 문턱

‘경선 만능주의’는 공직 후보자나 당 대표를 선출할 때 당원 투표와 여론조사 등 경선 결과를 민주적 정당성의 유일한 기준처럼 여기는 현상을 뜻한다.

제9회 지방선거는 30년 만에 첫 여성 광역단체장을 배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지만 여성 단체장 비율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광역자치단체장 17명 중 여성은 1명으로 5.9%에 그쳤고 기초자치단체장도 226명 중 4명, 약 1.8%에 불과했다. 이를 두고 단수·전략공천 단계에서부터 여성 비율이 낮았고 지역구 여성 후보 비율 역시 30%에 미치지 못한 결과라는 비판이 나왔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김은경 선임연구위원은 발제에서 “역대 선거 결과를 보면 수도권에서 여성 당선자가 많았고, 경선보다는 전략공천이나 단수공천을 받은 경우 당선자가 많았다”며 “여성 정치 참여를 확대하려면 당선 가능성이 높은 지역에 여성을 공천해야 한다는 요구를 30년째 하고 있지만 여전히 정당 우세 지역에서 여성 공천 비율은 매우 낮다”고 비판했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여성 정치 참여 확대는 30년 동안 계속 이야기돼 왔지만 광역단체장 여성 당선자는 여전히 1명에 그치는 수준”이라며 “기초자치단체장의 경우 유럽 국가들처럼 비례대표제나 지방정부의 내각제화 방식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광역·기초단체장 선거에서 여성 후보 공천과 여성추천보조금 지급 대상이 빠져 있는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며 “지방정부를 이끌 정치인의 성평등 정책 비전 부족, 기초·광역의회에서 기초단체장으로 이어지는 여성 정치인의 경력 이동 단절, 단수·전략공천에서 낮은 여성 비율이 핵심 과제”라고 강조했다. 

30일 사단법인 한국여성의정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개최한 토론회 ‘제9회 지방선거 평가 토론회: 정체된 여성 정치대표성에 대한 해법은 무엇인가?’에서 양향자 전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가 발언하고 있다.  ⓒ투데이신문<br>
30일 사단법인 한국여성의정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개최한 토론회 ‘제9회 지방선거 평가 토론회: 정체된 여성 정치대표성에 대한 해법은 무엇인가?’에서 양향자 전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가 발언하고 있다.  ⓒ투데이신문

정춘숙 전 더불어민주당 용인시장 후보는 자신의 경선 경험을 언급하며 “경선이 누구에게나 기회를 주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이미 힘의 격차가 큰 상황에서는 힘 있는 사람을 뽑는 요식 행위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꼬집었다. 

정 전 후보는 “지역에서는 ‘형님·동생’으로 연결되는 패거리 정치가 여전히 강하고 국회의원의 특정 후보 지지나 조직적 개입은 공정한 경선을 불가능하게 만든다”며 “여성 후보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가산점을 높이거나 전략·단수공천 비율을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경선 비용 문제도 주요 장벽으로 꼽았다. 정 전 후보는 “경선 비용은 본선과 달리 보전되지 않아 여성 후보들의 도전을 어렵게 만든다”며 “공직후보자 여성추천보조금을 경선 과정에도 지급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구체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양향자 전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는 대규모 선거에서 여성 후보가 겪는 비용과 조직 운영의 부담을 짚었다. 

양 전 후보는 경기도지사는 “경기도는 인구와 선거 규모가 큰 만큼 후보 개인이 감당해야 할 비용과 조직 운영 부담도 컸다”며 “여성 후보들이 대규모 선거에 안정적으로 도전할 수 있도록 정당 차원의 체계적인 준비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사 내용과 직접 관계 없는 자료 사진. [사진제공=게티이미지뱅크]
기사 내용과 직접 관계 없는 자료 사진. [사진제공=게티이미지뱅크]

정당 공약에서 사라진 여성 의제

정당별 공약에 여성 의제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양대 정당의 공약을 살펴보면 출산·양육·돌봄 관련 공약이 40개로 가장 많았다. 노동·일자리 관련 공약은 9개, 건강·재생산권 관련 공약은 4개에 그쳤다. 여성 대표성 확대와 성평등한 조직 구조를 다룬 공약은 없었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중앙당 차원에서는 여성 대표성이나 젠더폭력 같은 의제를 어느 정도 공약에 담고 있었다”며 “하지만 이 공약이 시·도 단위로 내려가면 내용이 줄어들고 개별 후보자 공약으로 가면 더 줄어들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결국 유권자가 실제 선거 현장에서 접하는 후보자 공약에서는 여성 관련 내용을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덧붙였다. 

정당 공약에서 여성 의제가 축소되는 문제는 유권자 관점에서도 주요하게 다뤄졌다. 젊은 여성 유권자들이 공약을 기준으로 정당과 후보를 판단하고 있는 만큼 선거 과정에서 여성 정책이 보다 구체적으로 제시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회입법조사처 이정진 정치행정조사심의관은 토론문에서 “2030 여성 유권자들은 특정 정당을 무조건 지지하기보다 공약을 꼼꼼히 보고 판단하는 경향이 있는데도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여성 관련 공약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면서 “여성 정책이 일·가정 양립이나 양육에만 머물러서는 안 되며 60대 이상 여성 유권자와 여성 노인의 빈곤 문제 등 다양한 의제를 포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이번 선거에서는 정치개혁특별위원회 구성 지연으로 여성 정치 참여 확대를 위한 제도적 논의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며 “다가오는 총선 전에는 여성 공천 확대와 선거제도 개편을 미리 논의하고 여성 의원들과 관련 기관들이 이를 주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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