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를 시작으로 남부지방까지 올해 첫 장마가 본격적으로 찾아온다.
쏟아지는 폭우에 우산 쓴 시민 / 뉴스1
기상청은 30일 정체전선이 북상하면서 이날 밤 제주에 첫 장맛비가 내리고, 다음 날인 7월 1일에는 남해안까지 장마가 확대된다고 밝혔다. 북태평양고기압과 정체전선이 함께 북상하는 가운데 이를 가로막을 만한 다른 기압계가 보이지 않아 비구름대는 점차 한반도 남쪽 지역으로 세력을 넓혀갈 전망이다.
이번 장마는 평년 대비 상당히 늦어진 셈이다. 평년 기준 제주의 장마 시작일은 6월 19일, 남부지방은 6월 22일인데 올해는 제주가 11일, 남부지방이 8일 늦게 장마철에 접어들게 됐다. 전국 기상관측망이 갖춰진 1973년 이후 자료를 기준으로 보면 남부지방은 역대 여섯 번째로 늦게 시작되는 7월 장마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비구름대 북상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지거나 늦어질 경우 사후 분석을 거쳐 장마 시작일이 조정될 수 있다는 게 기상청 설명이다.
장마 초반부터 제주에는 많은 비가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7월 2일까지 제주 산지에는 최고 180㎜, 그 밖의 제주 지역에는 최대 120㎜의 비가 예보됐다. 특히 시간당 30㎜ 안팎의 강한 비가 예상돼 호우특보가 내려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남해안에는 5~30㎜의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7월 1일 오전 11시 기상청이 연 수시브리핑에서 이광연 예보분석관은 천리안 2호 위성이 관측한 수증기 영상을 토대로 기압계 상황을 설명했다. 정체전선이 중국 상하이부터 일본 규슈 남부까지 걸쳐 있는 상태에서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가 점차 북상하고 있으며, 이를 저지할 만한 북서쪽 기압계가 확인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비를 시작으로 제주와 남부지방은 장마철에 접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비는 제주에서 시작해 점차 범위를 넓혀갈 전망이다. 30일 낮부터 저녁 사이에는 내륙지방을 중심으로 천둥·번개를 동반한 강한 소나기가 예상되며, 이날 예상 강수량은 강원내륙 5~50㎜, 수도권·충청권·전북동부 5~40㎜, 경상내륙·전남내륙 5~20㎜ 수준이다. 7월 1일에는 북서쪽에서 남하하는 기압골 영향이 더해지면서 정체전선이 한층 발달해 전남 남해안까지 비 구름이 확장될 전망이다.
장맛비에 걸음을 재촉하는 시민들 / 뉴스1
비가 계속 이어지지는 않는다. 7월 2일 오후에는 정체전선이 일시적으로 남하하면서 제주의 장맛비가 한풀 꺾이고, 경기북부와 강원영서북부 등에는 오후 소나기 정도만 예보됐다. 이후 3일부터 정체전선이 다시 활성화하며 비구름대가 내륙 쪽으로 북상할 전망이다. 기상청은 3일 전남과 제주, 4일 충청 이남, 6일에는 전국에 비가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변동성이 큰 구간이라는 점은 분명히 했다. 이광연 분석관은 "기압골의 위상과 강도, 속도에 대한 변동성이 매우 커 수치모델별로 예상 강수량과 구역이 상당히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며 "3~4일 시나리오의 변동성이 매우 크다"고 설명했다. 6일 전국 강수 전망 역시 북쪽에서 내려오는 기압골의 강도와 정체전선 위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폭우 속 출근하는 시민들 / 뉴스1
가장 관심이 쏠리는 중부지방의 장마 시작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우진규 통보관은 "남부지방은 장마철에 돌입하지만 중부지방은 변동성이 남아 있어 장마가 언제 시작된다고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2~3일 단기예보로 접어들면서 강수예보가 어떻게 변하는지 계속 모니터링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7월 4일 비의 경우에도 수치모델마다 전망이 엇갈린다. 충청 이남에 비가 집중될 것으로 보는 모델이 있는 반면, 수도권을 포함한 더 넓은 지역에 비가 내릴 것으로 보는 모델도 있어 중부지방 장마 시작을 단정 짓기는 이르다는 게 기상청 입장이다. 만약 이 시점에 비가 내리더라도 북태평양고기압 북상에 따른 장맛비가 아니라 북쪽 찬 공기로 인한 대기 불안정성 강수일 경우 장마로 선언되지 않을 수도 있다.
장맛비와 별개로 무더위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발효된 폭염특보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내륙에서는 대기 불안정에 따른 우박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강한 소나기 가능성도 제기됐다. 기상청은 강한 비와 폭염, 내륙 소나기 가능성에 모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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