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류에 빠진 아이들을 구했던 의인이 삶의 마지막 순간에도 4명의 생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김상현 씨가 지난 18일 원광대병원에서 간과 폐, 양쪽 신장을 환자 4명에게 기증했다고 밝혔다. 김 씨는 지난달 뇌종양 진단을 받은 뒤 병세가 급격히 악화돼 한 달여 만에 뇌사 상태가 됐다.
가족들은 김 씨가 누군가의 삶 속에서 계속 살아 숨 쉬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장기기증을 결정했다.
김 씨는 생전에도 위험에 처한 이웃을 외면하지 않았다. 2012년 전북 전주의 한 하천에서 물에 빠진 유치원생 3명을 구해 전북지방경찰청장 표창을 받았다.
당시 그는 “아이들을 보자마자 순간 고민이 들었지만, 저도 모르게 물로 뛰어들고 있었다”며 “제가 아니라 누구라도 그렇게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북 남원에서 태어난 김 씨는 20년 가까이 중·고등학교 체육교사로 근무했다. 마라톤과 테니스 등 여러 운동에 능했고, 교편을 놓은 뒤에도 테니스 지도자로 활동했다.
유족에 따르면 김 씨는 헌혈도 꾸준히 할 만큼 평소에도 남을 먼저 챙기던 사람이었다. 장례식장에는 제자들이 찾아와 생전 학생들을 진심으로 가르치던 스승의 모습을 떠올리며 고인을 추모했다.
고인의 첫째 딸은 “하늘나라에서는 자유롭게 하고 싶은 것 다 하고, 운동도 마음껏 하셨으면 좋겠다”며 “효도를 많이 못 한 것 같아 죄송하고, 고맙다”고 전했다.
부동희 기자 / donghee@hntcontentshu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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