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커피 간식이나 와인 안주로 여유롭게 즐기는 바삭한 크래커가 과거 전쟁터에서 병사들의 생명을 책임지던 중요한 식량이었단 사실, 알고 계셨니요?
냉장고도 즉석식품도 없던 시절 전쟁터에서 가장 큰 고민은 단연 식량 문제였습니다. 오랫동안 상하지 않는 음식을 어떻게 확보하느냐가 군대의 생존과 직결됐기 때문이죠.
그때 선택된 대표적인 음식 중 하나가 바로 '하드택'이라 불린 단단한 건조 비스킷이었습니다. 밀가루와 물, 소금 정도만 넣어 여러 번 구워낸 크래커였는데요. 수분이 거의 없어 상할 걱정 없이 오랫동안 보관이 가능했죠.
하드택은 특히 19세기 미국 남북전쟁 당시 대표적인 군용 식량으로 널리 쓰였는데요. 맛은 밋밋하고 식감은 돌처럼 딱딱한 탓에 병사들 사이에서는 '치아 파괴자(Tooth Dullers)'라는 악명 높은 별명으로 불리곤 했습니다.
병사들은 딱딱한 하드택을 커피나 수프에 적셔 부드럽게 만든 뒤 먹었는데요. 실제로 참전 병사들의 회고록 등에 따르면 "돌처럼 단단하다", "하드택 이제 그만 먹고 싶다" 등의 기록이 남아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전쟁터에서 하드택의 진짜 가치는 맛이 아니라 생존성에 있었습니다. 한 번에 대량 생산할 수 있었고 쉽게 상하지 않았으며 먼 거리까지 운반하기에도 유리했기 때문입니다.
이후 전쟁이 끝나고 제빵 기술이 발전하면서 이 거친 생존 식품은 점차 다른 모습으로 변해갔습니다. 반죽에 버터와 팽창제가 더해지면서 딱딱했던 식감은 한층 가볍고 바삭하게 바뀌었는데요. 여기에 소금, 허브, 치즈 같은 다양한 풍미가 더해지면서 오늘날 우리가 아는 크래커의 형태를 갖추게 됐습니다.
전쟁터에서 병사들의 허기를 채우던 눈물 젖은 전투 식량이 이제는 커피와 와인 곁에 놓이는 여유로운 간식으로 완벽하게 변신한 셈입니다. 작고 평범해 보이는 크래커 한 조각에도 이런 흥미로운 역사가 함께 담겨 있다는 사실, 흥미롭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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