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올 상반기(6월 30일 제외, 이하 동일) 극장을 찾은 관객은 총 5690만 7546명, 매출액은 5776억 3421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하면 관객수는 33.9%, 매출액은 41.6% 큰 폭으로 증가했다.
◇‘왕사남’부터 ‘군체’까지…쇼박스 흥행 질주
시장 회복의 중심에는 장항준 감독의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있었다. 2월 개봉한 ‘왕과 사는 남자’는 상반기 1690만 5950명의 관객을 만나며, 1631억 4585만원의 극장 수입을 기록했다. 전체 29.7%, 28.2%에 달하는 수치다. 특히 2~3월에는 관객 및 매출 점유율이 60%를 넘어서며 코로나19 이후 단일 영화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왕과 사는 남자’ 외에도 ‘군체’, ‘살목지’가 손익분기점 돌파에 성공하며 상반기 극장가 흥행을 견인했다. 지난달 21일 개봉한 ‘군체’는 누적관객수 572만 8410명, 누적매출액 603억 3606만원, 4월 8일 개봉한 ‘살목지’는 누적관객수 324만 656명, 누적매출액 333억 2077만원을 기록하며 상반기 흥행작 2, 3위에 각각 이름을 올렸다.
눈에 띄는 점은 쇼박스의 활약이다. ‘왕과 사는 남자’를 비롯해 ‘군체’, ‘살목지’는 모두 쇼박스에서 투자·배급에 나선 작품이다. 지난해 마지막 날 개봉해 사실상 1월 영화로 여겨지는 ‘만약에 우리’까지 더하면 쇼박스가 상반기 수익 창출에 성공한 작품은 총 4편이다. 이들 작품으로 모은 관객수는 2831만 2700명, 극장수입은 2808억 4631만원에 달한다. 여기에 ‘퇴마록’, ‘관상’, ‘파묘’, ‘스즈메의 문단속’ 등 재개봉 및 특별상영작까지 더하면 그 수는 더욱 크다.
쇼박스의 성과는 올 상반기 극장가 흥행 공식과 영화 투자 전략의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쇼박스의 흥행작들을 살펴보면 멜로, 사극, 공포, 좀비 액션 등 장르가 다양하다. 순제작비 역시 30억원(‘살목지’)부터 170억원(‘군체’)까지 고르게 분포돼 있다. 이는 특정 장르나 대규모 제작비에 의존하는 전략보다 콘텐츠 경쟁력과 장르 다양성을 기반으로 한 포트폴리오가 흥행 안정성을 높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실제 올 상반기에는 ‘군체’보다 더 많은 제작비를 투입하거나 유명 감독과 스타 배우를 앞세운 작품들이 잇따라 개봉했지만, 수익 창출에 성공한 작품은 전무하다. 반면 쇼박스는 제작 규모가 다른 작품들을 고르게 흥행시키며 투자 효율성을 입증했다. 동시에 한동안 극장가에서 흥행이 쉽지 않았던 사극과 공포 장르까지 성과를 내면서 관객 수요가 제작비 규모나 스타 캐스팅이 아닌, 작품의 완성도와 극장 관람 가치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음을 확인시켰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흐름이 향후 투자·배급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본다. 양경미 영화평론가는 “쇼박스의 상반기 성과는 단순히 흥행작이 많았다는 의미를 넘어 현재 극장가의 변화를 보여주는 사례”라며 “과거에는 초대형 영화 한 편에 의존하는 전략이 주를 이뤘다면 이제는 관객 취향이 세분화되면서 장르와 예산을 다양화한 포트폴리오 전략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쇼박스는 서로 다른 규모와 장르의 작품들이 각자의 관객층을 확보하며 성과를 냈다. 이는 한 편의 대작에 모든 위험을 거는 것보다, 다양한 작품으로 흥행 가능성을 넓히고 리스크를 분산하는 전략이 현재 극장 시장에 더 적합하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결국 앞으로는 ‘큰 영화’보다 ‘정확한 기획’과 ‘다양한 콘텐츠 구성’이 배급사의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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