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중동발 에너지 위기 대응을 위해 시행했던 공공부문 차량 2부제를 단계적으로 완화하지 말고 즉시 해제하라고 지시했다. 원유 수급 불안이 완화된 만큼 불필요한 규제는 신속히 거둬야 한다는 판단으로, 정부는 자원안보 위기경보도 '경계'에서 '주의'로 낮추기로 했다.
정부는 30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28회 국무회의 겸 제13차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중동 사태에 따른 에너지 수급 상황과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문신학 산업통상부 차관은 공공부문 차량 2부제를 5부제로 완화하는 방안과 함께 자원안보 위기경보를 '경계'에서 '주의'로 하향 조정하는 계획을 보고했다.
이 대통령은 이에 대해 "차량 2부제에서 5부제로 (완화)한다는데 공직자들이 너무 가혹하게 희생한 측면이 있지 않느냐"며 "해제되는 과정도 꼭 단계적으로 해야 하나. 다 풀어줘도 지장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문 차관이 "소비에 미치는 영향만 따지면 5부제를 하지 않아도 큰 영향이 없다"고 답하자 이 대통령은 "그냥 다 풀어주는 것으로 하자"며 즉각적인 해제를 지시했다.
이어 "위기 상황에서 공직자들이 먼저 모범을 보이겠다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국민들은 다 풀어드렸는데 우리는 여전히 희생하고 있다는 것이 실효가 있느냐"며 "규제란 꼭 필요한 경우로 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도 "전체적인 에너지 수급에는 별문제가 없다"며 차량 운행 제한을 전면 해제해도 무리가 없다는 취지의 의견을 제시했고, 문 차관도 "영향을 미치는 것이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중동 전쟁 종전 협상 진전에 따라 원유 수급 상황이 안정세를 보이면서 자원안보 위기경보를 기존 '경계'(4단계 중 3단계)에서 '주의'(2단계)로 한 단계 낮추기로 했다. 액화천연가스(LNG)에 대한 위기경보는 전면 해제하기로 했으며, 문 차관은 우리나라의 호르무즈 해협 원유 수입 의존도가 70%에서 50% 수준으로 낮아졌다고 보고했다.
이 대통령은 또 호르무즈 해협을 통항하던 우리 선박들의 안전 확보 상황도 언급했다. 그는 "사정이 있어서 나올 수 없는 두 척을 제외하고 모든 우리 선박이 어느 나라보다 빠르게 해협을 다 빠져나왔다"며 "지금 한 척은 빠져나오는 중인데 위험지역은 거의 벗어났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정부를 믿고 힘을 모아준 국민 여러분의 덕분이고 해양수산부와 외교부, 국가정보원 등 관계 부처 공무원들이 참으로 애쓴 결과"라고 평가했다.
다만 이 대통령은 "아직 위기가 끝난 것은 아니다"며 "종전이 이뤄진다 해도 세계 경제가 완전히 정상화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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