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류정호 기자 | 한국 축구의 2026 북중미 월드컵 32강 실패 후폭풍이 대한축구협회로 향하고 있다. 축구 대표팀 성적 부진은 홍명보 전 감독의 사퇴로만 끝나지 않았다. 이재명 대통령의 공개 질타와 문화체육관광부의 특별감사 방침, 정치권의 비판, 홍명보 감독 선임 절차를 둘러싼 기존 수사까지 재부각되며 한국 축구 행정 전반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한국은 월드컵 조별리그 A조에서 1승 2패, 승점 3에 그쳤다. 48개국 확대 체제로 처음 열린 이번 대회에서는 조 3위 팀에게도 토너먼트 진출 기회가 열렸지만, 한국은 32강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 체코와의 1차전에서 승리하며 유리한 출발선을 잡았으나 멕시코와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잇따라 패하면서 48개국 중 34위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홍명보 감독은 조별리그 탈락 이후 실패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그러나 논란은 감독 개인의 책임에서 멈추지 않는다.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 이미 절차적 정당성 논란이 불거졌던 만큼, 성적 부진은 협회 의사 결정 구조에 대한 책임론으로 번졌다. 논란을 감수한 선임이었다면 결과로 증명해야 했지만, 월드컵 실패로 당시의 문제 제기가 다시 힘을 얻는 모양새다.
이 대통령도 공개적으로 문제를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의 32강 실패를 단순한 경기력 부진이 아니라 조직과 인사의 실패라는 취지로 비판했다. 문체부에는 실패 원인을 분석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대표팀 성적 문제가 정부 차원의 체육행정 점검 사안으로 확대된 셈이다.
문체부 또한 협회에 대한 특별감사 방침을 밝혔다. 감사는 월드컵 실패 원인뿐 아니라 협회 운영 전반을 들여다보는 방향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최휘영 문체부 장관은 외부 전문가가 포함된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협회가 보여준 무능과 부실, 안일함의 원인을 찾겠다는 뜻도 밝혔다. 조사 결과 부조리나 비위, 위법 행위가 확인될 경우 책임 추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정치권에서도 협회를 향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여야를 막론하고 대표팀 부진의 원인을 감독 전술이나 선수단 문제로만 볼 수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감독 선임 과정의 불투명성, 수뇌부 중심의 의사 결정, 전력강화위원회의 기능 약화 등이 다시 거론되고 있다. 협회장 선출 방식을 현행 선거인단 방식에서 직선제로 바꾸는 방안까지 문체부와 대한체육회 논의 대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홍명보 감독 선임 절차를 둘러싼 경찰 수사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관련 고발 사건은 2024년 7월 경찰에 배당된 뒤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 법원은 앞서 행정소송에서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의 절차적 하자를 인정했다. 정해성 전 전력강화위원장 사퇴 이후 규정상 권한이 없는 이임생 전 기술총괄이사가 후보 추천 과정에 관여했고, 이사회가 충분한 논의 없이 선임을 승인한 점도 절차상 하자로 판단했다.
협회 재정도 점검 대상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협회는 올해도 국민체육진흥기금과 스포츠토토 수익금 등을 통해 135억원이 넘는 공공재원을 지원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월드컵 실패 이후 정부와 정치권의 책임론이 커지면서 내년도 지원 규모와 집행 적정성도 함께 거론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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